多양한 문화공간 품고…시민과 ‘예술 동행’ [동행공간, 문화도시 수원이 보인다]
‘서로를 살피고 문제에 맞서는 문화도시 수원.’ 수원특례시는 2021년 12월 제3차 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됐다.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문화도시 프로젝트의 첫 해에 이어 올해도 협력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여러 시도와 도전을 이어나갔다. 문화도시 수원에는 다시 불러낸 조선 후기 개혁군주 정조의 사상과 비전들이 맴돈다. 백성을 위했던 정조의 ‘위민도시’ 사상, 직면한 현실에서 진리를 찾는 ‘실사구시’의 마음이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공간에 녹아드는 과정에서 문화도시의 정체성이 엿보인다. 문화도시의 비전을 현실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해답은 도시를 움직이는 기본 원리인 ‘시민’과 ‘공간’에서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재단 관계자와 시민들이 사람과 공간을 연결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였다.
■ 동행공간에 가면 문화도시 수원이 보인다
지난해 문화도시 동행공간은 2021년에 이어 한 번 더 손을 맞잡은 22곳, 모집공고를 거쳐 새롭게 합류한 36곳이 모여 총 58개소가 운영됐다. 올해도 동행공간은 시민들과 함께한다.
동행공간을 찾아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면, 실행에 옮기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카페, 독립서점, 공방 등 일상에서 쉽게 갈 수 있는 곳이 동행공간이다. 동행공간은 공간별 개성에 맞게 지역 사람들과 함께하는 방법을 찾는다. 제로웨이스트, 마을활동, 공공예술, 로컬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활동을 하고 있어 그 공간에 가면 수원이 왜 문화도시인지 알 수 있다.
수원 시내 곳곳에선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곧 문화 활동이자 문화생활이 되는 순환 구조가 생겨난다. 문화도시센터는 공간 운영자들의 역량을 키우고 네트워크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인문도시주간과 동행공간 주간을 기획하는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지원된다.
■ 공간이 품은 가치를 시민과 연결…사업 간 시너지 촉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도시 곳곳을 수놓는 자원을 연결하고자 한다. 시내 곳곳에 퍼진 거점 공간, 공간을 오가면서 흥미와 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이어가는 사람들이 재단과 뜻을 모은다. 교류의 무대를 넓히는 과정 속에서 수원만의 고유한 브랜드가 피어날 수 있겠다는 믿음이 사람들을 지탱하고 있다.
문화도시 수원은 시민가치·마을가치·지역가치·생태가치를 각각 담아내는 문화예술사업에 집중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개별 사업의 고유성을 연결해 시너지를 만드는 작업이다.
예를 들어, ‘수원은 학교’는 지역의 문화예술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문화예술교육에 중점을 둔다. 동행공간 운영자가 공간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수원은 학교’에 참여한다면 전문 지식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얻는다. ‘수원은 실험실’의 경우 R&D를 통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인데, 동행공간 중에서 이슈 발굴과 문제 해결에 관심있는 곳이 참여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동행공간은 로컬콘텐츠 창제작, 인문도시주간, 수원공공예술 등 여러 사업 간의 다리가 돼 주면서 다양한 시민들의 교류를 촉진한다.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은 “결국 동행공간을 오가는 이들끼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이유는, 시민들이 서로 다른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데에서 시작된다”면서 “문화도시센터만 있다고 해서 절대 문화도시 수원을 만들 수 없다. 시민들이 함께 구축해가는 것이기에 센터는 이들을 잘 연결하고, 지지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최용진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장
Q. 문화도시 사업에서 ‘동행공간’의 역할이 무엇인가.
A. “공간은 네트워크를 만든다.” ‘동행공간’ 사업을 시작하면서 떠올렸던 말이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의 네트워크를 만든다. 사람이 계속 모이고 관계를 맺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건 거점이 되는 공간이다. 공간이 있어야 관계가 계속된다.
동행공간은 문화도시 수원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이 실행되는 곳이다. 운영자의 개성이 담긴 기획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한 달 이상의 긴 호흡을 갖춘 프로그램으로 시민들과 만남을 지속한다.
인문클럽 회원들이 모이고, 공연 행사가 열리며, 로컬 콘텐츠를 전시하거나 촬영하는 곳들을 떠올려 보면 이들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다. 자연스레 문화도시 수원의 존재감을 시내 곳곳으로 퍼뜨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Q. ‘동행공간’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작업에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
A. 동행공간으로 지정된 공간들은 이미 지역 안에서 일상 속 문화예술활동을 계속해왔다. 그렇기에 기존의 색채에 더해 동행공간으로서 입힐 수 있는 컬러에 관해 치열한 고민들이 이어진다.
과연 동행공간으로서 가질 수 있는 정체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사람들이 모여서 많은 논의를 한다. 문화예술계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각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동행공간 운영을 컨설팅하면서 사업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2회 동행공간 운영자들의 모임을 마련해왔다. 1~2월에 모였던 ‘슬기로운 겨울나기’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올해의 구상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였다.
그러다 단순 친목 모임을 넘어 협업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데 동참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어진 3~4월 모임 ‘봄동(봄타는 동행공간) 캐기’에서는 서로의 공간을 방문하며 각자 꾸려가는 콘텐츠를 공유하는 등 서로 연결을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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