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긴급진단 전세사기, 피해 유형과 예방법은?

장정우 2023. 4. 19.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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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00~16:00)

■ 진행 : 박귀빈 아나운서

■ 방송일 : 2023년 4월 19일 (수요일)

■ 대담 :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정재기 부동산전문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긴급진단 전세사기, 피해 유형과 예방법은?

-최근 전세사기, 브로커 중개인 등 낀 계획범죄

-전세는 후진적 금융 시스템...해외에는 사례없어

-피해 입은 후 7~9개월 안에 정부가 대책 줘야

-경매 중지는 미봉책...대출, 우선 매수권 등 추가 지원해야

◇ 박귀빈 아나운서(이하 박귀빈)> 최근 인천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인 또 1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런 비극이 더는 생기지 않아야 하는데요. 피해자들은 지금이라도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두 분의 전문가 모시고 <긴급진단 전세사기 "죽음의 행렬 멈춰라!"> 전세사기 피해 현황과 방지 대책까지 얘기 나눠보는 시간 마련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 정재기 부동산전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이하 김인만)> 네, 안녕하세요.

◐ 정재기 부동산전문 변호사(이하 정재기)> 네, 안녕하세요.

◇ 박귀빈> 일단 피해자 문제를 언급하기 전에 요즘에 정말 큰 사회 문제로 드러났습니다. 전세 사기에 대해서 먼저 짚어봐야 될 것 같아요. 우선 전세 사기가 어떤 걸 말합니까? 이게 어떻게 이루어지는 건가요?

◆ 김인만> 전세 사기라고 한다면 답은 간단합니다. 전세금을 맡겼는데, 집주인한테 돌려받지 못하면 결과적으로는 그게 사기가 되는 건데요. 저는 두 종류가 있다고 봅니다. 이게 후발적으로 그럴 의도가 아니었고 당연히 돌려주려고 했는데 최근에 전세 가격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그러면서 전세가격 차이 때문에 내가 그 차이를 빨리 돌려주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본의 아니게 사기처럼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저는 원시적인 사기. 그러니까 처음부터 작정하고 사기를 했다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번에 빌라왕, 저는 '왕'이라는 표현 자체가 굉장히 거북한데요. 사기왕이죠. 사기꾼인데, 2,700채를 했다는 얘기는 처음부터 문제가 생겼을 때 반환하지 않겠다라는 마음을 저는 가지고 시작을 했다라고 보여요. 2,700채를 혼자 할 수는 없거든요. 이게 조직책이 들어갑니다. 그러면 중개보조원이 될 수도 있고요. 공인중개사가 될 수도 있는데, 계약은 중개사를 통해서 계약을 해야 되기 때문에 우리 피해자들은 중개사를 통해서 계약을 한 거거든요. 그래서 중개사나 중개보조원들이 가입을 하게 되고요 또 중간에 바지사장이 들어가게 됩니다. 명의자, 작년에 이슈가 됐던 부분은 바지사장인데 바지사장들은 그 명의만 빌려준 바지사장이고요. 또 중간에 브로커도 들어가고, 그 위에는 건축왕 같은 사람들이 있는 것이죠. 원래대로 하면 건축을 해서 분양을 하고 빠져나가야 되는데 분양이 잘 안 되다 보니까 이렇게 전세를 통해서 수익을 마련을 하는 거죠. 그래서 건축비를 다 마련하고 전세금으로 모든 걸 다 해결하는 구조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분양이 잘 안 되다 보니까, 특히 인천이나 서울 강서구 쪽에 많이 발생을 하고 있는데요. 강남 쪽에는 땅값이 너무 비싸요. 그래서 건축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하고 분양하기가 어려운 구조인데, 인천이나 이런 지역들은 땅값 자체도 저렴하고요. 전세를 하기도 굉장히 좋은 구조를 갖고 있죠. 상대적으로 약간 소득이 좀 차이가 나기 때문에요. 월세 사실 돈 아깝잖아요. 다달이 내야 한다는 우리 고정관념이 있기 때문에 전세를 선호하게 되는데, 최근에 지금 또 사기 사건이 선순위 근저당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 가격을 낮게 해준다든지 문제 없다. 전세보증보험을 하면 된다는 달콤한 유혹에 젊은 친구들이 경험이 없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는 구조입니다. 그런 허점을 잘 파고드는 계획적인 사기 사건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귀빈> 전세 사기, 어쩔 수 없이 의도는 없었지만 집값의 문제 때문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런 일로 발생하기도 하지만요. 이번 문제가 되고 있는 사건들은 아예 처음부터 사기를 칠 걸 마음을 먹고 들어간 조직적인 사기라고 판단을 해 주셨는데요. 변호사님, 우리 전세 제도 자체에 이렇게 사기를 치기 좋은 취약한 구조가 있나요?

