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가족 돌보는 청년들..."극심한 경제적 어려움"

차유정 2023. 4. 19.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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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신 부모님 모시고 간다" 유서 남겨
아픈 가족 책임져야 하는 청소년·청년 적지 않아
가족돌봄청년 관련 정부 차원 공식 통계도 없어

[앵커]

질병·장애를 가진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이 극심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서울시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래를 꿈꾸며 준비해야 할 시기에 아픈 가족을 돌보느라 힘든 청년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차유정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우울증을 앓던 20대 딸이 노부모를 숨지게 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자택에선 '아프신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는 취지의 유서가 나왔습니다.

모친은 지병을 앓아 거동이 어려웠으며 딸이 돌봄과 집안일 등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아픈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가 최근 14세~34세 가운데 질병이나 장애를 앓는 가족을 돌보는 청년들을 파악했더니 9백 명 가까이 확인됐습니다.

가장 힘든 건 경제적 어려움이었습니다.

이들 절반 가까이는 개인 소득이 백만 원 아래였습니다.

이들은 돌봄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과 비싼 주거비가 부담스럽다고 호소했습니다.

[A 씨 / 26세 가족돌봄청년 : 일 그만두고 돌봄에 매진하다 보니까 사회생활도 단절되고 제일 중요한 거는 경제적으로 세금 등 낼 돈도 없는 거예요.]

재작년부터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여전히 정부 차원의 공식 통계조차 없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가족돌봄청년이 될 수 있는 상황은 나의 귀책사유 없이 언제든지 만들어질 수 있는데, 보이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안 드러나는 거지 반드시 지원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서울시가 이들을 복지 대상으로 규정하고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인데 국가 차원에서의 법과 제도 마련 논의도 필요해 보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YTN 차유정 (chay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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