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대통령실, 지금은 채워넣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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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청와대에 비해 절반의 인원이 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근무 여건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대통령실 실무진이 이같이 답했다.
이 같은 '소수정예주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슬림화' 공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직원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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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청와대에 비해 절반의 인원이 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근무 여건을 묻는 질문에 청와대 근무 경력이 있는 대통령실 실무진이 이같이 답했다. 대통령실에 누적된 만성 인력 부족이 느껴지는 호소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대통령실 직원은 정원 대비 80명 가까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업무가 줄었을 리는 없다. 잇따른 설화 탓에 여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못하는지라 정책 주도권은 여전히 대통령실이 꽉 쥐고 있다. 세종에서 파견 온 한 행정관은 “부처에서 일할 때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데도 매일 쫓기듯 일한다”고 토로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자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 직원들의 업무 과중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기자들과 접촉이 잦은 홍보수석실만 해도 최근 자의반 타의반으로 떠난 이들이 상당수지만 그 자리가 메워졌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이 같은 ‘소수정예주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실 슬림화’ 공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통령실 인력을 30% 축소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통령실 정원이 490명이므로 직원 수를 343명까지 줄여야 하는 셈이다. 지난해 말보다 직원이 더 줄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수십 명을 추가 감원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지난해 국회에서 “인력 충원 요청에 무조건 ‘안 된다’를 입에 달고 산다”고 호소한 배경이다.
대통령실의 인력난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 직원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에 남는 자들이 떠난 자들의 일을 덤터기 쓰는 일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사람은 뽑지 않고 기존 인력만 압박해 성과를 올리려고 하는 고용주를 두고 청년 세대는 ‘사람을 갈아넣는다’고 비판한다. 대통령은 “주 60시간 이상 근무는 무리”라고 했지만 정작 대통령실 직원들은 새벽 출근, 심야 퇴근을 당연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갈아넣기보다 채워넣기를 선택해야 할 때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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