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 감성 담은 쿠페형 SUV, 르노 XM3 E-TECH 하이브리드
2023. 4. 19. 17:33
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 엔진에 전기 모터를 결합한 형태로, 친환경차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말 기준 자동차 누적 등록 대수를 보면 친환경차 비율은 전체 누적 등록 대수의 6.2%에 달하는 159만 대를 기록했으며, 이중 하이브리드가 117만 대를 차지하고 있다. 등록 차량의 증가세는 전기차가 높지만, 전체 규모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대다수다.
이런 흐름은 올해 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2023년 2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2월 친환경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2.1% 증가한 4.5만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 전체가 26만 대임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더욱 가파르다. 몇 년 전만 해도 하이브리드 엔진이 비주류 선택지였던 점과 달리 작년과 올해부터는 주요 선택지로 급부상한 게 영향을 미친다.
이런 흐름은 올해 더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집계한 2023년 2월 자동차 산업 동향에 따르면, 2월 친환경차 국내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32.1% 증가한 4.5만 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 전체가 26만 대임을 감안하면 상승폭이 더욱 가파르다. 몇 년 전만 해도 하이브리드 엔진이 비주류 선택지였던 점과 달리 작년과 올해부터는 주요 선택지로 급부상한 게 영향을 미친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선택하는 이유로는 가솔린 차량 대비 높은 연비와 안정적인 주행거리 확보, 저속 주행 시 전기 모터를 이용한 연비 및 정숙성 확보, 그리고 부족한 전기차 인프라와 추운 겨울에 줄어드는 주행거리 등을 대신하기 위함이다.
이미 현대·기아는 투싼이나 싼타페, 소렌토 등 주력 SUV는 물론 아반떼, 소나타, K5에도 하이브리드를 옵션으로 제공하며, 외산 브랜드도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물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현대기아가 아니면서 국산 브랜드의 하이브리드 차량을 찾는다면 지난해 10월 출시한 르노코리아의 XM3 E-TECH 하이브리드 (이하 르노 XM3 이테크)가 유일한 선택지인 상황이다.
쿠페형 SUV에 녹인 전기차 감성, XM3 E-TECH 하이브리드
르노 XM3 이테크는 2020년 3월 출시한 쿠페형 SUV 차량인 XM3의 하이브리드 버전이다. 구성 면에서는 1.6 GTe 가솔린 엔진과 36kW 및 15kW 출력의 듀얼 모터 시스템이 탑재돼 있으며,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를 표방해 50km 이하 속도에서 75%까지 전기로 주행하는 EV 모드를 쓸 수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의 핵심인 연비는 18인치 휠을 기준으로 도심 17.5km/L, 고속도로 16.6km/L로 복합 17km/L을 갖췄다. 모체인 XM3와 비교하면 복합 연비는 4km/L 정도 높고 비슷한 크기의 코나 하이브리드의 18.1~19.8km/L보다는 조금 낮다.
전면 디자인의 경우 기존 XM3 모델과 다른 F1 다이내믹 블레이드 범퍼가 탑재돼 차별점을 주며,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은 2023년형 XM3와 동일하게 크롬 라디에이터 그릴 대신 새턴 그레이 라인 라디에이터 그릴이 사용됐다.
공차 중량은 1천440kg이며 크기는 전장 4천570mm에 전폭 1천820mm, 전고 1천570mm로 소형 SUV에 속한다. 셀토스는 물론 하이브리드 선택지가 있는 디 올 뉴 코나와 디 올 뉴 니로보다도 조금 더 크다. 차 바퀴 간격인 휠베이스는 2천720mm로 셀토스와 디 올 뉴 코나보다는 넓고, 디 올 뉴 니로와 동일하다. 전반적인 크기는 1.6 엔진이 탑재되는 동급의 SUV 중에서는 가장 큰 편이다. 또한 바닥에서 차량까지의 높이인 최저 지상고는 QM6와 비슷한 186mm로, 중형 SUV 수준의 높이와 시야를 제공한다.
