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해서 실패할 수는 있다…하지만 시도도 못했다” 악몽의 3월 취재진 앞에서 처음으로 눈시울 붉힌 고우석[SS잠실in]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경기에 나가고 시도를 해서 실패는 할 수 있다고 늘 생각을 했다. 하지만 시도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늘 씩씩했다. 최악의 블론세이브를 범해도 다음날 밝은 모습으로 경기를 준비했다. 그야말로 타고난 멘탈을 지녔고 누구보다 마무리투수에 적합해보였다. 하지만 강철같은 심장을 지닌 그도 지난 3월의 고통은 큰 상처로 남았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25)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이 좌절된 순간을 돌아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고우석은 지난 18일 잠실 NC전에서 약 6주 만에 관심이 집중된 경기를 치렀다. 지난달 6일 WBC 대표팀과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평가전에서 어깨 통증으로 투구를 마친 후 다시 마운드에 섰다. 그리고 최고구속 156㎞를 찍으며 1이닝 3탈삼진 퍼펙트 피칭을 했다. 포심 패스트볼은 물론 슬라이더와 커브 등 자신의 주무기를 마음껏 활용했다.
고우석은 19일 경기에 앞서 “생각보다 구속이 정말 잘 나왔다. 2군에 계신 코치님들과 트레이닝 코치님들, 그리고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많이 배려해주시고 도와주셨다. 2군에서 도와주신 분들이 많아서 이렇게 잘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군이 얼마나 힘든지 이번에 다시 알았다. 퓨처스리그 원정을 갔을 때 스피드건도 제대로 장비되지 않고 열악한 모습이 많이 보였다. 2군 선수들을 보며 마음을 다잡았고 동기부여도 됐다”고 밝혔다.
시간을 3월초로 돌리자 아쉬운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고우석은 ‘3월 좌절을 이겨내는 과정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몸상태가 안좋았음에도 도쿄돔에서 캐치볼하는 모습이 사진으로 꾸준히 찍혔다’는 말에 “당시에는 어떻게든 던지려고 했다. 무조건 마운드에 서려고 무엇이든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안 되더라. 계속 팔이 좋지 않아서 끝내 출전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경기에 나가서 못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늘 시도해서 실패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했다. 실패해도 다음에 더 잘하면 되니까 실패할 때마다 목표의식을 크게 갖곤 했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시도도 못했다. 시도 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라고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고우석은 애써 대화를 이어가며 “그래서 늘 힘들게 훈련을 했다. 아프면 못 나가니까 준비도 철저히 했다. 항상 열리는 대회가 아니지 않나. 태극마크도 늘 단다고 확신할 수 없다. WBC가서 실패하면 인정하고 더 강해질 수 있는데 시도조차 해보지 못했다”고 당시 느꼈던 악몽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늘 그랬듯 쓰러지지 않았다. 고개 숙이고 좌절하기 보다 다음을 생각하고 다시 준비했다. 지난 18일 복귀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더 강해져서 돌아올 것을 다짐했다.
고우석은 빠르면 오는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는 국제무대에 대해 “지금까지 결과가 좋지 않다고 해서 태극마크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늘 영광스러운 자리이고 설레는 자리임은 변함이 없다”며 “계속 기량을 쌓아 올리면서 다시 기회가 오면 꼭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아까 말한 것처럼 힘든 시기에 2군에 가서 마음을 다시 잡게 됐다. 지금도 힘들게 운동하고 경기하는 선수가 많다는 것을 다시 느꼈다. 힘든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2군 선수들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안 할 수가 없었다”고 마음을 다잡은 계기를 설명했다.
아직 던질 공이 많이 남은 고우석이다. 항저우 AG은 물론 3년 후 WBC도 있다. KBO 또한 이정후, 고우석 등을 주축으로 대표팀 리뉴얼을 계획했다.
고우석은 “대표팀과 소속팀 모두에 충실하고 싶다. 소속팀인 LG에서 나에 대한 기대를 반영해 연봉을 주신다. 그리고 대표팀은 잘 해야만 하는 자리다. 앞으로 두 곳에서 모두 정말 잘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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