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넥슨 20년 게임사업 노하우 고객사에 판매… 데이터 축적되면 AI 고도화 가능”

이소연 기자 2023. 4. 1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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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배준영 본부장, 윤상철 실장
일반 게이머 아닌 게임업체 위한 솔루션 내놓아
20년간 선보인 200개 게임 데이터, AI가 분석
게임 운영부터 보안, 마케팅 등 전 분야 솔루션 제공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왼쪽)과 윤상철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이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넥슨 본사에서 인터뷰하고 있다./넥슨 제공

“이제 넥슨에겐 우리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만 고객이 아니다. 게임을 만들고 운영하는 전 세계 게임업체가 우리의 고객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 다양한 게임 개발·운영 노하우를 게임사에 판매하겠다.”

지난 11일 경기 성남시 판교 넥슨 본사에서 만난 배준영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본부장, 윤상철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은 이같이 말했다. 넥슨은 ‘카트라이더’나 ‘메이플스토리’ 등 인지도 높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이용자층을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게임업계 최초로 연 매출 3조원 시대를 열었다.

넥슨은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서비스 ‘게임스케일’로 기업 간 거래(B2B)로 사업영역을 확대한다.

“게임스케일은 개별 게임사가 게임 운영 및 개발과 관련해 궁금했던 모든 것들에 대해 넥슨이 AI로 데이터를 분석, 총정리한 일종의 가이드북 플랫폼이다. 넥슨이 ‘던전앤파이터’에서 비정상적인 속도로 움직이는 불법 어뷰징 이용자를 어떻게 바로 찾아내는지, 비슷한 실력의 이용자끼리는 어떻게 매칭하는지, 새롭게 추가된 던전은 어느 이용자군에게 효과를 보이는지 등 많은 게임사가 궁금해하는 내용이 담겼다.”

배 본부장은 2007년 넥슨에 입사한 이후 인텔리전스랩스 내 모든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넥슨에서 AI 연구를 총괄하는 조직으로, 연구한 내용을 실제 게임 서비스에 적용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개발자, 기획자 등 다양한 직군의 인력 600여명이 인텔리전스랩스에 소속돼 있다.

윤상철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실장이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GDC(게임 개발자 회의) 2023' 행사에서 게임스케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넥슨 제공

게임스케일은 결제·PC방 서비스·고객센터 시스템 등 ‘플랫폼 서비스’, 이용자 승률·공격성공률·점유율 등 특성을 분석하는 ‘데이터 솔루션’, 불법 프로그램이나 계정 도용 등을 모니터하는 ‘탐지·보안 패키지’, 이용자에게 적합한 게임 유저나 아이템, 광고 등을 추천하는 ‘매칭·마케팅 패키지’ 등도 제공한다.

회사는 이달 28일 게임스케일 베타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게임스케일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개발 지원 플랫폼 플래이팹에서도 실행된다. 아직 구체적인 수익 모델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B2B 소프트웨어 회사의 상품 판매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 본부장은 “과거 퍼블리싱 계약을 맺어야만 제공하던 서비스를 넥슨이 이용료를 내는 회사라면 누구에게나 제공하게 됐다”라며 “기존에는 모든 서비스를 ‘풀 패키지’ 형태로 써야만 계약이 됐지만, 지금은 내가 필요한 특정 솔루션만 취사선택해 이용 가능하다”라고 했다. 이어 “자사 게임 데이터양이 부족한 것은 물론이고 많은 인력과 자본을 투입해 직접 AI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없는 게임사가 솔루션의 타깃이다”라고 했다.

2016년 넥슨에 입사한 윤 실장은 인텔리전스랩스에서 게임스케일개발실 실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넥슨은 개별 회사에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인력까지 투입해 솔루션을 각 회사에 세팅하는 전 과정을 책임지겠다”라고 했다.

넥슨은 고객사의 데이터 보호를 게임스케일 서비스 성공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았다. 게임스케일은 각 고객사의 게임 데이터를 제공받아 이를 기반으로 각 사에 최적화된 솔루션과 리포트 등을 제공한다.

배 본부장은 “결국 게임스케일 서비스 운영을 위해선 신뢰 관계를 고객사와 잘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 될 것이다”라며 “처음부터 고객사가 모든 데이터를 줄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 특정 솔루션만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 솔루션에 필요한 데이터만을 요구할 것이다. 차근차근 다양한 레퍼런스가 생긴다면 더 많은 게임사가 넥슨을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게임스케일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넥슨의 AI는 자사와 고객사의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 고도화될 예정이다. 넥슨은 ‘게임에 특화된, 게임 회사를 위한 최초의 AI’를 만들어 자사는 물론 모든 게임업체와 기술의 혜택을 누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배 본부장은 “현존하는 다양한 AI 모델을 기반으로 넥슨은 게임에 특화해 파인튜닝(사후 조정)한, 실제 게임 서비스에 적용 가능한 AI를 만들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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