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교육은 진정 아름다운 봉사

2023. 4. 19.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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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왜 남을 돕고 살아야 하는가?' 질문의 답은 사회 지도층의 솔선수범에서 찾을 수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꿈꾼다면 교육이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금전만능이나 출세 위주로 기울어진 저울추가 더불어 사는 삶, 남을 도울 수 있는 따뜻한 온기로 채워져야 한다.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시험 문제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 네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초등학생 정도의 수준만 되어도 세 가지는 쓸 수 있다. 의(衣), 식(食), 주(住) 그다음에는 자유, 평화, 사랑 등 다양한 답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정답은 남을 도와주는 일, 즉 봉사이다. 봉사는 남을 위한 일이지만 봉사를 통해 얻는 기쁨과 감동은 결국 자신에게 돌아온다. 좋은 예술이 영원히 남듯이 남에게 베풀면 그 가치는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다. 행복을 온전히 느끼고 삶을 충만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교육의 힘이다.

필자는 학교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300여 명의 학생이 나를 바라볼 때 그들이 가진 무한한 잠재력과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가 함께 그려지며 가슴이 벅차오른다. 그리고 필자의 한마디가 그들에게 더 큰 힘이 되지 않을까 싶어 자꾸만 말이 많아진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올바른 방향,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정직하게 나아가길 기도한다. 그리고 함께 가면 더 행복한 것임을 알았으면 한다. 이타적인 삶의 의미를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사회 구성원이 많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운명을 알지는 못하지만 한 가지만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정말로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봉사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여 깨달은 사람일 것이라는 점입니다." 알베르트 슈바이처가 회고록에 남긴 글이다. 남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이 행복을 얻을 수 있다. 학교는 세상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작은 세상에서 학생들이 나눔을 실천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이 이 학교, 이 사회에서 필수적인 존재이며 하늘이 준 선물과 같은 존재임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그래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학생들을 보며 늘 해온 말이기도 하다.

'빈자의 성녀'로 추앙받는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콜카타의 빈민가에 살면서 사랑의 선교 수녀회를 설립해 빈민, 고아, 노인, 나병환자 등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마더 테레사'로 불린 그녀는 1979년 노벨평화상 시상식에 샌들을 신고 나왔다. 사람들이 왜 신발을 안 신고 왔느냐고 묻자 "신발을 살 돈이면 빵을 몇 개나 더 살 수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녀는 검은색 수녀복 대신 인도에서 가장 가난하고 미천한 여인들이 입는 흰색 사리를 입고 평생을 지냈다. 이 옷은 훗날 그녀를 상징하는 옷이 되었다. 인간은 봉사하는 존재다. 봉사 속에 삶의 충실감이 있고 성취감, 행복이 있다.

베풂은 가진 자가 못 가진 자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나, 나눔은 있고 없음을 떠나 양방향으로 서로가 공유하는 것이다. 그러한 공유가 우리를 가슴 뛰게 하며, 베풂보다 진정한 나눔을 인생에서 가장 값진 일로 만든다. 그래서 나눔의 정신을 기반으로 한 교육은 가장 아름다운 봉사라 할 수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능력을 나누고 서로를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줄 때 우리 사회는 한 단계 더 성숙해지리라 믿는다. 그리고 필자는 가끔 "기업체 한 곳이 한 학교와 멘토와 멘티로 결연되어 나눔의 봉사를 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이중명 남해해성고등학교 이사장·아난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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