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미분양 주택 '7.5만가구'… '악성 미분양' 증가 추세

정영희 기자 2023. 4. 1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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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4월 월간 부동산 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3월 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률은0.54%로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수도권 월간 주택매매거래량은 1만7000가구로 지난달 1만 가구에 비해 67.4% 증가했다./사진=뉴시스
고금리 여파로 지난해부터 침체되기 시작한 부동산 시장에서 전국적으로 주택 매매 가격 하락 폭이 줄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되는 등 위축 분위기가 다소 풀린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졌던 가파른 미분양 주택 증가세도 둔화됐으나 공사 후 미분양 주택은 오히려 늘었다.

19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4월 월간 부동산 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낙폭보다 0.33%포인트(p) 개선된 -0.54%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3월 지방 아파트 가격은 광역시 대비 8개 도의 하락세 둔화가 두드러져 전월보다 0.06%포인트 줄어든 0.38% 하락에 머물렀다.

2월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많은 1만7240가구로 집계됐다. 인천과 경기의 거래량이 전년 대비 각각 9.1%와 16.8% 증가하며 수도권 지역 주택 매매거래 증가세를 주도했다. 반면 서울 지역은 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 감소세(13.9%)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지방에서는 총 2만2951가구가 매매거래됐다. 광역시를 제외한 8개 도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거래량이 10.8% 증가(6421가구)하며 시장의 활성화 정도를 드러냈다. 건산연은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정책 발표로 인해 매도자의 판매 유인이 감소함에 따라 이러한 거래 증가의 흐름이 계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설명했다.

집합건물 생애최초 구입자 비율은 전체 매매거래의 48.0%를 기록했다. 연초 시행된 금융규제 완화와 특례보금자리론 시행으로 인해 자금조달 가능성이 늘어나 높은 금리에도 불구하고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월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2.62%, 월세가격은 0.42%만큼 각각 하락했다. 전월 대비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하락세가 짙다. 수도권의 하락폭(3.56%)이 지방(1.75%)에 비해 컸다. 그동안의 수도권 전세 상승 폭을 고려한다면 수도권 하락세가 가파른 점을 특이점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건산연의 설명이다.

월세가격은 지난 6개월간 지속해서 상승폭을 줄이거나 하락폭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개됐지만 2월 들어 처음으로 낙폭이 줄어드는 추세가나타났다. 올해 들어 수도권 월세통합가격은 지방(-0.43%)보다 큰 1.37%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2월 기준 전국 주택 인허가 수는 전년 누적 대비 22.5% 감소한 5만4000가구에 머물렀다. 수도권과 8개 도가 24.9%, 32.6% 감소한 가운데 지방광역시의 인허가는 민간과 공공부문 모두에서 증가했다.

전년 대비 2월까지의 수도권의 누적 아파트 인허가 감소율은 13.7%로 전월(68.4%)에 비해 나아졌다. 건산연은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2월 아파트 인허가 실적인 6600가구가 비정상적으로 적었던데 기인한 것으로도 해석할 여지가 있어 이를 경기 회복 신호로 인식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3월 분양물량은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만5000가구를 기록했으며 그 중 일반분양 물량은 1만가구 수준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분양물량은 8730가구로, 수도권 내 분양이 가장 많았던 지역은 경기 평택(3694가구, 공공분양)와 인천 서구(1292가구)이며 두 지역의 분양물량이 전체의 57.1%에 달했다.

지방에서의 3월 분양 물량은 6155가구로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연중 가장 많은 수치에 해당한다. 당월 분양이 증가했지만 전반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9.0% 줄었다. 지방 분양 물량이 전월 대비 많았음에도 미분양 전체 물량이 감소해 유입량 보다 소진량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달에는 수도권 4100가구, 지방 3400가구를 합한 7500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예년 평균보다 적은 물량이다. 건산연은 "향후 6개월 간 전국 입주 물량은 약 18만 가구로 전망되며, 그 중 상대적으로 수요가 많은 수도권이 9만 가구로 약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지난 2월 미분양 주택은 전월 대비 소폭(0.1%) 증가한 7만5000가구였다. 수도권은 전월에 비해 2.3%(284가구) 증가한 1만2541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았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6만2897가구로 전월보다 20.3%(205가구)줄었다. 미분양 주택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던 지난해 11월 11만1000가구에 비하면 월간 증가량이 크게 줄었다.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8554가구로로 전월 대비 1000가구 이상 증가했다. 수도권의 증가 속도가 특히 빠른 것으로 분석됐는데, 전월 대비 15.9%가 증가한 반면 전년 동기와 비교할 때 공사 후 미분양 주택 수는 157.4% 늘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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