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세계 쌀 870만t 부족... 20년 만에 최악 상황

올해 전 세계 쌀 생산량이 870만 톤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년 만에 가장 큰 규모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 전쟁을 벌이면서 밀 공급이 줄면서 쌀 수요가 늘었으나, 중국과 파키스탄 등 대규모 쌀 생산국이 기후 문제로 쌀농사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8일(현지 시각)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솔루션을 인용해 2022~2023년 전 세계 쌀 부족량이 870만 톤에 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2003~2004년 1860만 톤의 쌀이 부족했던 이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집트 카이로 북쪽 알칼류비아주 카하의 들판에서 농부가 쌀을 나르고 있다. / 로이터

이에 전 세계 쌀의 90%를 소비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쌀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피치솔루션에 따르면 올해 쌀 100파운드(cwt·50.8kg)당 평균 가격은 17.4달러로 지난 10년 이내에서 최고가다. 쌀 가격은 2024년에 14.5달러로 내려갈 전망이다. 찰스 하트 피치솔루션 분석가는 “쌀이 아시아 여러 국가의 주식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쌀 가격 상승은 특히 극빈층 가정의 식료품 지출을 늘리고 식량 안보의 주요 결정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쌀 공급이 줄어든 주요 원인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다. 주요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밀 수입을 예전처럼 하지 못하자 그 대체재로 쌀 인기가 높아졌다.

하지만 중국과 파키스탄 등 주요 쌀 생산국의 기후가 악천후를 겪으면서 쌀 공급량은 줄었다. 중국 주요 농지는 지난해 하반기 폭우와 홍수에 시달렸다. 농업 분석 회사인 그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쌀 생산지인 광시와 광둥성의 누적 강수량은 2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았다. 세계 쌀 무역의 7.6%를 차지하는 파키스탄 역시 지난해 심각한 홍수를 겪으면서 연간 쌀 생산량이 전년 대비 31% 줄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다른 국가의 쌀 생산량도 줄어든 상태다.

그로인텔리전스의 켈리 고개리 분석가는 “파키스탄, 튀르키예, 시리아 및 일부 아프리카 국가는 식품 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여러 국가들이 자국 내 비축량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