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빈집 늘어나게 생겼네”…공공분양도 미분양 5000가구 넘어
미분양 10채 중 7채는 수도권
‘분상제’ 공공분양도 침체기 못피해
불황기에도 공급 꾸준했던 영향
LH “분양가 할인 고려 안해”
공공 미분양이 5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약 10년만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공급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도 분양시장의 찬바람을 피해가지 못한 것이다.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전국 공공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규모는 5054가구(29개 단지)다. 이는 2013년 12월(5766가구)이래 약 10년만의 최대 규모다.
국토교통부가 매달 발표하는 미분양 현황은 민간분양 아파트만을 취합한 수치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대상에서 제외한다. 기존 민간 미분양(7만5438가구)를 합하면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8만 가구를 훌쩍 넘게 된다.
공공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규모는 최근 1년새 급격히 늘었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284가구에 불과했으나, 불과 1년 새 18배 가까이 급증했다.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가라앉은 지난해 하반기에 시장에 나온 공공분양 아파트들에서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했기 때문이다.
LH 관계자는 “시장 냉각기를 피해 사업자가 분양시기를 늦출 수 있는 민간분양과는 달리, LH는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매 시기 일정한 양을 공급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공 미분양 단지들은 민간과는달리 수도권에 몰려있는 점이 특징이다. 전체 공공 미분양 중 19개 단지 3431가구(68%)가 수도권에 집중돼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 수가 지방보다 약 5배 많은 민간분양과는 대비된다.
단 서울이나 서울 인접 지역이 아닌 수도권 외곽 위주로 미분양 물량들이 자리잡고 있다. 경기 양주·파주·화성·수원, 인천(영종 등)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양주에선 2기 신도시인 회천·옥정지구 내 3개 단지에서만 미분양이 1488가구가 발생, 공공 미분양의 무덤이 됐다. 지난해 7월 공급된 양주옥정 A4-1블록(1409가구)이 처참한 성적을 거두며 1305가구나 미분양으로 남은 게 컸다.
공공분양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주변시세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공급된다. 그러나 현재의 주변 시세와 비교하면 결코 저렴하지 않다.
양주옥정 A4-1블록만 하더라도 지난 7월 2억9576만원(전용 59㎡ 최고가 기준)으로 공급됐으나, 인근에 있는 민간분양 아파트(양주옥정신도시리젠시빌란트)의 전용면적 56㎡는 최근 2억5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그간 시세가 급락하면서 공공분양 아파트만의 경쟁력이 사라진 것이다. 이 단지는 이후 자격조건을 완화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대거 미달되며 현재 선착순 모집 중이다.
공공 미분양은 현 부동산 PF 위기를 악화시키거나 하진 않는다. 분양성적과는 관계없이 시행사인 LH가 시공사에 공사비를 전액 지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미분양 급증은 LH의 재정건정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LH 관계자는 “청약자격 완화, 중도금 전액 잔금 이월, 계약금 축소 등 적극적인 판촉전략으로 조기 미분양 해소를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준공 후 미분양은 극히 소량(전국 66가구)인만큼 분양가 할인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민간 미분양 단지들에 가격할인 등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것과는 대비되는 대목이다. 국토부는 공공분양 아파트의 미분양 현황을 관리조차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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