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면 돌려차기 사건 2심 “범행동기 성범죄 여부 밝혀야”

항소심날 방청객 30여 명 몰려
피해녀 최초 발견자 증인 신문
가해자 엄벌 촉구 공개 탄원서
7일 만에 5만3000명 모아 제출

부산 부산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무차별 폭행해 의식을 잃게 한 ‘서면 돌려차기’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2심 재판부가 “범행 동기가 성범죄인지 아닌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고법 형사 2-1부(최환 부장판사)는 19일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기일을 열었다. 전직 경호업체 직원 A 씨는 지난해 5월 22일 귀가하던 여성 B 씨를 쫓아간 뒤 부산진구 서면 한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B 씨의 머리를 발로 돌려차고 수 차례 밟은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해 10월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아 수감 중이다. A 씨 측은 살인 의도가 없고 술을 마셔 심신 미약 상태였다며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검찰 역시 양형부당으로 항소했다.

이 사건은 B 씨가 항소심 시작을 앞두고 징역 12년이라는 양형이 너무 적다고 온라인 등을 통해 호소하면서 대중에 알려졌다. 이후 범행 장면이 담긴 CCTV까지 공개돼 큰 공분을 일으켰다. B 씨와 검찰 측은 항소심에서 A 씨가 CCTV 사각지대에서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확인을 위해 자세한 DNA 분석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이날 기일에서는 쓰러진 B 씨를 최초로 발견한 이가 증인으로 나섰다. 다만 증인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증인 신문 후 양형을 위해 범행 동기를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속옷 등 증거물에 대한 추가 감정 지시 및 추가 증인 채택을 결정했다. 재판부는 “성범죄 관련 혐의가 추가 되지 않는 이상 항소심에서 성범죄 유무죄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히면서 “다만 살인미수 범행의 동기는 추가로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존 공소장에는 특별한 범행 동기가 없다고 나와 있지만 이날 증언에 따르면 다른 동기가 있을 수 있겠다는 의심도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피해자 B 씨는 지난 13일 엄벌을 촉구하며 공개 탄원서 모집을 시작했는데 7일 만인 19일 5만3000여 명이 탄원서를 제출했다. 높은 관심을 입증하듯 이날 공판 기일에는 이례적으로 방청객 30여 명이 몰렸다. B 씨를 대리하는 법률사무소 빈센트 남언호 변호사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탄원서가 모인 것에 대해 “엄벌이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 일반 국민 법 감정”이라며 “항소심 재판부 역시 양형 참작을 고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