휠은 16인치 스틸 휠과 17인치 알로이 휠, 그리고 17인치 및 18인치 블랙 투톤 알로이 휠에 이테크 하이브리드 전용 18인치 다이내믹 블랙 투톤 알로이휠을 선택할 수 있다. 전용 휠이 있는 이유는 공기 저항과 무게를 줄여 연비를 끌어올리기 위함인데, 실제로 XM3에 그대로 탑재되는 18인치 블랙 투톤 알로이휠과 비교하면 연비가 조금은 차이날 것이다.
전면과 다르게 후면 디자인은 거의 변화가 없고, 트렁크 용량은 512L인 XM3보다 25리터 줄어든 487리터다. 이는 230볼트 구동 배터리와 12볼트 보조 배터리가 트렁크 아래에 배치돼 있어서다. 트렁크 자체의 용량은 451L인 디 올 뉴 니로보다 크지만, 쿠페 특성상 적재할 수 있는 높이가 제한된다. 또한 최상위 트림임에도 경쟁사 차종에 탑재되는 전동식, 스마트 트렁크가 옵션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소형차라고는 해도 3천500만 원이 넘는 차량임을 감안하면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차박은 사람마다 호불호가 나뉠 것 같다. 키가 183cm인 기자가 후면 시트를 접고 앉았을 때 실내 공간 높이가 낮아서 불편했다. 트렁크 쪽은 공간이 없는 수준이라 미니 테이블 등을 깔기에도 어렵다. 대신 도어를 개폐했을 때 뒤쪽에 편하게 앉을 수 있고, 누웠을 때에는 내부에서 발을 뻗을 수 있어서 장단이 있다. 다만 220V 인버터가 없는 건 단점이다.
실내 디자인은 기존 XM3와 크게 다르지 않다. RE 트림에서는 운전석 및 동승석을 수동 조절하고, 인스파이어 트림에서는 운전석 6-WAY 파워시트가 들어간다. 다만 인스파이어 트림을 선택하더라도 앞 좌석 통풍 시트와 뒷좌석 열선 시트를 선택하려면 옵션을 추가해야 한다. RE 트림에서 통풍 시트가 옵션 선택인 점은 이해가 가지만, 최상위 트림에서도 이 부분이 옵션으로 제공되는 건 의도적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RE트림에서 7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가 탑재되고, 인스파이어 트림에서 9.3인치 내비게이션이 탑재된다. 9.3인치 내비게이션은 인카페이먼트 기능인 ‘이지커넥트’를 지원하며, 티맵과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지원한다. 인스파이어 트림에 탑재되는 드라이빙 모드 통합 제어 시스템 ‘멀티센스’나 컬러 가변형 앰비언트 라이트도 이 디스플레이로 조정한다.
1.6 GTe 엔진과 듀얼 전기 모터의 결합은?
르노 XM3 이테크는 XM3와 같은 1천598cc GTe 엔진이 탑재된다. 엔진 최고 출력은 최대 5천600rpm 86마력으로, 6400rpm 123마력인 XM3보다는 출력이 떨어진다. 즉 전기 모터의 개입 없이 엔진 출력만을 활용해 주행하는 고속 주행에서는 XM3보다 운동 능력이 조금 더 떨어진다. 대신 49마력 상당의 36kW 구동 전기모터와 발전 기능을 겸하는 20마력 상당의 HSG 15kW 보조모터가 저속 주행에서 꾸준히 개입한다.
