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검색’ 벗어나려는 삼성...‘폴더블폰’ 맞불 놓으려는 구글?
구글이 오는 6월 접는 스마트폰(폴더블폰)을 출시하는 등 삼성전자가 독주하고 있는 폴더블폰 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안드로이드폰 연합에서 가장 비중이 큰 삼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체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등 구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나아가 최근 삼성은 자사 갤럭시폰의 검색엔진 기본 설정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빙’으로 바꾸려는 움직임까지 포착됐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은 구글이 내달 열리는 구글 연례개발자회의에서 폴더블폰인 ‘픽셀 폴드’를 공개하고 오는 6월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CNBC가 입수한 구글 내부 문서 등에 따르면 ‘펠릭스(Felix)’라는 코드명의 ‘픽셀 폴드’는 펼쳤을 때 화면이 7.6인치(19.3㎝) 크기로, 배터리가 최대 72시간 동안 지속된다. 출고가는 1700달러(약 225만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인 갤럭시Z 폴드4와 직접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공동의 적’ 애플을 저지하기 위해 연합전선을 구축했던 구글과 삼성의 동맹 관계가 변화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앞서 뉴욕타임즈는 16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빙’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지만, 다음날 뉴욕 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의 주가가 2.78%(종가 기준) 하락했다. CNBC는 “이번 (구글의 폴더플폰) 출시는 구글과 삼성의 관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구글은 2016년부터 애플 아이폰과 같은 주문자상표부착 방식(OEM)의 픽셀폰을 내놓기 시작했다. 과거 구글의 넥서스 스마트폰은 제조업체들이 자체 개발하고 구글은 상표만 붙이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구글이 설계·개발 등 픽셀폰의 모든 과정을 담당하고 제조사는 생산만 한다.
지난해에는 구글이 픽셀 워치(스마트워치), 픽셀 버즈프로(무선이어폰), 픽셀 태블릿(태블릿PC) 등도 공개했다. 애플이 쉬운 조작, 뛰어난 디자인, 편리한 연결성 등을 기반으로 충성 고객을 만든 것처럼, 구글도 자체 생태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이렇게 되면 가장 신경쓰이는 당사자는 바로 삼성전자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한 2011년부터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에 안드로이드 소스코드를 변형하지 못하게끔 강제하다가 2021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에 삼성전자도 타이젠 OS 등을 개발하는 등 안드로이드 체제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쳤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이후 타이젠은 갤럭시워치 OS로 활용됐으나 지난해 삼성과 구글이 애플워치에 대항해 공동 개발한 ‘웨어 OS’에 사실상 흡수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 대신 삼성전자는 TV 등 자사 가전에 타이젠을 탑재하는 등 OS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전 세계 TV 제조업체들이 대부분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쓰는 상황에서 자체 OS 생태계를 확보한 곳은 삼성전자(타이젠)와 LG전자(웹 OS) 뿐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향후 서로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양사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하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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