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잇단 ‘피눈물’…국회, 이번엔 응답할까?

이승재 2023. 4. 1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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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인천 '건축왕'에게 전세 보증금을 떼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분들입니다.

전세 사기 사건을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전세 사기 피해 물건에 대한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방안 등을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를 먼저 지원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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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 인천 미추홀구 빌라 / 보증금 7천만 원
20대 남성, 인천 미추홀구 연립주택 / 보증금 9천만 원
30대 남성, 인천 미추홀구 아파트 / 보증금 9천만 원

■인천서 두 달새 3명 숨진 채 발견

10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인천 '건축왕'에게 전세 보증금을 떼인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피해자분들입니다.

특히 지난 2월부터 인천 미추홀구에서만 피해자가 세 명이나 나왔습니다.

피해자가 연이어 발생하자 정부도, 여야 정치권도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하고 나섰습니다.

윤석열 대통령도 어제(18일) 입장을 발표했는데요. 전세 사기 사건을 “전형적인 약자 상대 범죄”라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으로부터 보고받은 전세 사기 피해 물건에 대한 경매 일정의 중단 또는 유예 방안 등을 시행하도록 했습니다.

■ "여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

여당은 곧바로 '전세 사기 주택 피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습니다.

야당 또한 피해 구제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국민의힘은 당내 TF 구성을 통해 피해자의 목소리를 직접 듣겠다고 했습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매중단, 우선매수권, 선별 구제 방안 등을 포함해 가장 실효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겠다"고 했습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과는 피해 현황과 정부 대책 등을 내일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야당도 대책을 논의 중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정부의 엉성한 대처가 피해자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며 "시급한 것은 피해자를 직접 돕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피해자를 먼저 지원한 뒤 가해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정의당 또한 정부 대책이 미흡하다는 지적과 함께, 국회가 관련 입법을 조속히 논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심상정 의원은 “국토부나 정부는 피해자에 대한 당장의 대책을 내놔야 하는데 철저히 외면해왔다”며 “우선 처리 법안으로 합의하면 28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처리 가능하다고 본다”고 강조했습니다.

■ "전세 사기 방지 법안 27건…17건 상임위 묶여"

이처럼 여야 모두가 부랴부랴 대책을 마련한 상황인데요. 전세 사기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전, 여야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까지 전세 사기 등을 예방할 법안은 지난해 9월 정기국회 때부터 모두 27건 발의됐습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총액 한도를 늘리고, 전세 사기범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7건은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상황입니다. 그사이 지난해 10월 이른바 ‘빌라왕’ 사건이 불거졌습니다.

지금까지 처리된 건 ‘나쁜 임대인’ 및 ‘나쁜 임대사업자’ 명단을 공개하는 법안, 임대업자가 세금을 체납할 경우 임대주택 등록을 거부하는 법안 등인데, 이마저도 최근에서야 처리됐습니다.
다수 법안이 여전히 상임위에 계류돼 있는 상황인 겁니다.

늦었지만 지금에서라도 여야는 "피해자를 구제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만 세부 방안 등을 놓고는 입장 차도 큽니다.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을 국가 등 공공이 우선 매입하자는 민주당 주장에, 국민의힘은 이런 방식은 채권자에게만 이익이 간다며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실제 대책 마련엔 적지 않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예고하고 있는 겁니다.

여야는 우선 내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를 열어 국토교통부 원희룡 장관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통해, 구체적인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대문 사진 : 김재은
그래픽 제작 : 권세라

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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