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환경미화원 빗자루’의 뜻밖의 사실…이 환경미화원이 유명해진 까닭
■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4월19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태병석 환경미화원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419&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초록 빗자루 하면, 누가 떠오르시나요? 새벽부터 수고하시는 환경미화원분들이 아닐까요? 그런데 이분들이 빗자루를 직접 만들어서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불편함, 어려움도 적지 않다고 하는데. 그래서 발명에 나선 환경미화원이 있습니다. 태병석 씨 만나보겠습니다. 반갑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빗자루로 유명세를 탈 거라고 예상을 하셨어요? 굉장히 이름이 알려져 있던데 혹시 모르시는 분들 위해서 본인 소개 간단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고 있고요. 또 환경미화원을 위한 빗자루를 개발도 하고 발명도 하고 제품 생산도 하고 있는 태병석이라고 합니다.
[앵커]
환경미화원들이 쓰는 빗자루를 본인이 직접 개발을 했다. 기존 빗자루에 문제가 있었습니까?
[답변]
기존에 나와 있는 야외 빗자루가 크고 두껍고 무겁기 때문에 환경미화원분들이 만들게 됐는데요. 혹시 앵커님도 환경미화원들이 빗자루 만들게 된 거 아셨나요?
[앵커]
환경미화원들이 왜 그걸 본인이 직접 만들죠? 군인의 총 같은 건데 그건 나라에서 당연히 보급을 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답변]
각 구청이나 지자체에서 지급을 안 해주는 건 아니고요. 지급은 나오는데 시중에 나와 있는 빗자루가 저희 환경미화원 업무에는 사실 좀 맞지 않았던 부분이 있었던 거죠.
[앵커]
어떤 점이 안 맞는 거죠?
[답변]
저희 환경미화원 업무를 생각해보시면 되는데요. 환경미화원 업무가 출근을 하면 하루에 만 보, 이만 보 이렇게 걷기도 하고 또 이렇게 빗자루를 들고 걷잖아요. 쓰레받기도 들고 걷고. 그리고 빗자루질도 10분, 20분 하는 게 아니고요, 1시간도 하고 2시간도 하고 수천 번, 수만 번씩도 하기 때문에 사실 나와 있는 빗자루는 업무에 맞지 않았던 거죠.
[앵커]
맞지 않았다라기보다 굉장히 힘들었던 거군요.
[답변]
그렇죠. 힘이 들 수밖에 없었던 거죠.
[앵커]
보통 저 빗자루 들고 하루 한 몇 보 정도 걸으시는데요?
[답변]
한 만 보, 이만 보 정도를 걷는데요. 제 기준으로는 10km에서 15km 정도를 걸으면서 청소를 하거든요.
[앵커]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이거 내가 한번 발명을 해보겠다 그런 생각을 하신 것 같은데. 직접 발명한 빗자루 보여주실 수 있으세요?
[답변]
네.
[앵커]
역시 시그니처 색상, 초록색. 일단 어디에 가장 중점을 두셨어요? 제작할 때?
[답변]
일단은 첫 번째로 환경미화원분들이 아까 말씀드렸듯이 많이 걷고 빗자루질도 장시간 해야 되기 때문에 무게에 초점을 가장 많이 뒀어요.
[앵커]
가볍게.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몇 그램 나가요, 이거?
[답변]
이게 솔이랑 봉이랑 다 해가지고 210g 정도 나가거든요.
[앵커]
210g이면 휴대전화 무게인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제가 재봤는데요. 휴대전화 무게랑도 비슷하고 저희가 전자레인지에 돌려먹는 즉석밥 있잖아요. 그 무게랑 딱 비슷하더라고요.
[앵커]
이렇게 가볍게 만들 수 있는 원리가 뭐였어요?
[답변]
빗자루라는 것이 사실 어떤 특별한 기술이 들어간 게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환경미화원분들이 조금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많이 뒀던 거 같아요.
[앵커]
봉은 재질이 뭔가요?
[답변]
봉은 이게 이제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거고요. 초경량 알루미늄입니다. 비가 올 때도 근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시중에 나와 있는 나무 재질 같은 경우에는 비도 맞고 하면 곰팡이도 슬고 부식도 되고 하는데 저희는 전천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근무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초점을 뒀던 거 같아요.
[앵커]
기존에 쓰던 빗자루하고 지금 새로 발명한 빗자루하고 쓸 때 뭐가 가장 달라져요?
[답변]
첫 번째는 지금 화면 나오지만 기존에 사용하던 야외 빗자루 같은 경우에는 한 손으로 통제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앵커]
한 손에 쓰레받기, 한 손에 빗자루.