◐ 정재기> 그렇죠. 전세라는 게 사실 법적으로 따지면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무이자로 거액의 돈을 빌려주는 구조입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사금융 체제이고요. 사실 외국에서 이런 사례가 없는 게 이렇게 후진적인 금융 시스템이 있는 나라가 많이 없습니다. 지금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제가 경험했던 그리고 상담했던 소송이 진행 중인 사건들을 유형화해보면 일단 신축빌라에서 사건이 많이 발생합니다. 신축빌라에서는 시가가 정확하게 안 나옵니다. 그래서 신축빌라업자, 건축업자가 감정평가사, 공인중개사, 분양대행사 그리고 은행 담당자하고 공모를 해서 예컨대 5억짜리 빌라를 10억에 평가하게 한 다음에 그 사람들로 하여금 10억짜리 빌라인데 5억에 전세 들어오면 된다. 이렇게 일단 얘기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5억을 대출을 받든지 아니면 자기 자본을 들여서 들어오는 거죠. 그리고 그 건축업자는 나머지 5억에 대해서는 이미 근저당을 설정 받든지 해서 대출을 받아 놓은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시가가 5억인데 이미 그 두 배 이상 대출이 끼어 있든지, 아니면 자기의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거죠. 그리고 두 번째는 분양 대행사 아니면 건축업자가 짜고 일단 임차인을 모집한 다음에 전세 계약을 체결한 직후에 임대인을 바지사장으로 바꿔버리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숙자라든지 신용이 굉장히 안 좋은 사람을 내세워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게끔 하는 사례도 있고요. 그리고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그날 당일날 전입신고와 확정 결정을 받는다고 신고를 하는데, 그 효력은 그다음 날 발생합니다. 그런데 그 신고한 당일날 대출을 받아서 근저당 설정 등기를 하는 거죠. 그렇게 되면 근저당 설정 등기권자가 우선이 되는 겁니다. 그런 식으로 전세입자의 보증금을 후순위로 만들어서 어떻게 보면 자신의 권리를 박탈하게 되는, 이런 시스템이 지금 대체로 드러난 유형 같습니다.

◇ 박귀빈> 그러니까 전세라는 게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큰 돈을 그냥 맡기고 시작을 하는 거다 보니까, 거기서부터 일단 취약한 구조가 생기나 보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두 분 다 이제 그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지금의 사기 유형에 대해서 다 짚어주셨는데, 도대체 어떤 구조적 문제가 있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가.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것 같은데, 일단 크게 문제된 사건을 잠깐 정리를 해보겠습니다. 그러면 두 분이 짚어주신 사기 유형도 청취자분들이 정리가 되실 것 같은데요. 물론 전세 사기는 예전부터 늘 있어왔겠지만 이렇게 전세 사기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던 게 작년 10월에 수도권에서 속칭 '빌라왕'이라는 사건이었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빌라와 오피스텔 1,100여 채 이상 임대한 김 모 씨가 사망하면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했죠. 아까 여기서 바지사장이 등장한다고 하셨었죠?

◆ 김인만> 그 빌라왕이 바지사장이었습니다.

