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추홀은 노다지” 몰려든 경매업자들…낙찰 뒤엔 “집 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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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앞에서 현실은 잔혹했습니다.
경매꾼들이 미추홀구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전세사기 피해 가구는 싸게 살 수 있는 노다지라고요.
합법적인 투자라지만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백승연 기자입니다.
[기자]
59세대 중 36세대가 경매로 넘어간 미추홀구의 'ㄷ' 아파트.
이 아파트 세입자 20대 A 씨의 집은 지난달 6일 3차 경매에서 경매업자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낙찰됐습니다.
낙찰자는 같은 날 전세사기 피해 세대 2개를 매수했습니다.
[A 씨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거의 출근해서도 경매 관련해서만 계속 찾아봤던 것 같아요.
자기 전에도 새벽 3~4시까지는 찾아보고."
A 씨의 집은 감정가 2억2천만 원으로 경매가 시작됐지만, 1차 유찰로 1억5천만 원까지 가격이 떨어지고, 2차에서도 유찰된 후
3차 경매에서 1억3천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A 씨 집처럼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모여 있는 미추홀구는, 경매업자들 사이에서 '노다지'가 됐습니다.
'보증금 반환' 플래카드가 걸린 집들을 돌아보며 지금이 저가 낙찰 기회라고 대놓고 홍보합니다.
[경매 전문 유튜버]
"집주인랑 그거는 소송할 문제지 낙찰자하고는 상관없거든요. 그리고 그러한 경고 메시지가 있기 때문에 사실 기회가 있을 것 같아. 싸게 받아놓으면 나도 버틸 수 있거든요."
실제로 집을 낙찰 받은 사람들은 1층에 주차된 차량을 찾아낸 뒤 전화 걸어 퇴거를 압박합니다.
[A 씨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갑자기 상의를 하지 않았던 도어락을 바꾼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잔금 납부도 안 하신 상태에서 도어락을 왜 바꾸시냐
(항의했더니) 강제집행하겠다."
피해 주택을 낙찰받은 뒤 저리 전세대출을 받아 자신과 전세계약을 하자고 유인하는 업자들도 있습니다.
집을 비울 때 남은 대출을 상환해야 하는 피해자들의 약점을 노리는 겁니다.
[B 씨 /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낙찰자가 새로운 전세금을 제시를 했고 이 금액이 아니면 나가야 된다, 이 얘기죠."
누군가에게 무덤이 된 집이 누군가에게는 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백승연입니다.
영상취재: 박희현 박찬기
영상편집: 차태윤
백승연 기자 bsy@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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