[답변]
그렇죠. 그러니까 환경미화원분들은 항상 한 손에 쓰레받기를 들고 일하고 또 봉투도 들고 일하기 때문에 제 생각으로는 무조건 가볍게 또 한 손으로 통제 가능한 빗자루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보완을 했거든요.
[앵커]
솔에 숱이 많아야 잘 쓸릴 거 같은데 오히려 솔에 숱을 굉장히 가볍게 하신 거 같아요.
[답변]
그렇죠. 이게 가볍기 때문에 가동 범위도 가볍게 쓸리는 것도 있고요. 또 무엇보다 가볍기만 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환경미화원분들이 꽁초도 쓸기도 하고 무거운 대상을 쓸기도 하고 다양한 업무를 수행해야 되기 때문에 가벼우면서 멀티 업무가 가능하게끔 고안을 했던 거 같아요.
[앵커]
범용성을 좀 더 보완을 했다.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이거 제작하시면서 아무래도 환경미화원들의 마음은 미화원들이 제일 잘 아실 테니까 주변 분들 얘기를 듣고 이렇게 만드신 건가요?
[답변]
네, 맞습니다. 제가 가장 빠르게 미화원분들 전용 빗자루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을 하다가 시중에 나와 있는 빗자루 중에서 가장 업무에 적합한 빗자루를 찾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이제 그 빗자루를 가지고 샘플로 활용을 했거든요. 제가 직접 사비로 구매를 해가지고 제 주변에 미화원분들에게 전달을 해드려서 피드백을 받기도 했고요. 또 무엇보다 제가 환경미화원이기 때문에 어떤 문제점이라든가 그 지점을 가장 잘 알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아무리 빗자루라고 해도 뚝딱뚝딱 만들어서 나오는 건 아니고 어쨌든 발명이니까 개발 과정에서 이런저런 시행착오도 있었을 거 같은데 어떠셨어요?
[답변]
아무래도 제가 전문적으로 이런 사업이라든가 제조를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환경미화원 빗자루 만들어 보자라고 결심을 한 다음에 뭐부터 해야 할지 사실 잘 몰랐어요. 그런데 무작정 부딪쳐 가면서 실행했던 거 같아요. 첫 번째로 이런 빗자루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에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하고 또 전화를 돌려보기도 하고 거절도 사실 많이 당했거든요.
[앵커]
뭐라고 거절하던가요?
[답변]
그러니까 비용 문제죠. 제가 말하는 대로 제 아이디어대로 제작은 해 줄 수 있는데 소량 제작이 많이 안 돼요. 수천 개를 제작해야지만 생산이 가능하고 그 비용도 먼저 대납, 선납을 해야지만 제작이 가능하더라고요.
[앵커]
네, 알겠습니다. 어쨌든 현장에서 직접 필요성에 의해서 만드는 게 가장 최적의 상품이 나온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게 되네요. 혹시 전공은 어떤 거셨어요? 손재주가 있었다거나 발명에 재주가 있으셨나요?
[답변]
아닙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라는 운동을 좀 했던 운동선수 출신이에요.
[앵커]
아, 그래요?
[답변]
네. 그래서 운동선수를 그만두고 제가 이제 체력도 좋고 하니까 환경미화원에 한 번 입사해보자 해가지고 제가 지원하게 됐습니다.
[앵커]
요즘 경쟁률 얼마 정도 합니까?
[답변]
제가 입사했을 당시에는 한 6년 전, 7년 전이었는데요. 그때가 한창 환경미화원분들 입사 뉴스에도 많이 나오고 그랬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500명이 지원을 해가지고요. 15명을 뽑았는데 제가 14등으로 입사했거든요.
[앵커]
그래요?
[답변]
제가 운동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체력 시험이 굉장히 요즘 많이 힘들어졌더라고요.
[앵커]
사실 이거 정말 개인이 발명한 거는 물론 박수받을 일이긴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은 들거든요.
[답변]
네, 맞습니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손재주가 있어가지고 빗자루를 만들 줄 아시는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저렇게 본인이 숱을 자르기도 하고 붙이기도 하고 엮기도 하고 가벼운 걸로 바꿔 끼우기도 하고 이런 식으로 대안을 만들어서 사용하시는데요. 문제는 새로 들어온 신입사원분들이라든가 아니면 빗자루를 만들 줄 모르시는 분들이 많이 계세요. 그런 분들은 무리하게 시중에 나온 빗자루를 사용하기도 하고 얻어 쓰기도 하는데요. 이 빗자루를 시작으로 해서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기회가 되시면 특허 내셔서 나라에서 구매해서 다 보급도 해 주는 그런 결과로 이어지면 좋을 거 같은데요. 지금까지 태병석 미화원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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