94살 강제동원 피해자가 대법원에 묻다‥"우리가 죽길 바라나?"
[뉴스데스크]
◀ 앵커 ▶
정부가 일본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제3의 재단이 배상하는 방안을 내놨지만, 이걸 거부하고, 반드시 일본 기업에게 배상을 받겠다는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94살 김성주 할머니도 그 중 한 명인데, 고령의 몸을 이끌고 대법원 앞에 섰습니다.
미쓰비시 중공업의 배상을 강제로 실행하는 마지막 절차가 대법원에서 오늘로 정확히 1년째 멈춰 서 있기 때문입니다.
23년째 법정에서 싸워 온 할머니는 대법원을 향해 "정말 우리가 죽기만 바라는 거냐"고 물었습니다.
김상훈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11월, 대법원으로 향하는 길.
법원 문을 처음 두드릴 때 함께였던 동료들은, 영정사진으로 옆에 섰습니다.
김성주 할머니는, 15살 때 일본 나고야 미쓰비시중공업 비행기 공장에 끌려갔습니다.
[김성주 할머니 (2018년 11월)] "일본은 우리 한국 미쓰비시 정신대 갔다 온 사람들한테 사죄를 하고 보상을 하기를 제가 바랍니다."
대법원은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고, 할머니는 대법원 앞에서 만세를 불렀습니다.
5년이 지났지만, 할머니는 여전히 대법원 앞입니다.
동료들은 더 줄었고, 남은 사람들도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김성주 할머니] "지금 다 죽고 양금덕하고 나하고 둘이 살았는데, 지금 양금덕도 병원에 입원했다고‥"
2000년 일본 나고야 법원에서 시작된 싸움, 일본에서 최종 패소한 뒤 다시 우리 법원에서 이어온 긴 싸움이, 2018년 대법원 판결로 다 끝난 줄로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미쓰비시는 판결을 무시했고, 피해자들은 배상을 받아내려고 미쓰비시의 국내 특허권과 상표권을 압류했습니다.
이걸 팔아 배상금을 받아내는 마지막 절차만 남았는데, 대법원에 1년째 멈춰 있습니다.
"외교부에서 미뤄달라 요청했다", "주임 대법관이 퇴임한다", 또, "새 대법관 임명이 늦었다" 대법원은 계속 결정을 미뤘습니다.
새 대법관이 임명된 지 5달 지나도록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만 밝히고 있습니다.
대법원 스스로 배상하라고 확정한 판결을 그대로 실행하는 절차인데, 결정을 미루는 대법원을 향해 할머니는 묻고 있습니다.
[김성주 할머니] <너무 오랫동안 기다리셨죠. 빨리 판결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우리가 죽기만을 바라는지‥"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김두영/영상편집: 양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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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훈 기자(sh@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75722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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