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北, 핵공격 땐 핵으로 보복”

국방 당국자 “억제 전략 한 축”
美 전문가 “北 영변 외 1∼2곳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 운영”

미국 국방부 고위당국자는 18일(현지시간)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존 힐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는 이날 미 하원 군사위원회 전략군 소위원회의 미사일방어 예산 청문회에서 “만약 북한이 핵무기로 공격한다면 그때부터 핵 보복과 전략 억제 부분도 역할을 하게 된다. 진심이다”라고 밝혔다.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세스 몰턴 의원이 미국이 어느 시점에서 북한의 핵 위협을 미사일방어가 아닌 핵무기로 억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힐 부차관보는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 내용을 거론하며 “북한에 비용을 부과하는 미국의 역량에는 핵무기 대응도 포함되며 그건 항상 대북 억제 태세의 한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MDR에서 북한의 미사일 대응과 관련해 미국이 가진 핵과 재래식 수단 모두를 고려하고, 북한이 도발 시에는 미사일 자체를 파괴하는 것뿐만 아니라 엄청난 수준의 비용을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몰턴 의원은 또 북한이 지난 2월 열병식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11기를 공개한 점을 언급하면서, 미군이 본토를 미사일 공격에서 방어하기 위해 운영하는 지상 기반 대기권 밖 방어체계(GMD)의 교리상 ICBM 1기당 4∼5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게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는 44개의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니 (ICBM) 11기 곱하기 4”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단 한 기만 더 가지면 요격미사일이 부족해진다”고 말했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 나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과 관련, “김정은 체제는 서울, 도쿄, 워싱턴 등을 넘어서 도달할 수 있는 (군사) 능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어 “(주한미군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 본토와 동맹국을 보호하는 것”이라며 한국에 대한 철통 같은 방위 공약을 강조했다.

한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국제과학안보연구소(ISIS) 소장은 북한이 영변 외 한두 곳에서 비밀 우라늄농축시설을 운영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날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는 “북한이 가스 원심분리기에 필요한 재료와 장비를 상당히 많이 조달했다”며 “이 중 3000∼4000개는 영변 핵단지에, 나머지 4000∼6000개는 비밀 장소에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