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회복' 안성기 "4·19 민주평화상 과분…남은삶 사회위한 신명 바칠것"(종합)
박중훈도 안성기 수상 현장 참석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안성기가 4·19 민주평화상 수상 영예를 안으며 "남아있는 제 삶에서 열정을 다해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신명을 바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19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제4회 4·19 민주평화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4.19 민주평화상은 2020년 서울대 문리대 총동창회가 '4.19 혁명 정신'을 계승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제정한 시상식이다. 민주주의 정착 및 사회정의, 평화 구현에 기여한 사람을 선정해 매년 시상을 진행해왔다.
안성기는 지난 1993년부터 30년간 국제구호기금 유니세프의 친선대사로 활동하며 봉사 및 구호활동을 이어왔다. 평소 인권보호 및 인류애를 실천해온 행보, 2011년부터 재단법인 신영균예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공익사업을 이끌어온 공로 등을 인정받아 올해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간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 김정남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 김영란 전 대법관 등이 이 상을 수상했다.
이날 권숙인 심사위원장은 4·19 민주평화상의 캐치프레이즈가 '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열정'이라고 강조하며 안성기를 수상자로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안성기에 대해 "5세에 영화계에 데뷔한 이래 한국 영화에 헌신해오며 K컬처의 기반을 다졌다"며 "또한 국내 소외계층에 대한 봉사활동에 헌신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 지원이 필요한 예술인 자녀들과 어린이 영화에도 지원해왔다"며 "문화예술가들의 든든한 후원자이자 존경받는 리더로 4·19 민주평화상 취지에 적합하다 판단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상에 앞서 안성기가 주연을 맡았던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실미도' '라디오스타' '화려한 휴가' 등 영화의 일부 장면들이 상영되기도 했다. 이어 안성기는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박중훈 등 많은 인사들의 축하를 받았다. 박중훈은 이날 수상자 가족석에 자리하며 안성기의 곁을 지키는 모습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안성기는 수상 후 무대에 서서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우러나는 벅찬 감동을 느끼며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저는 다섯 살부터 일생을 바친 직업이 영화배우"라며 "그런데 민주주의를 향한 민주화 운동의 토대가 되고 우리 대한민국 헌법정신의 근간이 된 4·19 혁명정신을 기리며 제정된 4·19 민주평화상 수상자로 저를 선정해 주신 데는 무엇보다 어려운 용단이 따랐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안성기는 "그것은 아마도 영화배우라는 직업 활동보다 유니세프를 통해 국경을 초월해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길을 생각하며 살아온 제 삶과 활동에 따뜻한 평가를 해주신 덕분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와 관련된 상은 많이 받아봤지만 제게 4·19 민주평화상은 과분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한편은 송구스럽기도 한 특별한 상"이라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또한 안성기는 "저는 오늘 칠순을 넘어선 지금도 실천하고 꼭 지켜야 한다는 신념으로 살아온 제 인생관에 대해 처음으로 밝혀드릴 용기를 냈다"며 "한마디로 저는, 영화배우를 떠나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돌아가면 그저 평범한 대한민국의 토종 남자라는 의식 속에 살아왔고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수시로 자각하고 노력하며 살고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제 가까이 하느님이 지켜본다는 신앙 정신도 제 삶에서 용기와 힘이 돼줬다"며 "유니세프 등 구호단체나 문화예술 사회단체 봉사활동도 언제나 제 자신에게 주어진 또 하나의 책무로 생각했고 보람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한 걸음 물러나 틈틈이 스스로를 바라볼 때면 매사에 더 적극적이지 못한 것은 아닌지 부족함을 느끼기도 한다"는 고백도 전했다.
안성기는 "저는 이념이나 체제를 불문하고 우리 인간사회에서 이해관계의 충돌로 조직이나 계층 간의 불신, 갈등 구조가 생겨나고 증오와 대립, 싸움이 일어나는 대표적 요인이 힘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부자와 빈자, 양 계층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생각해 왔다"며 "힘 있는 사람이 힘없는 사람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며 부유한 사람들이 힘들게 살아가는 가난한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와 봉사, 나눔과 기부 문화 등을 활성화하는 따뜻하고 예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제가 인생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시기에 건강 문제가 생겨 한동안 투병 생활을 해왔습니다만, 이제 다시 거의 건강을 회복했다"는 근황도 전했다.
앞서 안성기는 지난해 9월 혈액암 투병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에 각계각층에서는 안성기의 빠른 회복을 기원해왔다.
끝으로 그는 "제게 주신 이 큰 상은 새로운 꿈을 갖도록 기운을 안겨준 소중하고 영예로운 선물이라 생각한다"며 "남아있는 제 삶에서 열정을 다해 제 작은 힘이지만 우리 사회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 신명을 바치려는 희망을 버리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특별 축사로 축하의 말을 전했다. 김 전 집행위원장은 "안성기 배우가 데뷔부터 67년간 국민배우로서 한국 영화계를 이끌며 오늘날 한국영화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수상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안성기 배우가 후배이지만 정말 좋아하고 존경하는 이유는 뛰어난 인품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관리에 철저한 것은 물론 인품까지 겸비해서 많은 영화계 선후배들이 그를 좋아하고 그의 포용력을 따른다"며 "최근 많은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많이 회복돼가고 계신데 앞으로 더욱 건강하셔서 좋은 영화를 만들 것이라 확신하며 뛰어난 활동을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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