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세금낭비 욕먹던 ‘162kg 함평 황금박쥐’…금값 5배 뛰었다

강재구 2023. 4. 19.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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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순금으로 만든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의 몸값이 급등했다.

황금박쥐상을 제작하며 27억원을 들여 매입한 금이 지금 시세로 약 137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설치된 황금박쥐상은 2008년 순금 162kg, 은 281kg 등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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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생태전시장에 있는 황금박쥐상. 연합뉴스

금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순금으로 만든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상’의 몸값이 급등했다. 황금박쥐상을 제작하며 27억원을 들여 매입한 금이 지금 시세로 약 137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설치된 황금박쥐상은 2008년 순금 162kg, 은 281kg 등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다.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동물인 황금박쥐(붉은박쥐)가 1999년 2월 대동면 고산봉 일대 폐금광에서 발견되자, 함평군은 2008년 이를 관광 상품화하기 위해 30억원가량의 예산을 들여 황금박쥐 조형물을 만들었다. 홍익대 디자인공학연구소가 제작한 이 조형물은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에 황금박쥐 다섯 마리가 날갯짓하는 모습이다.

황금박쥐 조형물 제작 당시엔 부정적인 여론이 많았다. 전시관의 접근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순금 매입 비용만 27억원에 달해 세금 낭비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금값이 치솟으면서 조형물의 가치 또한 덩달아 오르게 됐다. 이날 기준 금 1g당 시세인 8만4740원을 기준으로 보면, 137억2천만원 이상으로 가치가 올랐다. 매입 당시보다 5배가량 가격이 뛴 셈이다. 이를 두고 19일 온라인에서는 “골드 투자 성공했다”거나 “혈세 낭비가 아니라 자자손손 재테크가 됐다” 등의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금값이 뛰면서 황금박쥐상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19년 3월15일 새벽 3인조 절도범들이 황금박쥐상 전시관에 몰래 진입해 조형물을 훔치려다 붙잡힌 적도 있다. 이들은 황금박쥐상을 훔치려 시도했으나 사설 경비업체 경보장치가 울리면서 달아나 미수에 그쳤다. 당시 황금박쥐상의 가치는 85억원에 달했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생태전시장에 있는 황금박쥐상. 연합뉴스

순금을 이용한 조형물을 만들려다 예산 낭비 지적에 계획을 철회한 지자체도 있다. 전남 신안군은 2019년 순금 189kg을 매입해 황금 바둑판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당시 시세로 110억원가량의 예산이 필요했다. 신안군은 조례를 만들어 입법예고까지 나섰지만 예산 낭비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계획을 철회했다. 이후 금값이 오르자 신안군청은 이듬해 6월 “1년이 지난 지금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40억원 가까운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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