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영화 ‘드림’, 홈리스 편견 완전히 깨는 계기”[인터뷰]
배우 박서준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이병헌 감독의 신작 영화 <드림>을 통해 축구선수이자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 윤홍대 역으로 관객을 다시 만난다. 예능과 광고 등을 통해 얼굴을 비추긴 했지만 영화만 보면 <사자> 이후 약 4년 만에, 드라마를 포함하면 <이태원 클라쓰> 이후 3년 만에 연기를 선보인다.
박서준은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태원 클라쓰> 이후에도 촬영은 계속했는데 다 올해 공개된다. 작품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관객과 시청자를 만나는 것인데, 그간 호평이든 혹평이든 반응이 없어서 정체된 느낌을 받았다”며 “오랜만에 작품이 공개되니까 순간순간이 소중하다. 부담감보다는 순간을 즐기려는 마음 가짐으로 임하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드림>은 2010년 홈리스 월드컵 실화에서 영감을 받은 영화다. 박서준이 연기한 홍대는 K리그 축구선수다. 누구보다 훈련에 열심이지만 팀에서는 주전 박성찬(강하늘)에 밀려 만년 2등이다. 기자를 폭행해 구설수에 오른 홍대는 ‘이미지 세탁’을 위해 홈리스 월드컵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는다. 홍대는 사연은 많고 실력은 부족한 홈리스들과 함께 축구 연습을 하며 PD 소민(아이유)과 함께 ‘짜고 치는’ 감동 다큐멘터리를 찍으려 한다.
이 감독은 영화 <스물>을 만들기 이전에 <드림>을 기획했다고 한다. 홈리스들을 직접 취재해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만들었고, 2015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홈리스 월드컵에 동행하기도 했다. 박서준은 이 영화에 참여하며 홈리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 ‘홈리스’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정해진 이미지가 있지 않나. 사연 없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홈리스가 되고 싶어서 된 사람도 없다는 것을 그동안은 자세히 바라보지 못했던 것 같다. 영화가 그런 것들을 완전히 깨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홍대 역시 사연이 복잡하다. 사기를 저질러 쫓기고 있는 엄마는 홍대 앞에 나타나 돈을 빌려달라고 한다. 뼈가 부서져라 연습하지만 경기는 잘 풀리지 않는다. 박서준은 홍대라는 캐릭터를 특정 이미지에 가두지 않고 입체적으로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 ‘이 캐릭터는 이런 사람’이라고 추상적인 틀을 갖고 가는 것보다 ‘이 사람이 이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아무리 진지한 사람이어도 진짜 친한 친구를 만났을 때는 수다스럽거나 주책스러울 수 있는 거죠. 인간한테는 정말 다양한 면이 있고, 그걸 규정하는 생각으로 가두는 순간 캐릭터가 입체적일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홍대도 주어진 상황에 따라 축구장 안에서는 이래도 축구장 밖에서는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표현했습니다.”
같은 팀 선수인 성찬에게 뒤처진다고 느끼는 홍대처럼 박서준도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는 “당연히 열등감을 느끼는 순간이 있고 콤플렉스가 있지만 그런 것들이 또 저를 발전시키는 가장 좋은 무기라고 생각한다”며 “연기 시작할 때도 데뷔가 잘되지 않아 ‘내 길이 아닌가’ ‘포기해야 하나’ 생각하며 바닥까지 갔다. 그런데 이겨냈을 때 오히려 도약하는 느낌이 있더라”고 했다. 이어 “매 작품이 저에게는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드는 도전이다. 그걸 넘어서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제 장점이라는 것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스스로를 좀 구석에 몰아넣어야 해낸다”며 “고민하는 것보다는 그냥 ‘일단 해. 부딪혀 봐’라는 마음으로 한다. 부딪히다 보면 고민하는 것보다 쉬울 때가 있다”고 했다.
박서준은 오는 26일 개봉하는 <드림>을 시작으로 여러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름에는 그가 주연한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스크린에 오른다. 한소희와 함께 출연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도 올해 하반기 공개를 앞두고 있다. 예고편에 등장해 화제를 모은 <캡틴 마블>의 후속 편 <더 마블스>도 오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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