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숍 준비한다고 했는데…” 전세사기 피해자 박모씨 빈소 이틀째 ‘쓸쓸한 추모’

▲ 19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인천지역 3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자 박 모씨의 빈소 앞에 추모 화환이 놓여 있다. 2023.4.19연합뉴스

정선이 고향으로 최연소 육상 국가대표 출신인 전세사기 피해자 박 모(31)씨의 장례 이틀째인 19일 장례식장에는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 분위기 속에서도 고인을 위로하는 메시지가 눈길을 모았다.

빈소가 마련된 인천 모 병원 장례식장 빈소 입구에는 이씨가 어린 시절 육상 선수로 활동했던 체육단체와 당시 지도자·동료 등이 보낸 화환 10여개 놓여 있었다.

화환에는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 ‘천국에서 편히 쉬소서’, ‘사랑하는 제자.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거라’ 등의 추모 메시지가 적혀 있어 추모객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관계자는 “박 모씨는 과거 강원도·부산·울산 등지에서 육상선수로 활동했고, 인천에는 혼자 와서 지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과거 10년간 A씨를 지도했던 코치 B씨는 “울산에 있어 미처 조문을 가지 못해 화환만 보냈다”며 “옛 동료 선수들이 오늘 저녁 늦게라도 빈소를 찾아갈 예정이라고 들었는데 저는 함께 가지 못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애견숍을 준비한다며 전화로 근황을 전했는데 갑작스럽게 비보를 듣게 돼 황망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유족들은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정중하게 답변을 거절했다.

유족들은 20일 오전 5시 30분 발인식을 할 예정이다. 장지는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이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2시 12분께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집에 남겨진 유서에는 전세사기 피해 등으로 처지를 비관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