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S 2023] 일상을 바꾸는 최신 ICT 트렌드와 기술, 스타트업까지 모였다
[IT동아 한만혁 기자] 국내 최대 정보통신기술(ICT) 전시회 월드IT쇼(WIS) 2023이 19일부터 3일간 코엑스에서 열린다. 15회를 맞이하는 WIS 2023은 올해 ‘세계의 일상을 바꾸는 K-디지털’이라는 주제 아래, 국내외 최신 기술 트렌드와 혁신 제품, 서비스를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회 규모는 지난해보다 커졌다. 대기업과 주요 통신사, 스타트업 등 400여 개 기업 및 공공기관이 1,300개 부스 규모로 참가했다. 관람객도 많았다. 많은 인파가 코엑스 A, B, C홀을 가득 채웠다. 특히 스타트업이 들어선 C홀은 참가사 설명을 듣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이다.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블록체인 등 다양한 최신 기술을 경험할 수 있었다.
WIS 사무국 관계자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전략과 기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글로벌 대기업, ICT 분야 연구 및 지원기관, 스타트업에게 다양한 비즈니스 협업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ICT 강자, 삼성 LG SKT KT
WIS 2023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삼성전자와 LG전자, SK텔레콤, KT다. 널찍한 부스를 차지하고 자사 제품을 선보였다. 대기업답게 다양한 제품과 볼거리가 가득했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한창 개발 중인 기술을 들고나와 개발 상황을 공유하고 미래의 경험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다소 파격적이었다. 다른 제품은 빼고 오직 갤럭시 S23만 들고나왔다. 재미있었던 건 제품이 아닌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실제 제품의 성능을 부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관람객이 그 상황에서 직접 써 보게 유도했다. 제품이 아닌 경험을 전시했다.
개선된 카메라 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100배 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조형물, 네온사인 조명의 밤거리, 새벽, 낮, 해질녘 분위기의 배경, 사진 콜라주 기능을 바로 확인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캐주얼 게임과 고사양 게임도 즐길 수 있었다.
LG전자는 지금껏 선보인 신제품을 모두 들고나왔다. 기존 전시회처럼 직관적으로 제품에 초점을 맞췄다. 한가운데는 PC존이다. 스테디셀러 노트북 그램과 게이밍 모니터, 게이밍 노트북을 전시했다.
그 주위에는 시그니처 올레드M을 시작으로 디오스 오브제 컬렉션, 시네빔, 스타일러, LG 틔운 미니가 자리한다. 자사 가전을 이용해 실제 거실과 주방을 세팅한 체험존도 눈에 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의 눈길을 끈 건 서빙로봇 클로이 서브봇이다. LG전자는 클로이 서브봇 3세대를 처음 공개했다. 6개 바퀴에 독립 서스펜션을 적용해 울퉁불퉁한 바닥을 안정적으로 주행한다. 국물류 음식을 올려도 쏟을 염려가 덜하다. 라이다 센서와 3D카메라가 공간을 인식하고 자동문도 스스로 통과한다. 트레이는 444x532mm로 더 넓어졌고 40kg까지 담을 수 있다. 10인치 디스플레이를 통해 홍보영상과 메뉴판을 띄울 수 있다.
KT는 AI, 로봇, 네트워크 존으로 나누고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미래 기술을 공유했다. 입구에는 대형 미디어 아트가 관람객을 맞이한다. MWC 2023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인터렉티브 디스플레이다. 영상이 나오는 벽에 손모양 아이콘을 터치하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로봇존에는 다양한 로봇을 전시했다. 여러 로봇 서비스를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 로봇메이커스, 실내 공간에서 사용하는 실내로봇 및 서비스로봇, 냉온장 상태로 배송하는 배송로봇이 눈길을 끌었다. AI 존에서는 이미지와 영상을 분석하는 비전AI 기술을 체험할 수 있고, 네트워크존에서는 필름이나 패널 형태로 제작한 차세대 무선망 장비 RIS와 5G 서비스 속도 향상을 위한 CA기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IVI(In Vehicle Infotainment)이다. 통신사 서비스와 결합해 고객 맞춤 서비스를 유연하고 확장성 있게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용자 친화적인 UI를 갖춰 쉽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KT IVI는 이미 포드 자동차에 기본으로 내장되어 있다. KT 부스에 포드 레인저와 익스페디션을 함께 전시한 이유다.
SK텔레콤은 AI와 UAM에 힘을 줬다. 절반 이상을 AI 서비스 소개 공간으로 꾸몄다. 대화와 통화 내용 요약, 이미지 및 음성 인식이 가능한 에이닷, 데이터 관리 AI, AI 카메라, AI 기반 엑스레이 장비, AI 가상 발전소 등이 자리한다.
