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움직이나" 때 늦은 정부 조치에, 전세사기 피해자들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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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 가운데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 등에서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미 때 늦은 조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세대 중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 등에서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논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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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정부, 은행권에 내일부터 즉시 경매 유예하도록 협조 구하기로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정부가 인천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 가운데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 등에서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이미 때 늦은 조치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전세사기 피해와 관련 대책마련을 요구한지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동안 꿈적 않던 정부가, 최근 20~30대 청년들이 극심한 생활고를 버티지 못하고 잇따라 세상을 떠나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다.
정부는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효과적인 지원을 위해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전세사기 피해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19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추홀구의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세대 중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 등에서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내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논의 됐다.
또 민간 채권관리회사(NPL) 등에 매각된 건은 경매 절차 진행을 유예하도록 협조를 구하고, 여의치 않을 경우 추가 대책을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경매 유예 조치 방안과 함께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신속한 피해 회복과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금융지원 등 추가적인 방안도 조속히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식에도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는 ‘사람이 죽어야 움직이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안상미 전세사기 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꼭 사람이 죽어야 움직이는 건가. 우리나라 문화는 왜 죽어야만 하나”며 “정부가 움직여줘서 고마워해야 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경매 중단 조치는) 당연히 돼야하는 거 아닌가”라며 “사람이 죽고 나니 정부고, 인천시장이고 움직이는데 이미 늦었다”고 토로했다. 또 “이걸 계기로 변했으면 좋겠다”며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에 피해자들의 얘기라도 들어주지.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면 20~30대 청년들이 이렇게 세상을 떠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애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일을 뒤돌아보면 정부 측에서 무언가를 추진하겠다라는 것에 기대치가 없다”며 “전날 대통령의 지시로 내일부터 즉시 경매를 유예하도록 하겠다고 하지만, 실제로 경매가 멈출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미추홀구 전세사기와 관련 뉴스를 많이 찾아보지만, 정말로 원하는 건 ‘건축 사기꾼 재산압류, 피해자들에 환수’라는 제목의 기사다”면서 “법이 강해져서 사기꾼이 강한 처벌을 받고 피해금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100억원대 전세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건축업자, 이른바 '건축왕' A(61)씨의 피해자들이 모인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 대책위원회'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정부에 ▲피해세대 경매 중지 및 연기 ▲긴급 주거 지원 ▲전세자금대출기한 연장 ▲주택관리법의 개정 등을 요구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28일 30대 남성이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로 이달 14일에는 20대 남성이, 17일에는 30대 여성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모두 건축왕의 피해자로 확인됐으며,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dy01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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