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혼자 있는 집 창문이 ‘스르륵’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대전의 원룸 밀집 지역에서 상습적으로 남의 집 내부를 훔쳐본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는 소식, 어제 짧게 전해드렸죠.

CCTV 영상에 담긴 그의 범죄 행각은 소름 끼칠 정돕니다.

지난 1월 31일, 대전 서구의 한 원룸입니다.

어두운 밤, 한 남성이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살피며 수상한 모습을 보이는데요.

이내 좁은 담장 틈 속으로 들어가는 이 남성, 불이 켜져 있는 원룸 창문 앞에 멈춰 섭니다.

잠시 창문을 통해 집안 동향을 살피는데요.

이내 조심스럽게 방범창 안으로 손을 집어넣더니 창문을 열어 집안을 몰래 훔쳐봅니다.

일부 피해자들은 범행 당시 집 안에 있다가 이런 극심한 공포의 상황을 직접 맞닥뜨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이 파악한 피해만 11건, 드러나지 않은 범행까지 생각하면 피해는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경찰은 지난해 말부터 관련 신고가 잇따르자 용의자 CCTV 영상을 관할 지구대에 공개했고요.

이후 "수상한 사람이 있다"는 비슷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 경찰이 현장에서 범인을 검거했습니다.

[윤태진/순경/대전 둔산지구대 : "우연히 지나가는 행인과 제가 기억하고 있던 피의자 인상착의가 매우 비슷하여 추궁하게 되었고, 처음에는 부인을 하다가 어깨에 묻은 먼지에 대해서 추궁하니 그때는 범행을 인정하여 검거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2021년에는 두 집 건너 한 집이 1인 가구인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특히 대전은 전국에서 1인 가구 비율이 가장 높았는데요.

이렇게 1인 가구가 많아짐과 동시에, 같은 기간 전국의 주거침입 범죄도 58% 정도 늘었습니다.

반면, 주거침입 검거율은 하락했는데요.

그렇다면 주거침입 범죄에 대한 처벌은 어떨까요?

현행법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하고 있습니다.

초범의 경우 피해자와 합의를 하면 기소유예로 처벌을 면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래서 지난 2019년에는 주거침입죄의 처벌을 강화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지만,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습니다.

1인 가구에 대한 정부의 치안 정책도 살펴보겠습니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소는 우리나라 치안 안전 정책이 '타깃 하드닝', 그러니까 범죄자의 침입이나 범죄 행위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방범창이나 CCTV, 인터폰, 각종 방범 스마트기기 등을 지원하는 정책인데요.

이런 정책이 "범죄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면서도 "대상별 정책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조제성/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 "경제력에 대한 차이도 있을 거고, 그리고 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됐거나 아니면 비자발적으로 1인 가구가 된 그런 유형으로도, 성별에 대한 유형화도 있을 수 있고요. 여러 가지 유형으로 분류가 될 수 있는데, 이들이 바라고 있는 치안 정책 수요가 다 각각 다를 거란 말이죠."]

이번 대전 사건도 용의자를 검거하긴 했지만, 이 시점이 이미 수많은 피해가 발생 된 이후라는 점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심지어 이 남성은 검거 이후에도 검찰 송치 전까지 여러 차례 추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이를 막지 못한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1인 가구 대상 범죄가 나중에는 심각한 범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앞으로도 1인 가구는 더 늘어날 거란 전망 속, 우리 법과 정책은 이들의 안전을 지키는데 빈틈이 없는지, 철저한 예방이 이뤄져야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