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는 봤나? ‘작업복계의 명품’…“근로자에 의한, 근로자를 위한, 옷 만들었죠” [언박싱]

2023. 4. 19.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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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박병주(49) 코오롱FnC 볼디스트 브랜드 팀장이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복합문화공간 ‘꼴라보하우스 문래’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신주희 기자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작업복계의 명품’

볼디스트를 입은 작업자(워커)들이 붙인 수식어다. 여기서 명품이란 표현은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는 뜻이 아니다. ‘품질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대개 인부들의 작업복은 3~5개월 입고 구멍이 나 버려지는데, 볼디스트의 옷은 몇 년을 입어도 해지지 않는다는 게 작업자들의 후기다.

2020년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워크웨어 브랜드 볼디스트를 전개하며 워크웨어 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에서 다소 생소하지만 워크웨어는 한마디로 ‘작업복’이다. 2021년 워크웨어 글로벌 시장 규모만 이미 162억달러(21조원)에 이른다. 코오롱FnC가 자체 조사한 국내 워크웨어 시장은 약 1조원 규모다.

타깃 소비자가 명확한 만큼 볼디스트는 ‘근로자의, 근로자에 의한, 근로자를 위한 워크웨어’라는 게 코오롱FnC의 설명이다.

19일 오전 박병주(49) 코오롱FnC 볼디스트 팀장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복합문화공간 ‘꼴라보하우스 문래’ 볼디스트 론칭 행사에서 만났다. 박 팀장은 작업복이라는 말 대신 워크웨어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는 “옷이 전문성을 드러내듯, 작업복이 ‘그냥 노동자가 입는 옷’이 아니라 그들의 직업 의식과 전문성을 드러내는 수단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코오롱FnC가 워크웨어 시장에 뛰어든 계기는 B2B(기업간 거래) 유니폼 사업에서의 아이디어 덕분이었다. 코오롱FnC는 국내 대기업을 포함해 총 350여개 기업의 유니폼을 제작해 납품한다. 일선에서 지켜본 근로자들은 좋은 작업복에 대한 니즈가 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아시아에는 워크웨어 브랜드가 거의 없어 이들이 좋은 워크웨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북미, 호주 브랜드를 직구하는 수밖에 없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복합문화공간 ‘꼴라보하우스 문래’ 볼디스트 론칭 행사 전경. [코오롱 FnC 제공]

근로자들을 위한 옷이기 때문에 볼디스트는 내구성과 보호·수납 기능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박 팀장은 “모든 아이템은 워커(근로자) 중심으로 개발됐다”며 “기능이 디자인을 만드는 워크웨어”라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볼디스트 재킷의 소재, 주머니 각도·개수 등 모든 디자인은 실용성을 위해 디자인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를 위해 제품 기획 단계부터 작업자들의 의견에 귀기울였다. 지난해 볼디스트는 코오롱몰 내 브랜드관에서 운영 중인 워커스랩을 통해 신규 안전화에 대한 출시 계획을 알렸다. 실제 작업자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논의하고 이름까지 공모했다. 그렇게 탄생한 안전화가 바로 ‘볼트’다.

안전을 위해 소재에도 공을 들였다. 볼디스트 아라미드 라인에 사용되는 코오롱 아라미드(헤라크론)는 방탄복, 5G 광케이블 보강제 등 주로 산업용에 사용되는 소재다. 강철보다 5배 강한 인장도와 500℃가 넘는 온도에서도 불이 붙지 않는 내열성을 갖췄다.

고기능 소재인 만큼 가격도 일반 작업복보다는 비싸다. 팬츠는 10~20만원대, 재킷은 20~30만원대다. 그는 일반 작업복보다 가격이 비싼 만큼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공들인 만큼 소비자들은 제품을 알아봤다.

박 팀장은 “작업복은 한 번 입고 버리는 옷이었는데 저희 옷은 몇 년간 입고 AS도 되니 워커들에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리뷰를 보면 ‘아버지가 30년 동안 인부로 일을 했는데 좋은 작업복 한 벌 장만해 드리기 위해 볼디스트를 구매했다’며 감동적인 사연도 눈에 띈다”고 덧붙였다.

최근 카고 바지와 같은 워크웨어가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일반 소비자들에 사이에서의 인기도 뜨겁다. 지난달 더현대서울에 오픈한 볼디스트 팝업스토어의 일반 소비자 비중은 약 60%에 이를 정도다. 그러나 볼디스트는 ‘근로자를 위한’ 워크웨어를 당분간 고집할 계획이다.

그는 “오히려 대중적인 라이프스타일 패션보다는 워커들의 취미 등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라인을 확장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워커분들의 취미 활동이 대부분 비슷한 편”이라며 “캠핑, 모터사이클 등이 취미로 인기가 있는데 이러한 니즈를 공략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볼디스트의 담대함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워크툴로서 워크웨어가 전개됐다면 앞으로는 워크웨어를 통해 대한민국의 노동 문화를 바꿔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근로자들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워크웨어를 접근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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