변속기는 전동기용 자동 2단과 내연기관용 자동 4단이 결합된 6단 변속기로 구성돼 있으며, 하이브리드 전용 멀티모드 기어박스(DHT)가 모터와 엔진을 연결한다. DHT는 F1 차량에 사용되던 변속 기술로, 변속이 빠르고 동력 손실이 없다는 게 장점이다. 기어를 변속하면 HSG 모터가 엔진을 돌리면서 충전을 겸하고, 주행 시에는 구동축과 직결된 메인 모터가 돈다. 변속 시에는 HSG 모터가 개입해 RPM을 제어해 변속 전후의 회전 속도를 맞춰 소음과 충격을 줄이고 변속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만큼 계기판도 기존 XM3와 조금 다르다. 계기판은 차량 모드인 Eco, Sport, My sense 모드에 따라 구성이 바뀐다. Eco 모드는 에너지 절감과 부드러운 주행감에 초점을 맞추며, Sport는 엔진 및 변속기의 응답 속도를 늘려 스포티한 주행감을 제공한다. My sense 모드는 차량의 기본 설정이다. 일반 XM3의 경우 좌측에 차량 속도, 우측에 엔진 회전 속도를 표기하는데 XM3 이테크는 좌측에 차량 속도를 출력하고, 우측에는 하이브리드 엔진 설정을 보여준다.
우측 중앙에 배터리와 엔진, 모터 아이콘이 삼각 형태로 배치돼 있고, 출력을 주고 받는 데 따라서 아이콘 표기가 바뀐다. 또 EV 모드로 주행 시에는 My Sense 아래 ‘EV’가 표기돼 전기 주행 중임을 알려주고, 하단에 배터리 용량을 표기한다. READY라고 된 표기는 회생 제동 단계와 모터 출력을 표시하는 게이지다.
Sport 모드로 변경하면 계기판이 아래와 같이 변경되는데, 이 때는 전체 게이지가 회생 제동 및 출력 모드가 더 잘보이게 바뀐다. 주행 특징이라면 기본적으로 주행 시 회생 제동이 약하게 들어가고 Eco 모드는 배터리 잔량을 약 25~30%로 유지하면서 꾸준히 전력을 소모한다. Sport 모드는 엔진이 더 많이 개입해 배터리가 꾸준히 차오르며 회생제동이 더 크게 작동해서 엑셀을 떼면 제동이 붙는다.
실제 주행은 어떨까. 기자는 현재 니로 DE를 보유하고 있고, 이 차량과 대조해서 비교한다. 일단 자차를 운전할 때 연비는 150km 기준 27~30km/L 정도를 내는데, XM3 역시 100Km 거리를 주행 시 25Km/L를 넘긴다. 특히 XM3는 50km 이하 속도에서 전기로만 주행하는 EV 모드를 탑재하고 있어 도심 혹은 저속 주행에서 강점을 보인다. 아울러 회생 제동을 최대 단계로 올려 엑셀만으로 주행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도 구현돼 있다.
기자가 가장 눈여겨본 부분은 바로 엔진 개입이다. 마일드 하이브리드 특성상 전기 모터가 동작하다가 엔진이 깨어날 때 소음이 상당히 거슬린다. 니로 SG2는 이 부분을 많이 개선했다곤 해도 여전히 사용자가 개입을 느낄 정도다. 반면 XM3 이테크는 초반에 전기 모터로 시동을 켠 뒤 50km까지는 전기 모터가 주로 가동되고, 어느 정도 노면 소음이 커질 때 쯤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엔진 소음이 많이 개입되지 않는 느낌이다. XM3가 추구하는 전기차에 가까운 하이브리드를 잘 살린 느낌이다.
변속 경험도 확실히 다르다. 니로는 DE와 SG2 모두 6단 건식 DCT(더블클러치 변속기)를 장착해 저속에서 모터로 주행하다가 가속할 때, 혹은 속도가 줄어 기어 단수가 내려갈 때 변속 충격이 있다. 반면 XM3 이테크의 경우 변속 시에 HSG 모터가 RPM을 조절하며 변속하기 때문에 DCT에서 발생하는 울컥거림은 발생하지 않는다. 건식 DCT에 대한 막연한 불편함이 있다면 만족할만한 변속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다만 니로는 저속 주행에서도 전기 소음이 거의 없는 반면, XM3 이테크는 기본적으로 전기 구동음이 느껴진다. 니로가 패들 시프트를 통한 회생제동 단계 조절을 지원하고, SG2는 위치 기반의 스마트 회생 제동 모드도 지원하는 반면, XM3 이테크는 회생제동의 수동 조절이 불가능하다. 기본 모델에 있는 패들 시프트가 역으로 빠지고 회생제동 단계를 설정할 수 없는 것인데, 사용자가 직접 브레이크를 밟는 게 전부다. 또 제동 장치는 니로는 물론 다른 차종에 비해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고, 엑셀은 밟고 나서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반응한다. 세부적인 주행 조작은 니로가, 직관적인 주행은 XM3 이테크가 앞선다.
