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4-④ 뜻밖의 만남 ‘돈키호테 박물관
엊그제 가까운 후배로부터 보이스톡 전화가 왔다. 멕시코 여행 중이라고 하자, 그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돈키호테”라고 했다. 오비이락(烏飛梨落)일까, 우연의 일치일까, 피필라 전망대로 가는 길에 예기치 않게 돈키호테와 산초가 말을 타고 있는 커다란 청동상을 만난다. 번뜩 에스파냐에 있어야 할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이 왜 이곳에 있을까 생각한다.
돈키호테 박물관(Quijote Iconographic Museo)은 1987년 수집가 에우랄리오 페러 로드리게스가 재치가 넘치는 돈키호테(Don Quijote de la Mancha)에게 경의를 표하고자 과나후아토 구시가지 중심에 테마 공원처럼 세운 곳이다.
박물관에는 돈키호테와 연관된 유화, 아크릴 판화, 소묘, 청동 조각, 동전, 태피스트리, 수공예품, 도자기 등 800점이 넘는 방대한 수집품이 있고, 작품의 중심 주제는 고독한 돈키호테의 모습으로 혼자나 산초와 함께 등장한다. 전시된 작품에 대한 정보와 함께 상설 전시회장에는 당시 문화적 전통을 보여주는 16개의 전시실과 안뜰 정원에 다양한 조각상이 배치돼 있다.
‘슬픈 표정의 기사(Chevalier de la Triste Figura)’ 돈키호테는 다소 비현실적인 캐릭터처럼 생각할 수 있지만, 세르반데스는 그를 통해 인간의 근본적인 이성의 하나인 친절을 통해 순수 예술의 다양성뿐 아니라 모험 이야기로 소설의 완성도를 높인 고전 명작을 만들어냈다.
돈키호테와 산초 동상을 뒤로 하고 산길을 오른다. 가파른 언덕길을 30여 분 걸어 오르자 역사 지구 시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피필라 전망대에 도착한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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