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아이 돌봐드려요"…양천구, 전국 최초 ‘밤샘 어린이집’ 23곳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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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서 혼자 3세 아들을 키우는 최모(27)씨는 지난 10일 아이를 밤새 어린이집에 맡겼다.
서울 양천구가 지난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밤샘 긴급돌봄 어린이집'을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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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대상, 연중 상시 운영
야간 안전 강화·보육교사 증원 과제
서울 양천구에서 혼자 3세 아들을 키우는 최모(27)씨는 지난 10일 아이를 밤새 어린이집에 맡겼다. 갑자기 지방 출장이 생겨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평소 출장이 잦은 최씨는 “급한 일이 생기면 당장 아이를 돌봐줄 육아도우미를 찾기 어려워 일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평소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밤새 돌봐준다고 하니 안심하고 맡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가 지난달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밤샘 긴급돌봄 어린이집’을 운영해 주목을 받고 있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저출생 해결을 위해 양육 정책을 강구 중인 지자체에 모범적 선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구가 도입한 밤샘 긴급돌봄 어린이집은 부모가 입원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야근이나 출장 등 아이를 돌보기 힘든 긴급 상황일 때 영유아(만 12개월~6세 미만) 자녀를 야간(오후 7시 30분~ 익일 오전 7시 30분)에 대신 돌봐준다. 연중 상시 운영한다. 양천구 내 국공립어린이집 85곳 중 23곳에서 이용 가능하다. 신월동과 목동, 신정동 등 권역별로 7~9곳이 있다. 당일에도 신청할 수 있고, 아동 1명당 최대 월 80시간까지 이용 가능하다. 가정 부담 보육료는 시간당 1,000원이다.
구는 특히 맞벌이 부모나 한부모 가정 등의 돌봄 공백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양천구 내 영유아 수는 약 1만2,000여 명이다. 기존 서울시가 운영하는 ‘거점형 야간보육어린이집’은 오후 10시까지만 운영되고, 입소 신청도 미리 해야 해 긴급 상황 대처가 사실상 어려웠다. 밤샘 보육이 가능한 ‘365열린어린이집’도 자치구당 1, 2곳에 불과해 이용에 한계가 있었다. 사설업체에서 육아도우미를 고용하면 시간당 1만3,000원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밤샘 긴급돌봄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신순혜 원장은 “가족 양육 도움을 받기 힘든 맞벌이나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면서 이들 가정은 긴급 상황일 때 아이를 돌봐주는 데가 없어 어려움이 크다”며 “다니던 어린이집이 야간에도 맡아주면 아무래도 믿을 수 있어 최근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밤샘 돌봄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취지는 좋지만 영유아가 익숙지 않은 환경에서 잠을 자야 하고, 어린이집의 야간 안전 상황이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밤샘 돌봄을 운영하려면 야간 보육교사 등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천구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올해 시범 사업을 해보고, 수요를 파악해 밤샘 어린이집을 상시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안전이나 교사 지원 등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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