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제는 `산림산업`을 말할 때
요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챗봇(ChatGPT)에게 임업분야 산업은 어떤 종류가 있는지 물어봤다. 많은 사람이 '임업'이라 하면 여전히 '목재생산업(벌목업)' 정도만 떠올리는 터라 그 답변이 자못 궁금했다.
챗봇의 답변은 만족스러웠다. "산림산업에는 목재와 비목재 임산물의 생산과 판매뿐만 아니라 목제가구 제조, 산림복원과 보전, 생태계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들이 포함되어 있다"라는 답이었다.
내심 놀랍기도 했다. 왜냐하면 산업활동을 그 유사성에 따라 국제표준에 맞게 분류한 통계청 표준산업분류(10차)에 의하면 그간 '임업'은 영림업, 벌목업, 임산물 채취업, 임업 서비스업의 4가지로만 구분되어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류에 의하면 임업인들이 땀 흘려 재배한 임산물도, 질 좋은 국산 목재로 만든 가구도, 청정 숲을 이용한 자연휴양림 운영도 모두 임업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산림청은 2020년 '임업'의 범위를 '산림산업'이라는 이름으로 확대하고, '산림산업 특수분류' 체계를 제정하였다. 산림산업은 임산물 등 산림자원의 조성, 관리, 보전·복원, 개발, 생산, 이용에 관한 경제적 활동 결과와 이에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을 말한다.
산림산업 특수분류는 국내 산림산업을 가치사슬에 따라 6개 대분류(①산림산업 투입재 산업, ②임산물 생산업, ③임산물·가공품 제조업, ④임산물 도소매·운송·서비스업, ⑤산림휴양업, ⑥산림산업 지원서비스업), 130개 세분류로 구분한 것으로서, 기존 표준산업분류에서 산림산업이 '임업'이라는 4개 세분류로 구분되었던 것을 고려하면 30배 이상 산업 영역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산림청은 산림산업 특수분류 130개에 해당하는 산업에 대한 매출액, 종사자 등 산업규모 파악을 위한 시범조사를 2022년 처음 실시하였다. 조사 결과 국내 산림산업 사업체는 16만개, 종사자는 61만명, 해당 업체들의 총 매출액은 161조원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을 대분류별로 살펴보면 '임산물 도소매·운송·서비스업' 매출이 67조6000억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임산물·가공품 제조업' 매출이 49조3000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러한 시범조사 결과는 국토녹화 50주년을 맞이하여 그동안 산림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한 임업인들과 관련 산업 일꾼들의 노력을 경제적 가치로 보여준 최초의 결과로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산림청은 올해 산림산업조사 통계 품질을 더욱 높이고 그 결과를 경제적 파급효과 등 다양한 틀로 분석하여 제공함으로써 국민이 믿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산림산업조사에 대한 통계적 정확성과 신뢰성을 높여 고품질의 통계를 작성할 수 있도록 조사 대상업체(표본 크기)를 5300개에서 1만3000개로 확대했다. 이러한 통계조사 결과를 많은 국민이 더욱 믿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승인통계로 지정받고자 담당 기관과 협의 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이 조사를 기반으로 산림산업이 국내 산업에 어느 정도 경제적 파급효과(생산 유발, 취업 및 고용 유발, 부가가치 유발 등)를 미치는가에 대해 매년 분석해 국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 산림은 공익적 가치(2020년 259조원)뿐만 아니라 산업을 통한 경제적 가치(2021년 총매출액 161조원)를 통해서도 국민에게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 두 가치를 모두 합하면 울창한 산림은 국민 1인당 연간 809만원의 혜택을 제공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무를 심고 가꿔 온 산림인과 숲을 사랑한 국민의 관심과 노력 덕분이다. '임업'이 '산림산업'으로 재평가된 지금, 우리의 산림은 대한민국을 실제 이끌어 가는 경제주체로서 그 기능을 더욱 확대해 나갈 때이다. 산림청은 산림산업을 더욱 발전시켜 숲으로부터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산림 르네상스' 시대를 만들어 나가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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