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찰위성 1호기 발사 임박... 4월 26일 한미정상회담 겨누나
광명성보다 몸집 커져... 육각기둥 모양
"1톤 이상 위성 탑재체 발사 가능할 듯"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 발사 초읽기에 들어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하며 “4월 현재 제작 완성된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계획된 시일 안에 발사할 수 있도록 최종 준비를 끝내라”고 지시하면서다.
정찰위성은 김 위원장이 2021년 1월 8차 당대회에서 확정한 ‘5대 국방과업’ 중 하나로 북한은 올 4월까지 첫 발사 준비를 끝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제작이 완성됐다”고 공식화한 만큼 북한의 1호 정찰위성 발사가 임박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일각에선 오는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을 겨냥해 도발 효과를 극대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최종 시험’ 이어 4개월 만
북한 관영매체들은 19일 김 위원장의 전날 현지지도 사실을 전하면서 “앞으로 연속적으로 수개의 정찰위성을 다각 배치해 위성에 의한 정찰정보 수집능력을 튼튼히 구축하는 데 대한 전투적 과업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최종 단계 시험을 진행했다며 올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보도를 보면 당초 목표로 했던 시간표대로 개발이 완료된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정찰위성 개발은 미사일 도발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상당한 위협이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이미 완성했거나 개발 중인 다양한 미사일과 핵투발 수단을 목표에 명중시키기 위해 필요한 정확한 위치 및 이동 정보를 실시간에 제공받기 위한 목적임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정찰위성 개발이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 움직임에 대한 대응 차원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김 위원장도 “미국의 확장억제력 제공과 한미동맹 강화” , “미제 핵항공모함과 핵전략폭격기 조선반도 상시배치”를 거론하며 정찰위성 개발을 정당화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과 남조선이 반공화국 군사태세를 더욱 강화하려고 획책하는 상황에서 군사정찰 수단을 획득하는 것은 국가주권과 정당방위권에 속한다”고도 했다.
육각기둥 모양 위성체… 300㎏ 추정
북한 매체는 이날 김 위원장이 △설계 도안 △위성 내부 구성품 △완성된 형태의 위성을 둘러보는 장면도 공개했다. 보안을 의식한 듯 흐릿하게 처리하긴 했지만 전문가들은 사진을 토대로 위성체는 과거 사각형 형태였던 광명성호와 달리 육각기둥 모양으로 무게는 300㎏ 정도 될 것으로 추정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전체 면적은 광명성 3, 4호보다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2기의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보이고, 저궤도에 최소 1톤 이상의 위성 탑재체 발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北 정찰위성, 최초 발사 시점은
주목되는 건 발사 시점이다. 북한이 이날 한미 안보협력 움직임을 정찰위성 개발 명분으로 언급한 만큼,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발사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문제의 주도권은 한미가 아니라 북한에 있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한미 정상회담 직전에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위성발사용 장거리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 측면에서 사실상 동일하기 때문에 북한이 위성용 발사체를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발사체 직립 및 연료 주입에 1주가량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불가능한 일정도 아니다.
반면 4월 내 발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특히 날씨나 풍속, 풍향 등 기상 조건이 맞아야 발사를 감행할 수 있는 만큼 굳이 한미 정상회담에 발사일을 맞추는 것은 과학적 접근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만 북한이 우월한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5월 24일 예정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세 번째 발사 전에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있기는 하다.
일각에선 북한이 ‘평화적 우주 개발’이란 점을 부각하기 위해 위성 발사 전 국제절차를 준수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교수는 “북한이 정당한 위성발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IMO), 국제전기통신연합(ITU) 등 국제기구에 발사 계획을 통보해 국제규범을 준수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발사 시점을 5~9월로 전망했다. 북한은 과거 광명성 발사 당시에도 계획을 사전에 알렸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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