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미룬 송영길에 들끓는 민주당…비호한 '친명' vs 비판한 '비명'

류정화 기자 2023. 4. 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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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화살은 송영길 전 대표에게 향하고 있죠.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송 전 대표에게 이재명 대표가 직접 '귀국을 요청' 했지만 송 전 대표는 즉답을 피했죠. 오늘(19일)은 '더미래' '더민초' 등 당내 의원모임이 잇따라 송 전 대표의 빠른 귀국을 촉구했는데요. 오늘 현지 특파원들을 만난 송 전 대표는 토요일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겠단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내가 그 얘기도 했어. '성만이 형이 좀 연결해 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 {누구한테?} 영길이 형한테. 내가 조금 '성만이 형이 준비해 준 거 가지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유 잘했네, 잘했어' 막 그러더라고…]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살포를 송영길 전 대표가 알고 있었던 정황이 녹취로 공개가 됐습니다. 어제 JTBC 뉴스룸이 보도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과 강래구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의 통화내용입니다. 강 감사가 이성만 의원이 준비해준 걸로 '인사했다'고 하자 송 전 대표가 "아유 잘했네 잘했어"라고 했다는 겁니다. 여기에 '돈 봉투' 전달을 송 전 대표, 즉 '영길이 형'한테 보고한 정황, 그리고 '영길이 형'이 돈 봉투를 직접, 많이 처리한 정황까지 녹취에 담겼습니다.

[이정근/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강래구 감사와 통화) : 그냥 우리는 왜 저번에 왔을 때 강 감사님께서 이렇게 신나게 주셨잖아. 그러면 이제 우리는 됐으니까 그냥 이제 더 안 해도 되는 건가?]

[강래구/한국수자원공사 감사 (이정근 전 부총장과 통화) :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 아직도 (전당대회까지) 20일 정도가 남아 있는 거 아니에요. 그니까 뭐 막판에 스피치 낼 때 한번씩 더 해가지고… (선거를 돕는) 누구 얘기를 하길래 '참 열심히 하네요' 그랬더니만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 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내용은 모르고,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앞서 돈 봉투 의혹은 '개인적 일탈행위'고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했던 송영길 전 대표, 좀 다른 입장을 내놔야 할 것 같은데요. 지시를 했는지 아닌지, 아니면 알았는지 몰랐는지, 알았다면 언제 알았는지에 대해섭니다. 송 전 대표는 프랑스 파리에 머무르고 있죠. 당의 귀국 요청에 즉답을 피하고, 22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한 데 대해 민주당 의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지금 당 상황이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의 전면적인 공세에 직면한 데다 여론도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숨는 자가 범인이라고 합니다. 당당하면 나와서 설명하면 될 터인데, 왜 외국으로 도망가서 자꾸 뒤에서 수군수군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출국하게 된 과정도 사실 외국으로 도망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 당내 최대 의원 모임 '더미래'는 송 전 대표에게 조기귀국해 의혹을 밝히라고 정식 요청했습니다. 귀국을 미루며 외국에서 기자회견 한다는 건, 전직 당 대표로서 매우 부적절하다는 겁니다. 과거 당 대표 시절 민주당 의원들의 LH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탈당 권고 ·출당 조치를 했던 전례를 들어 비판했고 당 차원의 강력하고 엄중한 조치도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 더민초도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일단 고개를 숙였습니다. 더민초 역시 송 전 대표를 향해 조속히 귀국해달라고 했고 당 차원에선 사실관계 확인과 엄중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번 위기를 당의 쇄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윤영덕/'더민초' 운영위원장 : 공개되는 녹취의 내용은 상당히 충격적이고 구체적입니다. 저희는 이번 기회에 우리 당에 아직 구태가 남아 있다면 모두 드러내 일소하고, 완전히 새로운 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돈 봉투 의혹'을 뒷받침하는 녹취 내용이 충격적이고 구체적이라는 '더민초' 의원들의 말과는 달리 당내에선 녹취록의 신빙성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정근 녹취록'에 송영길 전 대표의 육성은 공개되지 않았고, 송 전 대표가 연루된 정황은 '전언일 뿐'이라거나 문제의 녹취록은 짜깁기고 검찰이 흘린 거 아니겠냐는 주장입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직접증거로서의 관련 내용이 있는 것인지는 저는 조금 의심스러워서… 전체적인 맥락이 아니라 둘만의 대화의 전언인데, 과연 그러면 이정근 씨가 그동안에 엄청 가깝다고 얘기를 많이 해왔는데 그 내용이 저는 왜 공개가 안 될까…]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녹취파일도 지금 상당히 원본이 아닌 편집된 파일들 아니겠습니까? 짜깁기 된 파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연이어서, 연달아서 사고가 계속 터진다, 수사기밀이 유출된다라고 한다면 그 수사팀도 문제가 있겠지요.]

녹취록의 개연성과 신빙성은 높지만 그런 녹취록도 나중에 가짜로 드러난 적도 있다는 주장도 있었는데요. 예로 든 게 이른바 '첼리스트 의혹' 정확히는 '첼리스트 남친 녹취록' 이었습니다.

