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잘못 아니다"…伊서 살인불곰 사살 놓고 찬반논쟁

[앵커]

이탈리아에서는 최근 한 청년이 불곰의 습격을 받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그런데 이 불곰을 사살해야할지 여부를 놓고 나라 안팎에서 찬반 논쟁이 뜨겁다고 합니다.

이 곰이 이전에도 사람을 해친 전력이 있는 '전과 2범'인 만큼 이번에는 꼭 제거해야한다는 현지 당국의 주장에, 동물보호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건데요.

피해자의 부모 역시, 아들의 잘못도 곰의 잘못도 아니라며 사살을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이준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커다란 덩치의 불곰 한 마리가 우리에 갇힌 채 잠들어 있습니다.

현지시간 지난 5일, 이탈리아 북부의 트렌토시 인근 숲에서 조깅을 하던 26살 청년을 공격해 숨지게 한 17살짜리 불곰입니다.

트렌토시 당국은 과일을 미끼로 이 곰을 유인해 생포했습니다.

이 곰의 새끼 세 마리 중 두 마리가 함께 걸려들었습니다.

코드명 'JJ4'로 불리는 이 곰은 2020년 6월에도 비슷한 지역에서 아버지와 아들을 동시에 공격해 다치게 한 전과가 있습니다.

당시 주당국이 이 곰을 사살하려 했지만, 법원이 저지했습니다.

트렌토시 주지사는 그때 당시 이 불곰을 없앴다면 또 한 명의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며, 법원에서 우리 주장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면 곰은 제거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법원은 이번에도 5월 11일까지 사살을 유예하라며 다시 한번 제동을 걸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어미 곰과 새끼 곰들을 보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위터 등에서는 #JJ4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구명운동'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숨진 청년의 가족도 사살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피해자 측은 오히려 불곰 개체수가 통제 불가능할 정도로 방치한 책임이 크다며 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2000년대 초반 트렌티노주에 방사된 곰 3마리는 최근까지 그 개체수가 100마리로 불어났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연합뉴스TV 이준삼입니다.

#불곰 #사살 #찬반논쟁 #동물보호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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