◇ 박귀빈> 그러니까 김 모 씨가요. 그리고 최근에 크게 드러나고 있는 이 사건은 뭐냐면 인천 미추홀구에서 속칭 '건축왕'이라고 이분이 건축을 계속 집을 지었다면서요. 60대 남 모 씨인데, 이분의 지금 전세 사기로 피해자가 3명이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데요. 이 남 씨가 실소유한 주택이 2,700여 세대, 그중에 한 1천여 세대가 이미 경매 절차에 돌입한 상태고요. 경매라는 절차가 피해자들한테 크게 압박이 됐을 것으로 보이면서 지금 극단적 선택이 나온 것으로 보이는데요. 지금 이 두 가지 사건이 굉장히 큰 사건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고, 앞서 제가 오전에 뉴스를 보니까 경기도 화성 동탄에서도 전세 사기 신고가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일들이 지금 계속 드러나고 있고, 사실 드러난 것만 이 정도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드러난 큰 사건 속에서 제일 궁금한 건 뭐냐 하면 어떻게 한 명의 임대인이 몇 백, 몇 천 채를 소유하고 임대할 수 있는가. 이게 정상인가. 이게 가장 궁금하거든요?

◆ 김인만> 이게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죠. 1만 채를 가져도 되고요. 대한민국에서 세금 내고 임대사업자 등록하고 하면 되니까 상한 캡은 없습니다.

◇ 박귀빈>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가요?

◐ 정재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 김인만> 그래서 하면 되는데 왜 그동안 안 드러났냐면 그동안 가격이 계속 올랐거든요. 전세 가격이 올라가면 이게 사실 사기가 아니거든요. 집값이 2억이고요. 사기를 해서 전세를 2억 5천에 맞춥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서 시세가 3억이 되고요. 전세 가격이 2억 8천이 되면 사기가 아닌 거죠. 지금까지는 계속 올라갔거든요. 그러니까 아마 이 건축왕, 사기왕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에 금리가 올라서 전세가격이 안 떨어졌으면 내가 안 걸렸을 텐데 운이 없어서 내가 이번에 걸렸다'라고 아마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 박귀빈> 그런데 만약에 계속 집값이 오른다고 했더라도 처음부터 아예 사기를 마음먹고 들어간 사람들은 그 속에서도 사기 치는 거 아니에요?

◆ 김인만> 처음부터 사기를 쳤는데 표시가 안 나는 거죠. 가격이 올라가 버리면, 전세 시세가 2억인데 2억 5천으로 높게 사기를 쳤습니다. 그런데 전세 가격이 3억이 되면 오히려 5천만 원이 남는 거죠. 그러면 2억 5천에 높게 들어온 사람도 자기 전세금을 받아갈 수가 있으니까 사기가 안 되는 거죠.

◇ 박귀빈> 일단 보증금을 받았으니까요.

◆ 김인만> 지금까지 이렇게 계속 이어왔던 겁니다.

◇ 박귀빈> 이 사람들은 계속 수익은 내고 있었네요.

◆ 김인만> 그렇죠. 그리고 아마 10년, 20년 전에도 계속 이렇게 돈을 벌어 왔었고요. 앞으로도 벌 계획이었는데 이번에 금리가 오르면서 전세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면 위로 올라온 거죠.

◐ 정재기> 제가 상담하고 담당했던 사건,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사건들 중에는 지금 드러난 것은 수도권 일부지만 마산, 부산, 울산, 광주 이런 데서 예컨대 아파트가 1억인데 전세가가 9,500만 원, 9천만 원인 것이 되게 많습니다. 그런 아파트 전체 단지를 40채, 50채를 싹쓸이 해서 사가는 사람도 굉장히 많았고요. 아마 지금 수면에 드러난 건 일부지만 곧 아마 전국에서 다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박귀빈> 큰일 났군요. 그러면 작년 빌라왕 사건이나 지금 문제되고 있는 인천 건축왕 사건이나, 이게 어떤 한 개인이 한 게 아니라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범죄로 봐야 합니까?

