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원내대표 ‘예상 밖’ 4파전···친명 3, 비명 1 구도
오는 28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예상 밖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인 19일 비이재명(비명)계 이원욱 의원(3선)이 출마를 포기하고, 친이재명(친명)계 박범계 의원(3선)이 전격 출마를 선언했다. 전날 등록한 홍익표(3선)·김두관(재선) 의원까지 친명계 후보 3명과 비명계 박광온 의원(3선)이 경쟁하는 구도가 됐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윤석열 검찰 독재의 폭주와 폭정을 멈춰 세워야 한다”며 원내대표 후보로 등록했다. 박 의원은 “어젯밤에 최종 (출마) 결심을 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이 제게 큰 충격이었고, 윤석열 대통령의 4·19기념식 발언을 보고 후보 등록 서류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혁신, 외부적으로는 윤석열 검찰과 맞짱을 떠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마지막 법무부 장관을 지내 친문재인계로 분류됐다. 지난해 이재명 대표 취임 후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으로 임명돼 검찰의 이 대표 수사를 앞장서 방어하면서 친명계로도 평가된다.
당초 원내대표 출마가 유력했던 이원욱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의 위기 앞에서 원내대표 도전을 멈추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민심의 균형잡힌 길을 갈 수 있도록 말을 남길 사람이 필요하다”며 “결론은 저의 원내대표 도전보다는 ‘민길’(민주당의길)의 역할 강화와 소신있는 목소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길은 이 의원이 주도하는 비명계 의원 모임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범친명 후보 3명, 비명 1명의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홍익표 의원은 이낙연 전 대표 때 정책위의장 등 주요 당직을 맡아 친이낙연계로 분류됐지만 지금은 친명계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의원은 지난 17일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에서 “김두관을 앞세운 ‘이재명 개혁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친명 색채를 분명히 했다. 이낙연 전 대표 때 사무총장을 지낸 박광온 의원이 유일한 비명계 후보로 남게 됐다. 이재명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가 의원들의 표심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원내대표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서 선거전이 본궤도에 올랐다. 후보들이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어떤 쇄신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두관 의원은 이날 SNS에 “도려낸 환부에 새살을 돋게 하는 방법은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쇄신과 개혁을 하는 수밖에 없다”며 사건에 연루된 송영길 전 대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 “과거 사례와 같이 일단 탈당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의원은 회견 후 “줄 세우는 당내 선거를 극복할 정치개혁 아젠다를 선명히 하면 (돈 문제는) 극히 사소한 문제가 된다”면서도 “송영길 전 대표는 이유 불문 (한국에) 들어와서 민주주의를 위한 본인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고 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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