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패권 경쟁은 경제 안보 전쟁... 美는 中의 첨단기술 계속 규제할 것" [제24회 서울국제금융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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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기업이 일반적으로 (미국에 비해) 뒤처진 건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접근권을 가지게 된다면 충분히 따라올 수 있다. 미국은 중국이 최첨단 칩을 만들지 못하도록 계속 방해할 것이고 반도체가 국가정책, 무역전쟁, 분쟁 등 이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밀러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실제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그래서 이러한 경제·정치 의제 때문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접근성을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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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FIND·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크리스 밀러 터프츠대 교수는 "중국이 더 많은 진보를 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한 가지는 미국이 제한을 많이 걸어뒀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밀러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역사학 학사, 예일대에서 박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터프츠대에서 교수를 맡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저서 '칩 워'를 통해 최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패권 전쟁이라는 관점에서 조명했다. 기술과 국제정책 그리고 경제변화까지 종합해 엮어낸 이 책은 파이낸셜타임스의 '2022 올해의 경영서적'으로도 선정됐다.
먼저 밀러 교수는 "오늘날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각종 제조기술, 시설, 소프트웨어 툴 등을 전 세계 공급망에서 가져와야 한다"며 현재 지정학적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배경을 짚었다. 30년 전 미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시스템을 바탕으로 헤게모니를 만들었듯 최근에는 반도체를 둘러싸고 이 같은 패권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버튼을 누르면 목표물을 정확하게 맞히는 미사일과 현대의 반도체는 연산력과 컴퓨팅 파워가 성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밀러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실제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그래서 이러한 경제·정치 의제 때문에 중국이 반도체 기술을 확보하고 접근성을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현재 반도체 공급망이 대만해협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 세계적 위기감을 고조시킨다. 세계 최첨단 시스템 반도체의 92%가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에서 생산된다. 밀러 교수는 "그래서 반도체 산업이 지정학적인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며 "특히 무기 경쟁과 연관이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제재도 이의 연장선이다. 미국은 최근 인공지능(AI)용 GPU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지 못하도록 대중국 제재를 강화해 가고 있다. 이에 대해 밀러 교수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반도체)이 있긴 하지만 최신형은 아니다"라며 "만약 공급망에서 단절된다면 방법을 찾는 데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또 "공급망 문제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에서 중국의 역할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이러한 미·중 갈등 상황에서 미국이 우위를 쥐고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 밀러 교수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놨다. 그뿐만 아니라 이 같은 견제로 타격을 입는 것은 비단 중국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제재로 인한 비용을 누가 얼마나 부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밀러 교수는 "현재 거의 모든 반도체 기업들이 이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미국의 GPU 설계회사 엔비디아도 대중 반도체 제재 발표 당일 판매량이 8% 줄었다"며 "이 비용을 어느 정도 나눠 가질 필요가 있고, 그 보상도 충분히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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