◐ 정재기> 지금 드러난 일부 사건에서는 돈을 빌려주는 사람도 있고 그리고 건축업자, 은행업자, 중개사, 감정평가사가 끼어서 이 사람들을 조직적으로 임차인들을 모집해서 이 사람들의 보증금을 사기 치려는 조직도 있었고요. 일부 지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한 사람이 수백 채를 소유하면서 사실상 어떻게 보면 매년마다 임대차 보증금을 조금씩 올리는 방식으로 현금 흐름을 만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 박귀빈> 개인 사기꾼도 있고 조직적인 사기도 있고요.

◐ 정재기> 네, 지금 드러난 거는 조직적인 사기꾼들이 지금 드러난 것 같습니다.

◇ 박귀빈> 이게 참 너무 힘든 것이, 아까 제가 오프닝에서 얘기했지만 이번에 인천 같은 경우는 주범 남 모 씨도 개인 사기는 아니고 남모 씨 일당이 있나 봐요.

◆ 김인만> 일당이 있죠. 2,700개 정도 할 정도면 절대 혼자서 할 수는 없고요.

◇ 박귀빈> 딸도 가담았다고 해서 부녀 사기인가라고 했는데, 그냥 일당이 있군요?

◆ 김인만> 딸도 가담을 한 거고요. 아마 '가담'이라는 표현 자체가 우리는 가담이라고 하지만 자기들은 좋은 사업이니까 딸한테도 참여를 시키지 않았을까. 딸이 공인중개사입니다. 공인중개사에 종합건설 면허까지도 있기 때문에 딸도 좋은 사업을 같이 공유를 한 거고요. 아마 제가 볼 때는 10명 이상의 공범이 있지 않을까. 몇 명 가지고 2,700채를 할 정도는 아닙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분만 하면 괜찮은데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지금 얼마나 많은지 파악조차도 안 되고 있고요. 앞으로도 지금 전세 가격이 만약에 올라가지 않고 내려간다면 계속 사기 사건은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빠른 대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박귀빈> 작년 빌라왕 사건이랑 이번에 미추홀구 사건이랑 일당과 주범, 지금 법적으로 구속되고 법적인 절차는 되고 있나요. 아니면 못 잡았나요?

◐ 정재기> 제가 알기로는 지금 인천 사건은 일부 주범들이 구속되고 수사가 진행 중인 걸로 알고 있고요. 다른 사건에서도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법적으로 따지면 애매한 측면이 있습니다.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처음부터 사기를 치고 접근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명 이렇게 구속도 시키고 처벌을 하겠지만, 예컨대 내가 이게 충분히 투자 가치가 있어서 아파트를 계속 늘려간 사람에 대해서는 과연 이 사람에 대해서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법적 논란이 있습니다.

◇ 박귀빈> 나는 그냥 임대 사업을 한 건데 내가 운이 나빠서 이렇게 됐다. 이렇게 할 수도 있네요?

◐ 정재기> 그렇죠. 왜냐하면 범죄라는 것은 처음에 그 행위를 할 때의 고의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내가 투자 사업을 시작했고 이게 아무런 경제적으로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변명을 아마 할 거고요. 그래서 지금 진행 중인 수사라든지 앞으로 수면 위로 드러날 사건에서는 이게 범죄인지 아니면 투자인지의 여부가 굉장히 쟁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 박귀빈> 그렇군요. 그러면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에 대해서 좀 자세히 이야기를 해볼게요. 올해 들어서 피해자 3명이 연이어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지난 2월에 30대 피해자 그리고 이달 15일에 20대 피해자 그리고 그제 17일에 30대 피해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건데요. 모두 공통점이 피해자가 젊다는 거예요. 2030대입니다. 사회 초년생일 나이이거든요. 전세 피해에 이렇게 조금 더 취약한 나이가 있나요?

