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더이상 ‘부처 간 협의’ 기다릴 시간 없다”… 범정부 TF 구성 논의 시작
정부가 ‘경·공매 유예’를 포함한 전세사기 추가피해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최근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 3명이 연달아 사망하는 등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낮다는 비판이 이어진데 따른 것이다.
1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세사기 피해지원 범부처 TF는 이날 오후 4시 첫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기재부 1차관 주재로 열린 이날 회의에는 국토부, 금융위, 법무부, 행안부, 국세청, 은행연합회, 신협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대부금융업체 등이 참석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전세사기 2차 대책 발표 이후 예방이나 단속 부분은 어느 정도 틀이 잡혔지만, 이미 일어난 피해에 대한 지원은 미흡하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국토부가 경매 유예나 임차인 우선매수권을 제안했으나 금융위나 법원 등 부처 간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한달 넘게 논의에 진척이 없다가 최근 비극적 사건이 연달아 일어난 만큼 각 부처 입장만 내세우며 시간 끌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전날 국무회의에서 이러한 의견 전달했고 윤 대통령이 ‘적극 검토’를 지시했다”고 했다. “비극적인 사고가 터져야 정부가 움직인다는 비판은 달게 받겠다.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도 했다.
일단 가장 시급한 문제는 전셋집이 경매에 넘어간 인천 미추홀구 피해자들의 퇴거를 막는 것이다. 후순위 채권자가 대부분인 미추홀구 피해자들은 경매를 통한 보증금 회수 가능성이 낮고, 제3자가 낙찰을 받을 경우엔 그 즉시 임차인 대항력을 상실하게 된다.
원 장관은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자로 확인된 2479세대 중 은행권 및 상호금융권이 보유 중인 대출분에 대해서는 20일부터 경매가 유예될 수 있도록 금융위에서 공문을 내려보낸 상황”이라며 “부처 간 걸려있는 실무적 절차를 조정하기 위해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이라고 했다.
이어 “경매 채권 담보 행사를 완전히 말소하게 되면 제3자 재산권 침해나 금융기관 배임 문제가 제기될 수 있어 정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구체적인 연기 기간이나 유예 조건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도 했다.
TF는 임차인에게 경매에 넘어간 전셋집을 우선매수할수 있는 권한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원 장관은 “공유자들끼리 공유 지분을 우선매수할수 있게 하는 등 과거에도 유사한 제도가 운영된 사례가 있었음을 확인해 타부처에 의견을 전달했다”며 “현재 금융기관 답을 기다리는 상태”라고 했다.
다만 공공이 피해 주택을 직접 매입하고 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하는 대책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원 장관은 “사기 범죄로 인한 피해 금액을 세금으로 반환하게 되면 전체 국민이 손실을 나눠지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국회 입법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판단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법률·심리지원은 강화된다. 국토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대한변협, 한국심리학회 소속 전문가의 협조를 얻어 내일부터 ‘찾아가는 상담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