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없는 레고·아픈 바비…편견 깨는 완구 붐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4. 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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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일깨우는 장난감
장애인의 날 맞아 관심 커져
레고프렌즈 캐릭터 대폭 확대
백반증·다운증후군 인형 눈길
영실업, 다양한 피부색 론칭
척추측만증 앓는 바비 동생도

다양성과 포용성이 사회 전반의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한쪽 팔이 없는 레고 캐릭터와 허리에 보조 기구를 착용한 바비 인형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완구·교육업계에도 다양성 확대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지방자치단체와 기업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완구와 콘텐츠를 통해 어린이들이 편견 없는 시각을 가지고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익혀나가게끔 하는 시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다국적 완구 기업 레고그룹과 바비 인형 제조사 마텔은 자사 제품에 다양성 요소를 반영해 성별과 인종, 장애 등에 대한 편견 극복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레고그룹의 경우 올해 대표적인 인기 시리즈인 '레고 프렌즈' 출시 10주년을 맞아 주인공 캐릭터를 확대하면서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전면에 부각했다. 새로 출시된 레고 프렌즈는 올해부터 한국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애니메이션은 다음달부터 방영된다.

레고 프렌즈 주인공 캐릭터 중 한 명이자 모험을 사랑하는 아이로 등장하는 '오텀'은 선천적으로 팔이 없다. 오텀 외에도 백반증을 가진 식품점 직원, 다운증후군인 플로리스트의 피규어도 레고 장난감에서 찾아볼 수 있다. 특히 반려견을 주제로 한 제품에는 휠체어를 타는 강아지 피규어가 들어 있다.

이 밖에도 레고그룹은 2014년 여성 과학자 시리즈를 출시한 이후 휠체어를 타는 미니 피규어, 시각장애인과 안내견 피규어 등을 선보이며 제품 내 다양성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마텔은 올해 들어 척추측만증이 있는 바비의 여동생 '첼시' 인형을 출시했다. 10~15세 성장기 아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척추측만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보조 기구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자 선보인 디자인이다. 첼시는 한쪽으로 기울어진 어깨와 구부러진 척추가 사실적으로 표현됐으며 허리에는 보조 기구를 착용했다. 지난해에 마텔은 보청기, 휠체어 등을 이용하는 바비 인형을 선보인 바 있다.

국내 완구·콘텐츠 전문 기업 영실업에서도 지난해 10월 다양한 피부색과 성격, 꿈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시크릿 쥬쥬 베스트프렌즈' 애니메이션을 론칭하고 각 주인공 특징을 살린 완구를 내 놨다. 대표적인 어린이 교육 콘텐츠에도 현실의 다양성을 반영한 캐릭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EBS 대표 장수 어린이 방송 '딩동댕 유치원'은 지난해 40년만의 전면 개편을 통해 다양성을 반영한 캐릭터 4명을 새롭게 선보였다. 휠체어를 타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하늘', 다문화 어린이 '마리', 체육소녀 '하리'와 문학소년 '조아' 등은 모두 고정관념을 무너뜨리는 인물들이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국의 유명 애니메이션 '페파 피그'에서는 휠체어를 타는 생쥐인 '맨디 마우스'와 다른 동물 친구들이 즐겁게 노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2020년에는 맨디 마우스와 주인공 페파 피그 피규어가 들어있는 완구 '페파 피그 퍼펙트 버스데이 파티 세트'가 출시되기도 했다. 또 다른 영국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도 지난해 자폐증을 가진 새로운 캐릭터 '브루노'를 소개한 바 있다. 역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미국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도 지난해 척수를 다쳐 휠체어나 목발이 필수인 새 캐릭터 '아미라'를 공개했다.

최근 공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향후 다양성을 반영한 장난감과 콘텐츠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레고그룹이 지난해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35개국 어린이 2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7명(73%)이 '나와 닮은 장남감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며, 10명 중 8명(80%)은 '나와 닮은 장난감이 더 많아지길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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