◆ 김인만> 나이가 있는 게 아니라 가격 구조가 그렇습니다. 인천이고요 빌라란 말이에요. 이번에 자살하신 분도 사기당한 전세금이 5천만 원입니다. 그 정도 금액이면 기성세대들 자급력이 되시는 분들은 아파트로 넘어갔고요. 사회 초년생들의 사다리예요. 빌라라는 게 필요한 주거 형태인데 여기를 거쳐서 돈을 더 벌어서 아파트로 올라가는 구조인데, 이분들이 타겟이 된 거죠. 하필이면 신축 빌라에 들어갈 만한 분들이 이분들이고요. 또 사회 경험이 없다 보니까, 기성세대들은 계약을 여러 번 해보면 체크도 하고요.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검사를 하는데, 이분들 같은 경우는 계약을 안 했기 때문에 중개사들 말만 믿고요. 공인중개사가 문제 없다. 보증보험 가입하면 된다고 하니까 문제없이 했는데, 제 주변에도 이런 분들이 계시거든요. 자기가 사기 당한 지도 모르는 분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 박귀빈> 지금도 아마 그럴 것 같아요.

◆ 김인만> 이게 2,700채잖아요. 지금 사기 피해자를 800명 정도로 추산하는데, 2700채를 가지고 있는데 800명이 추산된다면 나머지 1,900명은 사기를 안 당했을까요? 그건 아니거든요. 그래서 자기가 당한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고, 사회 초년생들이 아무래도 경험도 부족하고 자금적으로 봤을 때 주 타겟이 된 것 같은데, 굉장히 안타깝고요. 이게 골든타임이 있거든요.

◇ 박귀빈> 골든타임이면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거예요?

◆ 김인만> 이분들이 피해를 입은 지 한 7개월에서 9개월 정도 됐단 말이에요.

◇ 박귀빈> 피해를 입은 그 기준 시점이 언제를 말씀하시는 거예요?

◆ 김인만> 이 사건이 드러나면서 자기가 인지한 시점이죠. 전세금을 못 돌려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는 게 7개월이 됐는데, 7개월 동안 발을 뻗고 잠을 잘 수 있었을까요?

◇ 박귀빈> 불안해서 어떻게 잡니까?

◆ 김인만> 1개월, 2개월, 3개월 시간이 지나면서 정부는 여러분 대책을 발표합니다. 처음에는 정신적인 충격을 받죠. '내가 사기를 당했다니'라는 충격을 받고요. 두 번째는 내가 모은 전 재산을 다 날리게 되잖아요. 굉장한 두려움을 느끼게 되고 열심히 노력을 했을 겁니다. 아마 변호사님에게 상담도 받았을 거고요. 정부 대책도 기다려봤는데 결국에는 해결책이 안 나오는 거죠. 내 전세금을 받을 수도 없고요. 좌절을 하게 되고 희망이 보이지도 않고, 물론 사기하신 분들을 잡아서 지금 이렇게 하고 있지만 그분들이 처벌을 받는다고 해서 내 전세금을 돌려받는 건 또 다른 문제죠. 이분들은 희망을 찾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데,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더 많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골든타임에 빨리 결정을 내야 합니다. 시간을 끌어서 지금 나오는 대책만 기다리다가는, 이분들은 지금 굉장히 정신적으로 공황 상태를 느끼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기다려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박귀빈> '내가 사기를 당했구나'라고 인지한 순간부터 한 7, 8개월이 지나고 나서 지금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분들이 나왔다는 이야기인데. 7, 8개월간을 골든타임이라고 생각을 말씀을 해 주신 거예요. 그러니까 처음에는 아마 이럴 겁니다. 나는 지금 잘못이 없고 보증금 돌려받는 일은 도움을 받으면 방법이 있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하면서 노력을 하다가 현실적으로 절망감을 느끼면 이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겠죠.

◆ 김인만> 다 알아봤는데 답이 안 나오는 거고요. 최우선 변제금 제도라는 것도 있는데 거기도 아마 해당이 안 된 것 같습니다. 최소 보증금 금액이 얼마 이상이 되는데, 또 법이 굉장히 어려워요. 처음 근저당 설정한 시점에 적용이 되다 보니까 이분은 이상하게 그게 적용이 안 된 거예요. 그래서 최소 2,800만 원 정도 보장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뭐가 잘못돼서 그것도 안 되니까요. 모든 희망을 놓지 않았나.

