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이걸 살려?" '모범택시2' 감독, 이제훈에 감탄…왜? [N인터뷰]

안은재 기자 2023. 4. 19.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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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 배우가 살려줄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졌다." '모범택시2' 이단 감독이 이제훈의 열연에 감탄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가 지난 15일 총 16부작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이제훈 배우는 모범택시 시리즈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매 순간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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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모범택시'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 배우가 살려줄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졌다." '모범택시2' 이단 감독이 이제훈의 열연에 감탄했던 순간을 회상했다.

SBS 금토드라마 '모범택시2'(극본 오상호/연출 이단)가 지난 15일 총 16부작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베일에 가려진 택시회사 무지개 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하는 사적 복수 대행극으로,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 21.0%(닐슨코리아 전국 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모범택시'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5월까지 시즌1을 방영한 뒤 시즌2로 돌아왔다. 콘텐츠 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모범택시2'는 방송 7주 만에 TV-OTT 통합 드라마 부문에서 시즌1까지 합쳐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며 지난 시즌보다 더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어 종영 후 곧바로 시즌3 제작 추진 소식을 알리는 등 한국형 시즌제 범죄스릴러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모범택시2'는 법망을 빠져나가는 가해자들에게 범죄 방식에 걸맞게 복수하는 '눈눈이이' 복수로 안방극장에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무지개 운수' 김도기(이제훈 분), 장성철(김의성 분), 안고은(표예진 분), 최주임(장혁진 분), 박주임(배유람 분)의 케미스트리와 코믹, 로맨스, 휴머니즘 장르를 오가는 멤버들의 '부캐' 플레이가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이단 감독은 서면 인터뷰를 통해 '모범택시2'를 마무리지은 소감을 밝혔다.

사진제공=SBS '모범택시2'

-'모범택시2'가 흥행을 거둔 것에 대한 소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많은 사랑을 받아 정말 감사하다. 제가 대본을 보면서 느꼈던 것을 시청자들과 함께 느낄 때 행복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분들과 함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함께 기뻐할 수 있음에 너무나 감사하다. "현실에도 김도기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라는 글을 볼 때 가장 기뻤고 또 서글펐다. 저 역시 그 마음으로 시즌2를 만들었다.

- '모범택시2' 연출(집필)에 있어 주안점을 둔 부분은.

▶'모범택시'에 사건의뢰를 하는 피해자들의 사연이 심각하게 다뤄질수록 김도기 기사가 신명나게 활약할 수 있는 영역에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 부분이 연출을 하면서 가장 고민이 되었던 지점이다. 시청자들이 전편을 사랑해주셨던 이유 중 하나는 잔혹한 현실의 디테일한 묘사와 사회고발적인 면이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놓고 가지 않으면서도 도기의 부캐 플레이를 해치지 않는 방법, 마냥 무겁지 않으면서도 시청자들이 사건 의뢰인들의 사연에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다.

너무 붕 뜨거나 너무 판타지적인 복수 방법은 오히려 시청자 입장에서 봤을 때 통쾌함이 남지 않을 것 같아서 좀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 밸런스를 조정하는 회의를 많이 했다.

-이제훈 배우와 함께 작업한 소감은.

▶이제훈 배우는 '컷!'과 '액션!' 사이에도 내내 김도기였다. 그만큼 긴장을 놓지 않고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였고, 모범택시 시리즈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한 자세가 느껴져서 저를 비롯한 스탭들 역시 몰입해서 일할 수 있었던 이유다.

읽을 때는 재미있는데 실제로 구현하기 어려운 장면들을 이제훈 배우가 살려줄 때가 많았다. 그 때마다 모니터 뒤에서는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너무 멋있어서 다들 숨죽여보다가 오케이 사인에 신음소리가 터졌다. "어떻게 이걸 살려요?"라고 물어보면 비밀스러운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액션씬에 대한 열정도 넘쳤다. "나를 굴려도 좋고 매다 꽂아도 좋다"라는 톡을 보내실 정도로. 많은 액션 씬들을 본인이 소화했다.

김도기 기사의 등장분량이 가장 많았기 때문에, 휴일 없이 거의 매일 촬영해야했고, 쉬운 씬이 하나 없었기 때문에 "이러다 정말 쓰러지시는 거 아냐" 할 정도의 강행군이었다. 그럼에도 항상 제 시간에 멋진 연기를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다. "이제훈 배우는 모범택시 시리즈를 정말로 사랑한다"는 사실이 매 순간 느껴졌다.

-시즌1에서 19세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고 지나치게 선정적인 연출로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시즌2 연출을 맡으면서 이와 관련해서 더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저 스스로가 폭력적이고 잔인한 장면을 보지 못한다. 그리고 정말로 악한 인간들은 제 손으로 폭력을 행하지 않는다. 폭력으로 인간을 길들이는 '시스템'을 만들고, 외형적으로는 선하고 세련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진짜 '빌런'이라고 생각한다. 악인의 잔인한 악행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악인이 무슨 짓까지 했을지 상상이 펼쳐질 때 오히려 끔찍함 증폭될 때가 있다. 15세 시청가로 조정이 되었고, 시즌1에 비해 복수보다는 구출이 주된 작전의 내용이라 전체적인 드라마의 톤이 많이 밝아졌기 때문에 연출도 자연스럽게 밝아졌다.

-시즌2에서는 자극적인 연출 부분이 많이 완화됐고 15세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는데 이 부분이 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있다면.

▶19세 관람가였다면 당연히 제약 없이 더 많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겠지만, 지상파 방송사는 지상파라는 공공재를 빌려 쓰는 만큼 많은 시청자들에게 너르게 닿는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그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배웠다. 주목해야할 점은, 시즌1을 보지 않고도 시즌2을 재미있게 본 시청자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시청자들이 시즌1을 역주행 했다. 시청등급과 아주 상관이 없는 결과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모범택시' 시즌3 제작이 추진되고 있는데 시즌이계속되면서의 고민은 무엇인가.

▶시즌제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인공과 함께 시청자들이 함께 늙고, 같이 성장하는 감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주연 배우들이 꼭 필요하고 작가님도 꼭 같이 해주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건 해결을 하는 패턴이 반복되면 시청자들이 예측 가능해지면서 흥미를 잃을 수 있기 때문에, 여러 시즌을 관통하는 보다 길고 큰 서사구조를 고안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현재처럼 2회씩 에피소드가 바뀌는 구성은 장단이 있었다. 속도감있는 전개는 좋지만, 빌런을 소개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고, 또 시원한 복수를 하기에도 분량이 짧기 때문에 개연성을 무시하고 가야하는 측면이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함께 슬퍼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기뻐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동시대의 기억을 공유하는 많은 시청자 여러분과 함께 호흡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기억해야 되찾을 수 있는 게 있어"라는 시즌2의 메시지가 시청자 여러분의 마음에 가 닿았기를 바란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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