KT 부스에서 포드 픽업트럭과 대형 SUV가 시선을 끌었다면, SK텔레콤 부스에선 비행기가 그 역할을 했다. UAM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다. 실물 크기 UAM 기체와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를 결합했다.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시뮬레이터에 오르면 서울과 부산의 상공을 볼 수 있다. 영상에 따라 바닥이 움직여 현실감을 더한다.
SK텔레콤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전시했다. 누구 오토는 AI 카메라와 음성을 통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부터 차량 제어까지 가능한 차량용 AI다. 현재 볼보 전 차종과 기아 전기 트럭에 적용되어 있다. 적용 차량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서비스
WIS 2023에서는 블록체인 관련 기업도 다수 참가했다. 주로 블록체인 기반 기술이나 대학 연구기관의 프로젝트 소개였다. 개중에는 지금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들고나온 곳도 있다.
시그마체인은 탈중앙화 SNS 플랫폼 피키(PiKi)를 선보였다. 피키는 NFT(대체불가토큰), DID(분산신원인증), 메타버스를 결합한 SNS 서비스로, 피키플레이스, 피키룸, 피키마켓으로 구성되어 있다.
피키플레이스는 사용자가 특정 위치에 태그하면 위치 기반으로 검증 후 포인트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태그한 장소에 대해 다른 사용자가 검증하면 또 포인트를 제공한다. 이때 위치 검증과 포인트 제공 내역은 블록체인에 기록한다.
피키룸은 메타버스로 구현한 사용자의 독립 공간이다. 같은 장소에 머물렀던 사람끼리 교류할 수 있고, 서로의 피키룸을 방문할 수 있다. 포스트잇에 쪽지를 남기는 기능도 있다. 피키마켓은 그동안 모은 포인트로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는 상점이다. 모든 아이템은 NFT로 되어 있다. 오프라인 제품도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명작가, 댄스모션, 음성 콘텐츠 등 2,000여 개 콘텐츠가 등록되어 있다.
피키는 시그마체인이 독자 개발한 메인넷 ‘엑스트리온’ 기반으로 작동한다. 메인넷은 블록체인 관련 서비스를 운영하는 독립적인 플랫폼이다.
시그마체인 형용준 CIO는 “피키는 엑스트리온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앱”이라며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사용자 개인 정보와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피키는 오늘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EDGC)는 유전자 정보 기반 SNS 서비스 유젠이티(Yougenity)를 선보였다.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지난 10년간 유전자 분석 및 테스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침으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유후(Youwho) 서비스도 제공한다.
유젠이티는 유전자 데이터를 업로드 하면 프로필을 생성한다. 여기에는 혈통분석, 개인 성향 및 성격, 취향에 맞는 와인 추천, 유전자로 만든 지니아트가 포함되어 있다. 건강 관련 정보와 함께 사용자 취향을 예측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원다이애그노믹스는 개인별로 생성된 프로필을 DID와 연결했다. 개인정보에 대한 보안을 강화하고 신원 인증을 강화할 수 있다.
리얼리서치코리아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마케팅 조사 플랫폼 ‘리얼리서치’를 선보였다. 회원가입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설문조사에 응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에 설문 참여자에 대한 개인 정보, 설문 결과가 타인에게 노출되지 않는다.
설문에 참여하면 보상도 받을 수 있다. 이때 받은 보상은 리얼리서치코리아가 운영하는 ‘알알스토어’에서 포인트로 변경 후 기프티콘 구입에 사용하면 된다. 지난 2020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현재 이용자는 국내 18만 명, 해외까지 포함하면 165개국 500만 명이다.
리얼리서치코리아 신영환 팀장은 “클라이언트가 리얼리서치 앱을 이용하면 설문조사에 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일반인은 설문 조사에 참여하면 리워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로 승부하는 스타트업
WIS 2023은 올해 스타트업을 위한 밍글링존을 새롭게 선보인다. 밍글링존은 유망 스타트업과 투자기관을 이어주는 비즈니스 커넥팅 프로그램이다. 스타트업에게는 투자 유치, 투자기관에게는 신사업 발굴 등 비즈니스 협력 기회를 제공한다. 밍글링존에서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130여 개 스타트업을 볼 수 있었다.
