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민주당 돈봉투 의혹’ 핵심 강래구 2차 조사···구속영장 청구할 듯
조만간 구속영장 청구할 듯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19일 강래구 한국감사협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6일에 이은 두 번째 조사이다. 검찰은 송영길 전 대표 당선을 위해 돈봉투 살포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강 협회장의 구속영장을 조만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김영철)는 이날 피의자 신분인 강 협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지난 12일 윤관석·이성만 의원과 강 협회장,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 등을 압수수색한 뒤 나흘 만인 지난 16일 강 협회장과 그 측근 강화평 전 대전 동구 의원을 불러 조사했다. 지난 18일에는 이 전 부총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이 이날 강 협회장을 두번째 불러 조사한 것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지난 16일 강 협회장을 조사한 검찰은 이틀 뒤 이 전 부총장을 소환해 혐의를 다졌고, 이를 토대로 이날 보강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청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 16일 강화평 전 의원을 상대로 강 협회장과 이 전 부총장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돈봉투 의혹의 ‘키맨’으로 꼽히는 강 협회장의 혐의를 다지는 데 일단 집중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를 통해 강 협회장의 신병을 확보한 뒤 돈봉투 전달에 관여한 의원들로 수사를 넓혀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혐의사실이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음성파일을 통해 고스란히 보도되는 상황인데다 의혹에 연루된 인물들이 정치적 친분 관계로 얽혀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도 크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강 협회장이 돈봉투 살포의 지시·권유, 자금 조달, 교부 등 모든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직 의원·지역본부장·지역상황실장에게 뿌려진 돈 9400만원 중 8000만원을 강 협회장이 지인에게서 받았고, 900만원은 직접 지역본부장 10여명에게 나눠주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돈봉투 배포 정황이 담긴 이 전 부총장의 휴대전화 녹음파일을 대거 확보한 터다. 녹음파일에는 2021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강 협회장이 “저녁 먹을 때쯤 (윤관석 의원에게) 전화 올 거다. 그러면 10개 줘라”, “50만원씩만 정리해서 봉투를 나한테 만들어서 줘”라고 말한 내용 등이 담겨 있다.
JTBC가 이날 공개한 2021년 4월10일자 녹음파일에는 ‘스폰서’로 의심되는 인물 김모씨도 등장한다. 이 전 부총장이 “(돈이) 필요하면 누구한테 요구를 해. 저기한테? OO이한테?”라고 말하자 강 협회장은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잖아. 다른 스폰이 있어요?”라고 했다. 강 협회장은 “OO이 형 월요일날 오면 ‘밥값이 없다. 현찰로 좀 마련해줘라’ 얘기하고, ‘얼마?’ 그러면 ‘1000만원’ 이렇게 해야 한다”며 “그러면 얘는 100만원을 생각하고 있다가 1000만원을 두들겨 맞고 500을 갖고 온다”고 했다.
녹음파일에는 2021년 10월말 윤 의원이 이 전 부총장에게 ‘김씨 자녀가 이재명 대표의 대선 캠프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윤 의원은 “(김씨 자녀가)오늘부터 출근했다. 정무팀에 내가”라며 “ 여기저기 얘기하고 다니지 말고”라고 입단속을 했다.
검찰은 녹음파일 내용을 뒷받침할 증거와 진술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녹음파일에는 이 전 부총장이나 강 협회장이 타인에게서 들은 내용도 상당수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법원은 전문진술(타인에게서 들은 말을 옮긴 것)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에서 법원은 ‘정영학 녹취록(녹음파일)’의 제작 경위, 맥락 등을 면밀히 살펴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은 정 회계사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고 선별적으로 녹음했다며 유죄 근거로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곽상도 전 의원 뇌물 사건을 심리한 1심 법원은 녹음파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면서도 경우에 따라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녹음파일에 담긴 김씨 말 일부는 실체가 없고 허황되다고 판단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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