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흉물 ‘닭발 가로수’ 없어질까?
[KBS 춘천] [앵커]
봄만 되면 도심 곳곳에서 심하게 가지를 쳐 내 기둥만 남은 가로수를 많이 보실 겁니다.
앙상한 모습이 닮았다며 일명 '닭발 가로수'라고도 불리는데요.
환경부가 과도한 가지치기가 환경을 훼손한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김문영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춘천의 대표 관광지인 소양강댐 가는 길목.
왕복 4차선 도로 사이 고목의 기둥들만 줄지어 서 있습니다.
가지를 모두 쳐내 남아있는 잎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나무가 300m에 걸쳐 이어집니다.
인근의 가로수 20여 그루도 가지가 사정없이 잘려나갔습니다.
앙상한 모습이 마치 '닭발 모양'을 연상하게 합니다.
[천용일/춘천시 퇴계동 : "아주 흉물스럽죠. 나무가 뼈다귀만 남겨둔 이 상태가 아닙니까? 가로수의 의미가 하나도 없다고 봐요."]
지방자치단체들은 전선에 나무가 걸려서, 상가 간판을 가린다는 민원 때문에 가로수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작업이 미관이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환경부는 '닭발 가로수' 작업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미국, 홍콩 등의 사례를 들어 되려 대기오염 정화기능이 낮아지고 잎마름병에 취약해져, 가로수 수명도 단축된다는 겁니다.
따라서 도시 그늘이 유지되도록 나뭇잎이 달린 수목 부분은 75% 이상 유지하라고 제안했습니다.
[박소영/환경부 자연생태정책과장 : "해외에 있는 선진 사례를 참고를 했습니다. 시민 안전과 관련된 경우는 예외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 대해서는 웬만하면 25% 이상 가지치기를 자제하도록."]
또, 생물 다양성이 고려되도록 새로 나무를 심을 땐 자생종을 고려하라고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환경부의 권고사항일 뿐입니다.
지자체의 협조가 중요한데요.
내년 봄 이 같은 풍경을 또다시 마주할 수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춘천시 등 자치단체들은 작업 방식 변경과 함께 수종 변경 등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문영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김문영 기자 (myk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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