◐ 정재기> 지금 소장님께서 말씀하셨던 내용 중에 최우선 변제금도 있고, 이렇게 말씀하셨는데요. 예컨대 내가 살고 있는 전셋집이 만약에 경매가 시작된다. 그러면 이제 낙찰이 되잖아요. 낙찰이 되면 자기가 앞에 들어왔을 때는 예컨대 근저당권이라든지, 이런 게 아무도 없어서 안심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런데 경매 낙찰 시점에서 배당표를 받으면 어떤 게 들어있냐면, 말씀하셨던 최우선 보증금은 소액이니까 제외하고요. 국세가 우선인데 국세 중에 종합부동산세가 우선입니다. 그러니까 빌라 방 같은 사람은 빌라가 2,700채니까 아마 종합부동산세를 1억대 이상 냈을 텐데요.

◇ 박귀빈> 그 사람들이 체납을 하고 있었다면 기본적으로 최우선적으로 변제 대상이 되는 게 그 사람의 세금 체납 부분이군요.

◐ 정재기> 그렇죠. 그래서 종합부동산세를 우선 가져가고 나머지 대금을 찾아가는 구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빌라를 수천 채 소유하는 다주택자 같은 경우에는 종합부동산세를 체납하게 되면 보증금을 전액 날리게 되는 문제가 있죠.

◇ 박귀빈> 이것부터 먼저 짚어볼게요. 이번에 인천 미추홀구 사건 같은 경우 젊은 청년이 3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그 배경에는 경매라는 절차가 있다고 지적하는 말들이 많습니다. 그런 기사도 많은데, 일단 이게 어떤 과정을 거칩니까? 내가 낸 돈을 못 받아요. 그러니까 사기를 당했어요. 그런데 지금 경매라는 절차로 이어지는 것 아닙니까? 거기서 최우선 변제, 이런 어려운 용어도 등장을 하기 때문에 그 과정 쉽게 정리를 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정재기> 간단하게 제가 설명드리겠습니다. 내가 살고 있는 집에 내가 판결을 받아서 경매 신청하든지, 아니면 제3자가 경매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매가 시작되고 경매가 시작되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배당 요구를 해서 낙찰대금에서 내가 가져갈 건지, 아니면 계속 살 건지를 정하게 됩니다.

◇ 박귀빈> 일단은 경매가 들어가는 이유는 지금 건축왕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서 이 집을 지었기 때문 아닌가요?

◐ 정재기> 맞습니다. 그러니까 은행에서 아마 경매 요구를 했겠죠. 그러면 그 경매 순위에 따라서 배당이 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일단은 만약에 국세가 있으면 국세가 먼저 빠지게 됩니다. 최우선 소액보증금이 있는데 그건 일단은 제외하고요. 국세가 먼저 빠지게 되고 그다음에 나오는 게 저당권이라든지, 근저당권이라든지 확정일자 받은 임대차의 순위에 따라서 배당을 받게 되는데요.

◇ 박귀빈> 저당권이라는 건 금융권 쪽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 정재기> 네, 맞습니다. 근저당권이 먼저 있으면 근저당권 먼저 배당을 받고, 거기에서 남은 돈이 있으면 임차인에게 배당을 받는 구조입니다.

◇ 박귀빈> 순서가 이렇게 되는 거예요. 정부한테 들어갈 돈 먼저 떼 주고, 그다음에 은행권에 떼 주고, 그러고 나서 세입자라는 거죠?

◐ 정재기> 은행이란 말은 은행에서 선순위일 때는 은행이 먼저 떼 가는 겁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임차인이 선순위면 임차인이 먼저 가져가게 되는 것이죠. 지금 건축왕 같은 경우에는 보통 건축을 할 때 대출을 받게 되는데, 보통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경우는 그 담보된 시가 5억짜리를 10억에 평가하게 한 다음에 5억을 대출받습니다. 그런 다음에 임차인이 들어오는 구조죠. 그래서 선순위권자에 먼저 은행이 있는 상태에서 임차인이 들어오는 케이스가 지금 이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은행이 먼저 가져가고 그다음 남는 돈이 있으면 임차인이 가져가는 구조인데, 이 사건에서는 제가 말씀드렸듯이 시세를 두 배로 부풀리는 케이스이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만약에 낙찰 대금이 1억인데 국세가 3천만 원 가져가고 만약에 대출금이 1억이다. 그러면 남은 7천만 원을 은행이 가져가고 임차인에는 전혀 배당받지 못하게 되는 거죠.