[김남국/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첼리스트 의혹, 그것도 역시나 마찬가지로 굉장히 구체적이고 사실에 가까운 내용들이다라고 녹취록을 신빙했지만 실제 또 수사 결과는 그거와 달랐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 녹취록만을 가지고 모두 다 사실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천하람/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첼리스트 의혹은 본인이 나섰던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가 얘기했던 거고 이거는 이제 현역 의원들을 포함해서 민주당의 굉장히 중요한 정치인들이 직접적인 대화 내용이 오고 간 그런 사건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가 사과 메시지를 내놓은 것 자체가 개연성은 충분히 당에서도 높게 보고 있다라는 하나의 방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정근 녹취록' 보도를 가장 열심히 해온 게 저희 JTBC입니다. 녹취록의 출처, 검찰이 아니라는 것, 어제 뉴스룸에서 분명히 밝혔고요. 검찰 역시 "검찰이 제공한 게 아님에도 사실과 다른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지난 해 말부터 돈 봉투 의혹을 취재해온 임지수 기자는 당시 송 전 대표도 취재했지만 입장을 밝히지 않고 프랑스 파리로 출국했다고 했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우리가 무언가 검찰로부터 자료를 받아서 보도한 것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죠?} 네,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이번 민주당 돈봉투 전당대회 사건이 불거지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인 지난해 말부터 저희가 송영길 전 의원에게 계속해서 이 내용에 대해서 입장을 물었었습니다. 그때는 송 전 대표가 저희에게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프랑스로 출국을 했고…]

민주당에선 녹취록에 등장하는 '돈 봉투'에 든 금액이 크지 않다는 방어논리도 등장했습니다. 검찰이 본 '돈 봉투' 전체 액수는 9400만원입니다. 국회의원과 원외 인사들, 캠프 직급에 따라 50~300만원이 든 봉투가 전달됐다는 건데요. 정성호 의원은 "국민들이 보기엔 금액이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실무자들의 차비와 식대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비판이 일자 오늘은 "돈의 사용처를 추측하며 불필요한 얘기를 하는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 했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에선 오늘도 '실비'다 '관행'이다, 비호하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사실 국회의원이 300만원 때문에 당대표 후보를 지지를 바꾸거나 이럴 가능성은 매우 낮은데요. 50만원은 사실 이게 한 달 밥값도 안 되는 돈이기는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돈은 아마 실비이지 않을까, 이런 예상은 합니다만 이런 관행도 사실 사라져야죠.]

정회원 여러분은 이런 해명, 어떻게 보시나요. 국민의힘에선 즉각 '경악할 일'이란 반응이 나왔습니다. 표심을 돈으로 사는 것, 사실이라면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사안이라는 겁니다.

[이철규/국민의힘 사무총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경악할 일이죠, 이것은. 지금 단돈 10만원, 20만원의 향응 제공도 의원직이 날아가고 공직이 날아, 선출직들이 직을 내놓는데 300만원, 이런 500만원이 작은 돈이다. 선거의 공정성, 이런 공명선거 이거 자체를 근간을 흔드는 납득하기 어려운, 공감하기 어려운 발언이다.]

저도 사실 2023년에 돈봉투 의혹을 뉴스에서 전해드리게 될지는 몰랐는데요. '돈 봉투' 얘기는 정치선배들에게 '전래동화'처럼 들었었다는 여야 MZ 정치인들의 이야기도 들어보시죠.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86 운동권들의 도덕성이 다시 한번 국민들 앞에 낱낱이 드러났다. 이분들이 젊을 때는 새천년 NHK에서 도우미 불러서 노시다가 나이 들어서는 당권 잡겠다고 돈봉투 돌리다가 국민들한테 걸린 사건이다.]

[류호정/정의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거마비다, 식대 정도였을 거다'. 무슨 이게 유니콘을 타고 온 것도 아니고 무슨 거마비가 MZ세대 한 달 월급에 육박하는, 혹은 더 많은 돈일 수가 없잖아요, 뭘 먹고 타길래. 그런 해석을 힘내서 하고 있는 이 정신세계가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

그런데 여기서 잠깐 민주당에서 '돈 봉투' 의혹을 방어하는 사람들 다시 살펴볼까요. '녹취는 짜깁기'고 '50만원은 한달 밥값도 안 된다'고 말한 건 현직 당 최고위원입니다. 당 대변인과 이 대표의 40년 지기, 이 대표의 전직 수행실장도 '돈 봉투' 의혹 비호하고 나섰죠. 모두 친 이재명계, 당 지도부에 속한 의원들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서 이 대표가 고개 숙이며 했던 사과, 진정성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요. 가뜩이나 대표 자체가 '사법리스크'에 직면해있다는 게 여당의 비판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17일) :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이번 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당대표로서 깊이 사과드립니다. 당은 정확한 사실 규명과 빠른 사태 수습을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오늘 민주당 최고위에선 이른바 '친문' 위원들만 '돈 봉투' 의혹을 언급했는데요. '돈 봉투 의혹' 민주당이 어떻게 처리하게 될지 다정회에서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돈을 주거나 받은 게 아니라면서 왜 녹취록에 그런 말들이 들어가 있는 것입니까? 도대체 송영길 캠프에서 어떤 일이 있었기에 거짓이라고 믿고 싶은 그러한 말들이 녹음되어 있는 것인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송 전 대표 본인의 당대표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인해 당이 치명적인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사태 수습을 위한 마땅한 책무를 저버려서는 안 됩니다. 송영길 전 대표가 있어야 할 곳은 프랑스 파리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앞입니다.]

송영길 전 대표는 오늘 파리에서 현지 특파원들을 만났는데요. 이재명 대표의 귀국 요청과 당내 여론에 대해 답할 거라고 했던 일각의 기대와는 달리, 구체적인 입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밝히겠다고 미뤘습니다. '5선 의원'과 당 대표, 인천 시장을 지낸 당 상임고문이자 민주당의 책임있는 정치지도자라고 송 전 대표의 경력을 읊은 오늘 민주당 의원들의 성명이 무색하게 됐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귀국 미룬 송영길…비호한 '친명' vs 비판한 '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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