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29년 영업기밀' 게임스케일 경쟁사들에게 개방하는 이유
기사내용 요약
[인터뷰] 넥슨 인텔리전스랩스 배준영 본부장·윤상철 실장
600명 AI 조직이 만든 게임 통합 솔루션 28일 외부에 오픈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이제 넥슨을 떠나 유저들을 더 즐겁게 하는 것이 목표여야 합니다. 게임스케일을 모두에게 오픈하는 이유도 넥슨의 노하우가 더 많은 게임사들에게 전달해 유저들의 재미를 높이고 업계 전체가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함입니다"
넥슨이 29년 게임 라이브 서비스 노하우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결집한 게임 솔루션 ‘게임스케일’을 오는 28일 외부에 개방된다.
게임스케일은 게임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플랫폼 및 데이터 솔루션이다. 회원·결제·상점·쿠폰 등 플랫폼 서비스와 탐지·추천·보안·마케팅·데이터 및 UX 분석 등 정량·정성적 데이터에 기반한 게임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달 말 프리 오픈을 통해 타 게임사들도 게임스케일을 자사 게임 활용할 수 있게 돼 업계의 큰 기대를 받고 있다.
게임스케일을 개발한 곳은 넥슨의 AI 연구를 총괄하고 있는 조직 '인텔리전스랩스'다. 앞서 넥슨은 게임업계에도 더 높은 수준의 AI 기술이 요구되면서 지난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전 분석본부)를 설립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게임을 구성하는 콘텐츠 외에도 개인화 메시지, 광고 효율화, 다양한 추천 서비스를 비롯해 게임 플레이와 연계된 유저 경험 전반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보다 사실적인 AI 음성 생성과 같은 생성형 AI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 6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했으며 머신러닝, 데이터 분석 외에도 플랫폼 개발하는 조직이 포함됐다.
배준영 인텔린전스랩스 본부장은 2007년 넥슨에 입사해 퍼블리싱본부, 기획조정본부, 플랫폼본부, 라이브개발본부 등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인텔리전스랩스를 이끌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모처에서 인텔리전스랩스의 배준영 본부장과 윤상철 실장을 만나 ‘게임스케일’ 개발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유저들의 데이터 분석해 프로파일링…탐지·보안·마케팅 등 통합 솔루션
게임스케일이 주목 받는 이유는 방대한 데이터다. 유저가 넥슨 게임을 하면서 남기는 기록을 분석해 유저별 특성을 저장한 프로파일링 데이터를 포함한 웹, 클라이언트의 기록을 모두 다룬다. 데이터의 수집, 분석, 적용의 선순환을 통해 서비스 품질의 지속적인 우상향이 가능하다. 특히 넥슨에서 오랜 기간 서비스해온 여러 온라인 게임의 노하우를 신규 게임에도 적용하고 활용할 수 있다.
넥슨은 게임스케일을 게임 ‘비서’라고 표현했다. 윤 실장은 “예를 들어서 신규 RPG 게임인 A라는 게임이 오픈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비슷한 장르나 혹은 비슷한 콘셉트 취향의 게임 B를 통해서 타깃 유저의 선호 직업(게임 내 캐릭터)이라든지 게임 플레이 스타일, 캐릭터 커스텀 취향 등을 확보한 후에 그에 맞는 광고 이미지를 만든다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스케일의 탐지∙보안 패키지는 게임 내 각종 이상 현상, 작업장, 불법 프로그램 사용 등을 분류하며 어뷰징 유저도 차단할 수 있다. 실제 게임스케일은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시 후 3시간 만에 비정상적인 속도로 움직이는 캐릭터, 무적 캐릭터,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캐릭터 등의 어뷰징 유저를 발견해 신속하게 대응했다.
게임사들이 게임스케일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이용자 이탈률을 줄여준다는 점이다. 실제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는 이탈 위험이 있는 40%의 이용자가 게임스케일의 콘텐츠 추천 기술로 다시 게임에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스케일 수익모델은 이용료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배 본부장은 “기존 넥슨의 플랫폼 바운더리 안에서만 제공하는 솔루션의 한계가 있어 다양한 플랫폼에 제공한다”라며 “이에 풀패키지 버전을 이용하거나 특정 솔루션 하나만 쓰는 것도 가능해 수익모델(BM) 체계가 다양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넥슨 노하우 게임사들에게 공유해 게임업계 한 걸음 도약 목표"
유저들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개인 정보 이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윤 실장은 “우리가 활용하는 것은 유저의 동의 하에 얻은 게임 및 플랫폼 내 행동 기록을 분석한 것이고 그것을 가공한 것이기 때문에 개인 정보 그 자체를 분석하거나 활용하지는 않는다”라며“저희가 분석한 가공 데이터를 모델링의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개인정보 보호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배 본부장은 타 게임사들과 데이터 교류를 늘리기 위해 신뢰관계를 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령 ‘피파 온라인 4’ 개발사는 EA인데, 이미 매치메이킹이라는 부분은 매칭 룰을 실제 EA 게임 개발팀에서 만들어 놓은 게 있어 뚫기가 쉽지 않았다. 계속 데이터를 검증해서 보여주면서 결국에는 공식 매칭까지 들어가게 됐다. 작은 성과를 보여주고 그런 신뢰 관계를 얻어내고 레퍼런스가 생겨야한다”라고 말했다.
넥슨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해도 게임스케일 만큼의 규모의 인력과 투자가 이뤄진 곳이 없다며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배 본부장은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할 수 있는 게임사 포트폴리오가 없다"라며 “솔루션을 실제로 컨트롤하고, 필요하면 추가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인력까지 투입을 해주기 때문에 게임사들 입장에서는 아예 경험을 해보지 못할 부분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최근 오픈AI ‘챗GPT’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생성형 AI도 준비 중이다. 윤 실장은 “생성형 AI 연구의 시작점 중에 하나가 음성”이라며 “넥슨의 기술 연구는 그냥 단순한 R&D 목적만으로 하지 않고 실제 게임에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 중점을 두고 있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것들을 최우선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피파 온라인 4’에서 현재는 매번 동일한 중계가 나오고 있지만, 생성형 AI 도입을 통해 유저나 경기 상황에 맞춰서 캐스터의 내용이 달라지고 또 직접 플레이나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되는 해설까지 제공하는 것을 준비 중이다.
게임스케일은 넥슨이 향후 선보일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와 협업도 준비 중이다. 배 본부장은 “블록체인 기술은 온체인에 이미 데이터가 오픈돼 있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게임스케일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웹3에 대한 부분도 별도 트랙으로 R&D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인텔리전스랩스의 목표는 새로운 변화와 패러다임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다. 배 본부장은 "변화하는 환경을 빠르게 캐치해서 필요한 것들을 적용하고 분별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라며 "올해 목표는 새로운 변화와 패러다임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넥슨은 게임스케일 솔루션을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게임 개발 지원 플랫폼인 ‘플레이팹’과 협업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윤 실장은 “출시 일정과 수익 모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해진 것이 없다”라며 “양사가 대상 게임을 선정한 이후에 거기에 맞춰서 구체적인 일정과 추후 내용에 대해서 공개가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scho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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