◇ 박귀빈> 임차인에게 돌아갈 돈이 없네요.

◐ 정재기>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임차인은 물론 자기가 돈을 다 돌려받을 때까지 살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권리를 잃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죠.

◇ 박귀빈> 그래서 이번에 피해자 모임에서 요구했던 게 경매 중단이었었어요. 경매 중단에 경락자금 대출, 우선 매수권 부여, 이런 대책들을 요구를 했었더라고요. 그런데 어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경매 일정을 중단하라고 지시를 한 건데, 피해자들이 요구했던 그런 것들이 좀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들인가요?

◆ 김인만> 저는 근본 대안은 좀 되기 어려울 것 같고요. 이게 임시 대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경매 중단이 영원히 중단되는 것도 아니고요. 은행한테 잠시 좀 하지 말라는 거거든요. 그런데 은행이 불법을 한 거는 또 아니에요. 선순위로 먼저 대출을 했기 때문에 정당한 절차에 의해서 경매로 넘기는 거거든요. 은행 돈도 결국에는 우리 예금이기 때문에 은행들은 손실을 보존해야 되니까 당연한 정상적인 절차인데, 지금 사회적인 문제가 되다 보니까 잠시 중단한 거지. 이게 근본 해결책이 될 수도 없고요. 변호사님 말씀하신 것처럼 은행이 선순위로 있는데 우선 매수권을 줘서 낙찰을 받더라도 결국에는 은행한테 돈을 줘야 된단 말이에요. 사기 당해도 돈이 하나도 없는데 내가 우선 매수권이 있더라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고요 이분들 입장에서는 또 빌라는 전세가율 자체가 높아요. 아파트는 10억짜리 아파트면 전세가 한 5억 정도 되는데 빌라는 90%~100%까지도 되거든요. 그러면 선순위가 없더라도 내 전세금을 다 받지 못합니다. 10억짜리가 경매에 넘어가게 되면 보통 한 7억에서 6억 정도 낙찰이 되고 유찰이 되면 더 낮아질 수도 있는데, 전세금이 9억이라고 하면 이미 6억에 낙찰이 돼도 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거죠.

◇ 박귀빈> 그러면 지금 경매가 중단이 돼도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상황이 지금 나아지는 게 없네요. 잠깐 중단하는 그 기간만 약간 벌 수 있는 것밖에는 없는 상태인가요?

◐ 정재기> 그렇죠. 경매 중단이라는 제도는 아마 지금 공공기관 허그 같은 기관이 채권자로 들어가 있을 때만 말하는 것 같고요. 일반 민간 금융업체에서 들어가 있을 때는 경매 중단이 아마 오래 되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쪽 입장에서도 빨리 채권이 회수가 돼야지만 자신의 손해를 전보할 수 있기 때문에, 경매 중단이 무한정으로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이고요. 또 지금 우선 매수권이 언급되고 있는데, 우선 매수권이 지금 법률상으로는 공유자 외에는 임차인에게는 보장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임차인들이 자기가 이 집을 사고 싶어도 우선하여 매수할 수 있는 권리는 없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더 싸게 낙찰을 받으면 그 사람한테 집이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요. 우선 매수권을 보장하려면 법률이 개정돼야 되는 상황이고, 그리고 임차인이 자신의 돈을 들여서 낙찰 받는다 하더라도 지금 대출도 원활하게 안 되고 있기 때문에요. 세입자 입장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지금 보장되기에는 좀 거리가 먼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 박귀빈> 그렇군요. 인천 미추홀구에서 벌어진 건축업자 남 모 씨의 전세 사기 사건과 그 피해 관련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TN 장정우 (jwjang@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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