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2020년 KDDX 계약 불공정"…국민감사청구

한화시스템은 국방과학연구소와 약 54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의 '전투체계(CMS) 및 다기능레이다(MFR) 개발' 사업계약을 최종 체결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2029년까지 KDDX의 핵심장비인 전투체계와 다기능레이다를 본격 개발해 향후 총 6대의 KDDX에 탑재하게 된다. 사진은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차기 호위함 배치-Ⅱ’ 전투체계 시험공정 진행 모습. (한화시스템 제공) 2020.12.24/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대우조선해양(042660)은 지난 2020년 HD현대중공업(옛 현대중공업)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의 적법·위법성 여부에 대한 감사를 요구하는 국민감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19일 밝혔다.

국민감사청구는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법령위반 또는 부패행위로 인해 공익이 현저히 저해된다고 판단됐을 때 18세 이상의 국민 300명 이상의 연서로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대우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이 2013년 자사의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몰래 촬영해 빼돌려 회사 내부 서버에 조직적으로 은닉·관리해 온 사실이 재판 결과로 드러난 만큼 2020년 당시 현대중공업이 KDDX 기본설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과정은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두 회사간 점수 차이는 0.0565점에 불과했던 만큼 해당 보안사고에 대한 벌점이 평가에 반영됐다면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대우조선해양의 주장이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은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KDDX 기본설계 사업자 선정 과정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는다. 법원은 2020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이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제안서 작성에 활용해 사업권을 따냈다'는 취지로 낸 가처분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KDDX 입찰에 활용했는지 인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그해 말에도 대우조선해양은 방위사업청에 같은 취지로 이의를 제기했으나 방위사업청 재검증위원회 역시 "현대중공업이 개념설계 기밀을 본사업 제안서 작성에 활용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한편 HD현대는 지난 2019년 1월 산업은행과 본계약을 맺고 조선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추진했으나 2022년 1월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불승인으로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이후 한화그룹이 나서 지난해 12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뒤 우리나라를 비롯한 8개국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심사를 받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제외한 7개국에서 이미 승인이 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26일 심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