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20년 모셨다"…이모·삼촌 제치고 외손녀에 상속 될까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사촌동생이 돌아가신 할머니의 재산 상속권을 주장하며 가족들끼리 재산 다툼을 하게 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1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최근 외할머니가 돌아가시며 가족들 사이에 상속 문제로 다툼이 생겼다는 A씨의 고민이 소개됐다.

A씨는 먼저 "할머니가 생전에 사시던 아파트는 상속 지분대로 저희 어머니와 이모, 삼촌들에게 상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뜻밖의 일이 벌어졌다. 갑자기 A씨의 사촌 여동생이 할머니에게 '사인증여'를 받았다며 이모와 삼촌들을 상대로 '소유권 이전 등기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사실 사촌 여동생은 결혼 전부터 할머니와 생활해왔고, 결혼 후에도 사촌 여동생의 남편까지 할머니의 집에 들어와 살았다. 도합 20년이 넘는 기간이었다.

A씨는 "그만큼 할머니와 사촌 여동생의 사이가 얼마나 각별했는지 잘 안다"고 하면서도 "하지만 할머니가 사촌 여동생에게 집을 증여하기로 했다는 걸 입증할 만한 계약서는 어디에도 없다"고 했다.

A씨는 "제 사촌 여동생이 재산을 상속받아야 한다는 게 정말이냐"고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성염 변호사는 먼저 '사인증여'에 대해 증여자의 사망으로 효력이 생기는 증여의 한 종류라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사인증여'는 계약의 일종이다. 그러므로 구두로도 계약을 체결할 수 있지만 '계약 문건'이 존재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계약의 증명이 된다. 다시 말해, 단순히 '재산을 주겠다'고 말한 것만으로는 사인증여가 이뤄졌다고 인정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상속에 있어서 외손녀가 오랫동안 할머니를 모시고 산 것에 대해 '기여분'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안타깝지만 손녀의 경우,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여분에 대한 해당 사항이 없다. 상속인에 해당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어머니를 모셔왔다면 기여분이 인정될 수 있지만 손녀는 상속인이 아니기 때문에 기여분을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yk13@news1.kr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