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조작' 폭스뉴스, 1조원 배상…언론 상대 최고액

기사내용 요약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보팅과 손해배상 합의

[월밍턴=AP/뉴시스] 미국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보팅시스템스의 변호인단이 18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월밍턴의 뉴캐슬 카운티 법정에서 나오고 있다. 도미니언은 2020년 미 대선 음모론을 제기한 명예훼손과 관련해 폭스사로부터 7억 8750만 달러를 받기로 합의했다. 2023.04.19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2020년 미국 대선 당시 선거 사기를 주장하면서 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거론한 폭스뉴스가 해당 업체에 1조원이 넘는 거액을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배상액은 언론사를 상대로 한 명예훼손 소송으로는 미 역사상 최대 금액이다.

법정 밖 합의 조건이 항상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 폭스사와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보팅시스템스 간 합의는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다.

폭스사는 투·개표기 업체 도미니언보팅시스템스에 7억 8750만 달러(약 1조 390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폭스는 도미니언이 개표기 관련 기술을 악용해 2020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 표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 표로 바꿔차기 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도미니언은 '가짜 뉴스'로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했다며 2021년 1월 폭스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합의 전까지 법적 분쟁은 2년간 계속됐다.

명예훼손 소송 사상 최고 배상액 기록은 지난해 미국 음모론자 알렉스 존스에 대한 법원 판결에서 나왔다.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 사건을 허위라고 주장해 온 극우 논객 알렉스 존스는 유족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이들에게 15억 달러(약 2조원)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오스틴(미 텍사스주)=AP/뉴시스]극우 보수주의 음모론 사이트 인포워스를 운영하는 알렉스 존스가 지난해 8월 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오스틴의 트래비스 카운티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2년 발생한 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샌디훅 초등학교 총격사건은 가짜라고 주장했다. 2022.8.5

앞서 미 육가공 업체 '비프 프러덕'은 2017년 '핑크 슬라임(pink slime.쇠고기 부산물에 암모니아수를 섞어 만든 식품 첨가물)에 관한 ABC뉴스 보도는 사실이 아니라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ABC의 소유주인 월트 디즈니사는 합의 비용으로 1억700만 달러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20년 전 텍사스주 배심원단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의 허위 내용으로 증권사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WSJ의 모회사 다우존슨&컴퍼니를 상대로 2억22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책정했다. 그러나 배상 금액은 이후 진행된 소송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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