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없어도 침체 대비 필요 … 분산투자로 리스크 줄여야"

송성훈 기자(ssotto@mk.co.kr), 박용범 기자(life@mk.co.kr),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3. 4. 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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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의 투자 세션
기업 자금조달시장 악화로
인수합병 등 경영활동 위축
상업 부동산 공실률 높아져
사모대출 '자금줄 대안' 부상
"대출 규제 세질수록 힘받아"
기회추구형 크레디트도 주목

"경기 침체 초기 단계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인수·합병(M&A) 등 모든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하지만 현 상황이 사모신용 투자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대체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우리도 선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사모신용 부문 공동대표)

SVB 사태로 대출시장 허들이 높아지며 기업 자금줄이 더욱 쪼그라들 것이라는 염려가 나오는 가운데 '신용' 전문가들이 사모신용펀드가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매일경제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개최하는 '2023 뉴욕 글로벌금융리더포럼(Global Financial Leaders Forum)' 두 번째 세션에서 알렉스 지 골드만삭스 사모신용 부문 공동대표와 티보 구르네 앵커리지캐피털그룹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연사로 나섰다.

한국계인 지 대표는 매사추세츠공대(MIT)를 졸업한 후 골드만삭스에서 30년간 근무했다. 구르네 CIO는 브라운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했고 2009년부터 앵커리지캐피털그룹에서 활약 중이다.

고금리로 글로벌 사모대출펀드 시장이 호황이다. 대체투자인 사모대출펀드는 일반 전문 기관투자자에서 자금을 모아 기업(부동산, 인프라스트럭처 포함) 등에 직접 대출을 하거나, 채권을 매입해 운용하는 사모펀드의 한 유형이다.

즉 부채성 증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로,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직접 대출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부실채권, 전환사채(CB)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중소기업을 상대로 하다보니 담보 조건이 까다롭고 요구하는 금리 수준도 높다. 이를 미들마켓(middle market)이라 한다.

두 전문가는 경기 침체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인했다. 지 대표는 "SVB 사태 이후 추가로 규제가 도입되면 기업 신용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며 "벌써부터 지역은행과 연관이 큰 상업 부동산 공실률 문제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현 상황이 사모신용 투자자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본다. 기업이 시중은행 대출에서 벗어나 대출 창구를 다각화해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 대표는 "사모신용펀드 규모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5배 이상 급증했다"며 "현재도 사모신용 투자자는 연 12~14%에 달하는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은행 대출 규제가 크게 까다로워지면서 기업이 사모신용펀드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며 "투자자 측에서도 공모 채권형 펀드에 비해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 연간 15% 안팎의 성장세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구르네 CIO도 "경기 침체 초기이다 보니 불확실성이 높은데 투자자 측에서는 일단 하방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기회추구형 크레디트펀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회추구형 크레디트펀드는 원금보호장치를 마련하면서도 10% 중후반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다. 예를 들면 건설 중인 물류센터 개발사업의 이익을 유동화하는 대출이 있다.

또 구르네 CIO는 균형 잡힌 분산 투자를 강조했다. "아직 기업 부도율이 높지 않지만 점차 높아질 것"이라며 "상호 연관성이 없는 업종 또는 방어적인 업종 위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욕 특별취재팀=송성훈 금융부장(팀장) / 박용범 뉴욕 특파원 / 윤원섭 뉴욕 특파원 / 김인오 뉴욕 특파원 / 강계만 워싱턴 특파원 / 문지웅 기자 / 채종원 기자 /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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