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파리서 기자 만난 송영길, '22일 회견' 말고 새로운 답변 없었다
2년 전 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중심에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 체류하고 있는데요, 의혹이 갈수록 커지면서 조기 귀국 압박도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의혹에 대해서나 귀국 계획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19일) 파리 특파원들과 만났지만 "22일 말씀드리겠다"는 말만 반복했는데요, 특파원들이 사실상 허탕친 겁니다. 송 전 대표 반응을 보면 조기 귀국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모습 드러낸 송영길 "22일 말씀드리겠다"
송 전 대표는 2년 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조기 귀국할 가능성에 대해 "토요일(22일)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하고 학교로 향했습니다.
▷ 기자: 기자회견 일정이 조금 늦는데, 숙고 중인가요?
▶ 송영길 전 대표: 아니 원래 그렇게 정해놨어요. 처음부터. (중략) 22일인가요? 아마 장소가 오늘 중으로 섭외되면 전달하고, 제가 수업이 있어서 들어가겠습니다.
▷ 기자: 일찍 들어갈 계획 없나요?
▶ 송영길 전 대표: 아무튼 토요일 날 뵐게요. 감사합니다. 조심하시고.
송 전 대표는 오늘(19일) 학교 가는 길에 질문을 받으면 답하겠다고 특파원들에게 사전에 알렸는데요, 특파원들이 새로운 내용이 나올까하고 기대했지만 만남이 허무하게 끝났습니다.
민주당에서 조기 귀국하라는 압박이 강하지만, 언제 귀국할지 등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미 밝힌대로 오는 22일 기자회견하겠다는 말만 다시 반복했습니다.
장경태 "50만 원은 실비이지 않을까?"
국회의원에게 300만 원이 든 봉투를 나눠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이 300만 원 때문에 당대표 후보 지지를 바꾸거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국회의원이 300만 원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거에 욕심 낼 이유도 없다. 저는 이해가 안 간다"는 말을 했습니다. 국회의원이 돈 봉투를 받았다는 검찰 수사나 언론 보도를 믿기 어렵다는 취지의 발언입니다.
50만 원 봉투에 대해서는 "50만 원은 지급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는데요, 50만 원 봉투가 건네진 건 사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 거죠. 다만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 "실비이지 않을까"라고 돈의 성격을 추정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액이 너무 크지는 않다. 이런 관행은 없어져야 되지만, 실무자들에게 전달된 금액이 50만 원이 살포됐다거나 어떤 거창한 금액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고 했습니다. 금액이 적다는 점, 그래서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는 점을 언급한 겁니다.
▶ 장경태 최고위원: 사실 국회의원이 300만 원 때문에 당 대표 후보 지지를 바꾸거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요. 상황실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50만 원은 사실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돈은 아마 실비이지 않을까 이런 예상은 합니다마는 이런 관행도 사실 사라져야지요.
대장동 김만배 일당의 50억 클럽과 비교하기도 했는데요, "50억을 7명에게 준 것과 50만 원을 20명에게 준 것과는 차이가 있다"고 했습니다.
▷ 진행자: 정성호 의원이 어제(18일) 이 돈이 차비, 식대 수준이다 이런 얘기를 했는데요. 그러면 그 말에 공감하시는 건가요?
▶ 장경태 최고위원: 상근 근무자가 한 달간 식사를 하더라도 아침 점심 저녁, 저희가 보통 선거캠프는 오전 7시부터 저녁 11시까지 보통 돌아가거든요. 그러면 3끼를 해도 하루에 3만 원씩 30일이면 그만큼 금액이 들 텐데요.
장 최고위원 발언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돈의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 "이번 사태가 사실이라면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일 것이다", "똑바로 반성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정성호 "식대 수준" 언급했다가 사과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돈 봉투 살포를 몰랐을 것이라고 두둔하면서 나온 말입니다.
정 의원의 발언도 곧바로 논란이 일었는데요, 국민의힘은 물론 같은 당 박성준 대변인도 "(그런 발언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원은 오늘(19일) SNS에 입장문을 올렸는데요, "'너무 부끄럽고 국민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과정에서 돈의 사용처를 추측하며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실수가 있었다"며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정 의원은 "다시 한번 저의 진의가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말을 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며 "부끄러운 사안으로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상처를 주는 실언을 한 저의 불찰을 반성한다"고 적었습니다.
부끄러운 사안으로 민주당에 실망하신 국민들의 마음을 잘 알면서도 상처를 주는 실언을 한 저의 불찰을 반성합니다. 정치를 하면서 이런 실수를 다시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정성호 민주당 의원 SNS)
여기서 지난 2008년 '한나라당 돈봉투 사건'의 판결을 살펴보겠습니다. 당시 전달된 돈의 액수가 지금의 '돈 봉투 의혹' 사건과 비슷한데도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박희태 전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표최고위원에 선출될 목적으로 한나라당 고승덕 씨에게 300만 원을 전달했는데요, 고 씨가 이런 사실을 공개하면서 문제가 불거졌죠.
한나라당은 검찰에 수사의뢰했고 수사 끝에 박 전 의원이 불구속기소됐는데요, 2012년 12월 말 항소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박 전 의원은 "당원협의회 위원장 등에게 투표장에 오기 위한 교통비, 식비 등 실비를 제공하는 관행에 따른 것이지 대의원들 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는 취지로 항변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큰 금액이라고 생각하지만 대개 실무자들의 차비, 기름값, 식대 이런 정도 수준"이라는 정성호 의원의 말은 박희태 전 의원의 주장과 비슷합니다.
민주당서도 윤리의식 질타 목소리
신 전 의원은 "지금 이 사건은 너무나 크다. 너무나 커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규정해야 할지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 상황으로서는 가장 최강수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죽 리스트를 뽑아서 그것을 당 대표가 조치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길만이 민주당이 살 수 있는 길이다. 길은 외길이고 다른 선택지나 다른 대안이 존재할 수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극약 처방을 내리는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종민 의원은 어제(1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당 대응을 보면 상당히 무감각해져 있다. 윤리 기준에 대한 감각이 엄청나게 퇴화해 있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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