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좁은 식견으로 좌충우돌"…윤희숙 "전형적 꼰대"(종합2보)

정성원 기자 2023. 4. 1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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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홍 "TK신공항 비아냥대…총선 다가오니 설쳐"
윤희숙 "여야 예타기준 완화 우려한 것" 반박
홍 "입다물면 2등" vs 윤 "공개토론하자" 제안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특별법 통과 기념 직원조회’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3.04.17.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성원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은 19일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이 '대구·경북(TK) 신공항 특별법'을 반대했다고 주장하며 "요즘 부쩍 언론에 나타나 좁은 식견으로 좌충우돌한다"고 맹비난했다. 그러자 윤 전 의원은 "제발 꼰대 기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지 말라"고 맞섰다.

두 사람은 오후에도 공방을 이어갔다. 홍 시장이 "그만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한다"고 직격하자 윤 전 의원은 "권위만 내세우고 나이를 권력이라 생각하고 전문가를 찍어누르는 태도는 좋지 않다"고 비꼬았다.

홍 시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윤 전 의원을 겨냥해 "땅 투기 혐의로 의원직까지 사퇴했던 사람이 조용히 반성하며 사는 줄만 알았더니 요즘 부쩍 언론에 나타나 좁은 식견으로 좌충우돌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항공정책과 국토균형개발 근처에도 가보지 않은 사람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근무했던 소소한 그 경력으로 TK신공항을 '고추 말리는 공항' 운운하며 폄하하고 떠드는 것은 가소롭기도 하고 기막히기도 하다"고 비꼬았다.

이어 "총선이 다가오니 또 설치는 사람 중에 하나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면서도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안고 출발하는 TK신공항을 이상한 인터뷰어와 함께 비아냥대는 그 말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 입 이제 그만 다물고 더 이상 정치권 근처에서 기웃대지 마라. 더 이상 그런 응석은 받아주지는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 전 의원은 지난 1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야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기준을 현행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완화하는 데 합의한 점을 비판하며 "총선에서 표를 더 얻기 위해 지역 사업을 막 벌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진행자가 "신공항을 짓거나 공항을 옮기거나 큰 사업을 하려면 예타가 수지타산이 맞는지, 사람들이 공항을 얼마나 이용하는지 찬찬히 뜯어보라는 건데 이걸 수월하게 만든 것인가"라 묻자 윤 전 의원은 "굉장히 쉽게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의원은 특히 무안공항에서 동네 주민이 고추 말리는 사진이 화제가 됐다는 점을 예로 들며 "(총사업비) 1000억원 밑으로는 자유롭게 쓰겠다는 거다.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윤 전 의원과 진행자가 TK신공항법 통과를 비난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 TK 지역지는 이날 해당 방송 장면을 언급하며 "TK신공항 재 뿌리기"라고 맹비난했다.

[천안=뉴시스] 김선웅 기자 = 윤희숙 전 의원(전 KDI 교수)이 지난해 8월25일 충남 천안시 동남구 수신면 재능교육연수원에서 열린 2022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다시 뛰는 대한민국 경제'를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다. 2022.08.25. mangusta@newsis.com

윤 전 의원은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일단 사실관계를 바로잡는다"며 반박에 나섰다.

그는 "땅 투기 혐의로 의원직을 사퇴했다는 말을 두 번째로 하시는데, 검사까지 한 분이 사실관계 중요성을 모르실 리가 없으니 이쯤 되면 교묘한 의도적 왜곡"이라며 "저는 부친의 농지법 위반 혐의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고 밝혔다.

TK신공항을 비꼬았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TK신공항에 대해 평생 단 한마디도 한 적 없다. 사업타당성과 정책적 정당성을 가졌는지 전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예타 기준을 완화하는 번개 같은 여야 협치로 전국이 총선 공사판이 될 우려에 대한 것"이라며 "무안공항에서 고추를 말리는 사진은 이미 유명하며, 앞으로 건설될 어떤 공항도 그런 일이 반복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시장님 생각은 다른가 보다"라고 비꼬았다.

국토균형개발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다는 비판에는 "국립 제주대병원,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국토균형을 중심에 놓은 예타 프로젝트들의 연구책임을 맡아 균형개발의 길이 무엇인지 열심히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나아가 "제발 이런 꼰대 기질을 자랑스럽게 내보이지 말라. 이런 게 국민의힘 이미지를 망치는 것"이라며 "입 다물고 정치권 근처에서 기웃대지 말아야 할 사람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제발 깨달아 달라"고 덧붙였다.

두 사람 간 갈등은 예타 제도와 꼰대 발언에 대한 공방으로 번졌다.

홍 시장은 "예타 완화는 수도권 일극주의를 극복하고 국토균형 발전을 기하자는 취지"라며 "지금의 제도는 수도권 이외 기반시설에 대해 예타가 나오지 않고 수도권 일극주의만 심화하기 때문에 지방분산을 위해 부득이하게 사회 간접시설을 지방에도 골고루 설치해 지방균형발전으로 인구분산 정책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시장은 "그걸 두고 미래세대에 빚만 넘긴다느니 역사에 죄를 짓는다느니 하는 왜곡된 시각으로 어찌 공공기관에 근무했고 잠깐이지만 국회의원까지 했는지 의아스럽다"며 "그만 입 다물고 조용히 있으면 2등이라도 한다. 일천한 식견으로 떠들면 떠들수록 지식의 한계만 노정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꼰대라는 이미지 덧씌우기는 본질을 피해가는 어거지 반론이다. 그런 거 덧씌운다고 위축될 사람이 아니다"라며 "자칭 청년 정치인도 몽상에 취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하는 이른바 4차원 꼰대가 지금 얼마나 많나"라고 비꼬았다.

[대구=뉴시스]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오전 ‘대구경북통합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기념하기 위해 대구엑스코에서 열린 첫 전 직원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구시 제공) 2023.04.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자 윤 전 의원은 "자신이 잘 모르는 문제에 대해 권위를 주장하는 모습은 전형적인 꼰대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반격에 나섰다.

그는 "예타 제도는 균형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부단히 기준을 개선했고, 근래 비수도권 기반시설 예타 통과율은 매우 높다"며 "설사 균형발전 목표가 미진하게 반영되더라도 기준을 검토하고 개선할 일이지 예타를 우회하고 무력화할 일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무안공항은 3000억원 공사비를 들여 2007년 문을 열었지만 지금도 해마다 100억원씩 적자가 나고 있고, 건설비와 매년 적자 모두 중앙정부가 부담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미래세대가 흥분할 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무엇보다 권위만 내세우고 나이를 권력이라 생각하고 전문가를 찍어누르는 태도는 당을 위해서도, 시장님 본인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며 "그야말로 변하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인증"이라고 저격했다.

그러면서 "재정사업 타당성 평가와 균형발전 이슈에 대해 본인이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공개토론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홍 시장이 언급한 '이상한 인터뷰어'는 윤 전 의원이 출연했던 방송 진행자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지난 10일 같은 프로그램과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을 거듭 묻자 "질문 자체가 그렇다. 이 전화 끊읍시다. 이상하게 말을 돌려서 아침부터 그렇게 한다"며 전화를 끊었다.

홍 시장은 이후 페이스북에 "내가 마치 한 장관을 시기하는 듯한 무례한 질문을 하기에 인터뷰를 중단했다"며 "인터뷰어가 상대방의 말을 일방적으로 해석하고 단정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ungs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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