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불안해” 월세계약 비중 급증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산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는 6572건 거래됐는데 이 중 월세는 64.9%(4263건)에 그쳤고, 전세는 35.1%(2309건)였다.
전문가는 전세사기로 인한 불안감에 고금리까지 더해져 월세 선호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파트 전세매물 18% 줄어…사기 공포에다 고금리 영향
‘전세사기’에 대한 불안감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진다. 주택 거래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최근 부산지역 빌라·오피스텔 전세 거래가 눈에 띄게 줄고 월세가 증가했다. 전문가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것을 우려한 세입자가 전세 대신 월세를 선호하는 현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을 보면 올해 1~4월 부산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는 총 5196건이 거래됐다. 이 가운데 월세는 75.6%(3929건), 전세는 24.4%(1267)로 나타났다. 전세 계약자보다 월세 계약자가 3배가량 많다.
이런 차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더 두드러진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산 연립·다세대주택 전월세는 6572건 거래됐는데 이 중 월세는 64.9%(4263건)에 그쳤고, 전세는 35.1%(2309건)였다. 1년 새 월세 비중은 10.7%포인트 늘고, 반대로 전세는 그만큼 줄었다. 오피스텔도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올해 1~4월 부산 오피스텔 전월세 거래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월세는 68.0% → 73.3%로 증가했고, 전세는 32.0% → 26.7%로 감소했다.
아파트 물건도 많이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들어 19일 기준 부산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만5244건으로 6개월 전 1만8714건보다 18.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월세 물건도 1만1372건에서 1만499건으로 줄긴 했지만 낙폭이 7.7%에 그쳐 전세 감소량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 같은 통계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체감하는 ‘전세 공포’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부산에 오피스텔 100여 채를 보유한 임대사업자 A 씨는 “최근 전세사기가 이슈로 부각되면서 전세 세입자로부터 월세로 전환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친다. 지금까지 내준 보증금만 100억 원 정도 된다”고 했다. 부산진구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B 소장도 “예전에는 월세를 ‘버리는 돈’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1억5000만 원짜리 전세’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60만 원’을 비교하면 십중팔구 전세를 원했다. 그런데 요즘은 반대로 월세를 훨씬 팔기 쉽다”며 “특히 보증보험 가입이 어려운 오피스텔에서 이런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는 전세사기로 인한 불안감에 고금리까지 더해져 월세 선호 경향이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영산대 서성수 부동산대학원장은 “집값이 오를 땐 몰랐지만 최근 내려가면서 전세 보증금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고금리로 월세와 대출이자가 비슷해지자 굳이 반환 리스크를 안고 전세로 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차라리 그 돈으로 주식이나 코인 등 다른 투자처의 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국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