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
"늙은 의사는 젊은이의 병을 모른다. 나한테는 병이 없다고 한다."
윤동주는 일제강점기 암흑의 시대를 '병원'으로 상징했습니다. 병원에 왔지만 의사는 병명을 모른다하니 의사가 시대적 고통을 알지 못한다며 통탄했죠.
요즘 지방에선 내 병을 알아주는 의사는커녕 아예 의사 자체를 채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지난해 9월 기준, 지방의료원 35곳의 결원율이 2018년 7.6%에서 14.5%로 배 이상 뛰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의사가 모자란데도 의사협회는 의대 정원을 18년째 못 늘리게 막고 있습니다. 또 비대면 진료도 극구 반대하고 있죠. 오진, 의료 사고를 유발한다면서요.
하지만 OECD 38개 국가 중 비대면 진료를 제도적으로 도입하지 않은 나라는 우리나라뿐입니다.
코로나19로 잠시 허용했던 2만 5천600여 개 의료기관에서 3천661만 건의 비대면 진료 결과 처방 과정에서 작은 실수 5건 나온 게 다인데 말이지요.
의사협회는 간호법 제정도 반대합니다. 간호사에게 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 혼란을 준다는 건데 실은 간호사가 의사의 지도 없이 단독으로 개원하게 될까 그런 겁니다.
그러면서 특권의식은 대단합니다. 의사는 무슨 짓을 저질러도 국회의원처럼 면책 특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의사 면허 취소법을 반대합니다. 죄다 반대죠.
월급은 또 좀 많이 받나요. 2020년 기준 의사의 평균 연봉은 2억 3천만 원으로 대기업 직원보다 3배 더 많았습니다.
시대에 역행하든 말든 나라가, 환자가 어떻게 되든 말든 본인들 이익이 최우선이란 걸까요.
'의사는 칼을 쓰는 사람이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교수가 종종 하는 말입니다. 사람을 살리는 데만 집중하고 싶다는 거죠.
그래서 묻고 싶습니다. 의사님들 혹시 이 칼을 환자가 아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휘두르고 있는 거 아닙니까.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의사는 무엇으로 사는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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