파이온코퍼레이션은 배너 이미지를 자동으로 제작하는 AI 서비스 ‘브이캣에이아이(VCAT.AI)’를 선보였다. 제품의 상세 페이지를 넣으면 이미지와 텍스트를 인식해서 최적의 숏폼 영상과 배너 이미지를 제작하는 서비스다. 영상은 10~15초 길이, 이미지는 최대 150개 크기로 만들 수 있다. 브이캣에이아이는 현재 대형 쇼핑 커머스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파이온코퍼레인션 이승민 본부장은 “대행사나 브랜드를 타깃으로 서비스 운영 중”이라며 “조만간 생성 AI를 도입해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생성 AI는 기존 콘텐츠를 활용해 유사한 콘텐츠를 새로 만들어 내는 기술을 말한다.
프록시는 미세전류를 이용한 칫솔 트로마츠(Tromatz)를 선보였다. 미세전류를 흘려보내 새로운 파장을 일으키고 이를 이용해 칫솔모가 닿지 않는 곳의 플라크까지 제거하는 제품이다. 자체 기술을 이용해 국내 최초로 개발했으며 현재 누적 판매 9만 개, 누적 매출 55억 원을 달성했다.
트로마츠는 칫솔모 일체형과 교체형으로 나뉜다. 일체형은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으며 약 3개월간 쓸 수 있다. 교체형은 배터리 내장형으로 USB C타입 단자로 충전해서 사용한다. 국내에선 일체형, 해외에선 교체형이 잘 나간다는 게 프록시의 설명이다.
프록시 김영실 이사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었을 때 IBK 창공에 선정되었는데, IBK 창공을 통해 더 빠르게 확장할 수 있었다”라며 “조만간 반려동물을 위한 칫솔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마스터링 음향 전문 회사 사운드플랫폼은 AI 마스터링 서비스 뮤닛(Munute)을 선보였다. 마스터링은 음악 제작 과정 중 하나로 음량, 주파수, 악기, 음역대 등 음악의 전반적인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이다. 뮤닛에 음악을 올리면 자동으로 최적의 마스터링 값을 적용한다.
사운드플랫폼은 뮤닛의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장르, 음반 차트 상위곡 등 1만 7,000곡의 데이터베이스를 학습시켰다. 음악을 코러스, 간주, 반주 등으로 나누고 마스터링 값을 최적화해서 입력했다. 덕분에 음악 창작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만족하면서 사용하고 있다.
사운드플랫폼이 선보인 ‘잘자’는 슬립테크 기술을 적용한 수면 음악 서비스다. 수면 사이클에 맞춰 수면 특화 음악을 재생한다. 앱을 실행하면 깊은 잠과 얕은 잠을 선택할 수 있고 음원도 8가지 장르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사운드플랫폼 하이정 작곡가는 “건강한 수면을 유도하는 수면 특화 음악을 제공하는 서비스”라며 “수면 과학 이론에 맞춰 뇌파 주파수와 안정감을 주는 핑크 노이즈, 수면 특화 음악을 합성했다”고 설명했다. 사운드플랫폼은 조만간 일상에서 들을 수 있는 테라피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AI 콘텐츠 생성 플랫폼 ‘뤼튼’을 선보였다. 챗GPT와 네이버 하이퍼클로바 등 언어모델을 기반으로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생성한다. 대화형 UI, 툴, 에디터 등 사용자 친화형 기능을 더해 편의성을 강화한 것도 특징. 지난 1월 2023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올해 상반기 플러그인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대화창에 텍스트를 입력하면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쇼핑, 택시 호출이 가능해진다.
좁은 통로와 빡빡한 부스 배치는 아쉬워
WIS 2023에는 볼거리가 많았다. 참여 업체가 늘고 규모가 커진 만큼 다양한 기업이 최신 기술과 제품, 서비스를 들고나왔다. 관람객도 많았다. 대부분의 구역이 혼잡했다.
특히 스타트업이 들어선 C홀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눈에 띄는 제품이 보여도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누기가 힘들었다. 설명을 듣다가 이리저리 떠밀리기도 했다. 이벤트 탓에 관람객이 많이 몰린 것도 아니다. 좁은 통로와 빡빡하게 들어선 부스 배치가 그 이유다.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WIS 사무국도 그런 트렌드를 반영해 스타트업을 위한 ‘밍글링존’을 새롭게 선보였다. 하지만 스타트업의 현실을 반영한 듯한 빡빡한 공간은 아쉬움이 남는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스타트업이 즐비한 곳이 아니라, 빨리 벗어나고 싶은 혼잡한 공간일 뿐이었다.
스타트업은 관람객의 관심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빡빡한 공간은, 관람객이 스타트업에게 관심은 커녕 눈길조차 보낼 수 없게 만든다. 스타트업을 응원한다면, 프로그램이나 상담 기회도 좋지만 좀 더 쾌적한 전시 공간도 고려하는 것이 어떨까?
글 / IT동아 한만혁 (m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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