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서 어떻게든 해보려 했는데..." 고우석,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MD잠실]
[마이데일리 = 잠실 심혜진 기자]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한 달여가 지났지만 태극마크의 책임감을 다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운 듯했다.
고우석은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고우석은 지난 3월에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연습 경기를 치르다 오른쪽 어깨 통증을 느꼈다. 결국 WBC 본선 무대에서 아예 등판하지 못한 고우석은 귀국 후 받은 정밀 검진에서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발견돼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고우석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았다. 2군에서 두 차례의 실전 등판을 마치고 지난 18일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마운드에 올랐다.
4-4로 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6km를 찍었다. 몸상태가 완벽하다는 신호였다.
염경엽 감독도 만족감을 표했다. 염 감독은 "직구스피드, 변화구 등이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개인은 물론 팀에게 다 좋은 결과였다. 승리조를 확실하게 셋업할 수 있게 됐다"고 웃어보였다.
1번 박민우를 상대로 직구만 5개를 연속으로 던진 것에 대해서 고우석은 "던지면서 몸이 풀리는 경향이 있다. 던지면서 제구가 잡혔다고 느꼈고, 그 다음부터는 변화구도 섞어 던졌다"며 "하루 지나고나서도 몸상태는 좋다. 재활 경기 포함 3경기 던졌다. 아직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큰 이상은 없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고우석은 오릭스와 평가전에서 다친 후에도 캐치볼을 하며 어떻게든 돌아오려 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그 당시를 되돌아본 고우석은 "생각을 안 할래야 안 할 수 없다. 그 때 당시에는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다. 열심히 해봤는데 팔이 안 되더라. 준비를 많이 했는데 좀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고우석의 목소리는 떨렸고, 울음을 참으려는 듯 말이 끊기기도 했다. 감정을 추스리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솔직히 경기에 나가서 못 던질 수도 있고, 잘 던질 수도 있다. 그런 건 힘들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그런데 그런 시도조차 못한 게 가장 무섭고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어제 내가 어떻게 던졌든 우리 팀이 졌다. 그래서 지금 인터뷰를 하는 게 맞나 하는 생각도 했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매년 열리는 대회도 아니고, 또 제가 언제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뭐라도 해보고 싶었지만 시도조차 못했다. 그래서 더 아쉽다"고 거듭 아쉬움을 보였다.
고우석은 빠르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고우석은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지 나가서 하고 싶다.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서 태극마크를 피하고 싶다거나 부담스럽게 생각한 적은 없다. 앞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 계속 기량을 쌓아올려서 대회에 나갈 때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대표팀에 나가면 그래야 하고 팀에서도 마찬가지다. 구단에서는 연봉을 받기 때문에 그런 사실 하나만으로도 열심히 해야 할 이유는 넘친다"고 강조했다.
[고우석. 사진=심혜진 기자, 마이데일리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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