하이브리드 장점 잘 살려··· 가격 대비 성능은 글쎄
르노코리아 XM3 이테크 하이브리드는 복합 17km/L의 높은 연비와 차급 대비 큰 크기가 인상적인 차다. 기존에 XM3를 선택한 차주들 역시 지출 대비 큰 차량 크기와 쿠페 스타일 등에 매력을 느낄텐데, 여기에 연비까지 더한 구성이다. 특히 소형 하이브리드 SUV 중 현대 기아를 제외한 유일한 국산 차량인 점도 눈여겨볼만한 점이다.
XM3 이테크가 추구하는 바는 현대 기아차의 하이브리드 특성과는 조금 다르다. 니로나 코나, 싼타페 등의 하이브리드 SUV는 사실 차량의 운동 성능보다는 연비에 더 무게를 두는 느낌이다. 기능 역시 사용자가 연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반면 XM3 이테크는 소형 SUV면서 전기차의 주행감까지 원하는 사용자를 겨냥한 느낌이다. 운전석 개별 공조나 회생 제동 조절 등 조금이라도 연비를 높이기 위한 기능은 제외하고, 일반 차량처럼 주행하는 것에 맞춰진 느낌이다.
다만 가격이 관건이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연비가 높은 대신 가격이 비싸다. 주행 거리가 길고 오래 타야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XM3의 경우 1.6 GTe RE가 2천445만 원대, TCe 260 인스파이어가 2천865만 원대고, XM3 이테크 RE 트림이 3천284만 원, 인스파이어가 3천539만 원대다. 최소 670만 원에서 830만 원이 더 비싸다. 경쟁 차량들도 소형차 급에선 550만 원정도 더 비싸다. 유류세를 절약한 값으로 추가로 지불한 금액을 맞추려면 최소한 10년 이상 타고, 매년 2만 km이상 주행 해야 한다. 연비만 보고 선택하는 차가 아니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어떤 점에서 매력이 있을까? 그것은 하이브리드 특유의 전기차 주행 방식과 긴 주행거리, 전기 주행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긴 소모품 주기, 전기차 시장이 보편화하기 전 과도기 시대에 활용 등에 있다고 봐야 한다. 르노코리아 XM3를 눈여겨보면서 전기차 시대도 준비하고 있다거나, 현대기아가 아닌 다른 기업의 하이브리드 차량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눈여겨볼 선택지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하늘에서 차가 쏟아져”…美 뉴욕시 주차장 빌딩 붕괴[영상]
- 이준석 “신당 창당? 정신 못 차리는 당내 반란군 제압 생각뿐”
- 돈봉투가 밥값?…장경태 “50만원은 한 달 밥값도 안돼”
- ‘표예림 학폭’ 사건 가해자 추정 인물, 직장 잘렸다
- 윤희숙 “홍준표 꼰대 기질”…洪 “입 다물면 2등이라도 해”
- 발버둥치다 축…강아지 목 비튼 미용사 CCTV에 ‘덜미’
- 文 ‘5년 성취 허망’ 발언…與 “무슨 성취? 허망한 건 국민”
- 尹대통령 “北 위협 대응 위해 초고성능 무기 개발 중”
- 공원 ‘거꾸리’ 타다 떨어져 사지마비…法 “구청이 5억여원 배상”
- 재판 중 前여친 이름 나오자 화난 박수홍 “비열하다”…비공개 진행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