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잃을 게 없다" 웃으며 연인에 칼부림…1명 살해한 30대

/사진=대한민국 법원

'시끄럽다'는 이유로 일면식 없던 연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남성을 살해하고 여성을 다치게 한 30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안산지원은 19일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새벽 안산시 상록구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B씨(30대)를 흉기로 살해하고 B씨의 연인 C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B씨와 C씨가 자신의 집 주변에서 다투는 소리가 시끄럽다는 이유로 창문 밖을 향해 "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이를 들은 B씨는 큰소리로 "뭐!"라고 답했다. 이에 A씨는 집 안에 있던 흉기를 들고 주거지 밖으로 나와 B씨가 있는 노상 쪽으로 뛰어갔다.

이후 A씨는 두 사람을 불러 세운 뒤 B씨에게 "네가 나한테 소리를 질렀냐?"라고 물었고, B씨는 "그래 내가 했다"고 대답했다.

격분한 A씨는 B씨에게 달려들어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한 뒤 손에 들고 있던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A씨는 이를 말리는 C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손목 부위에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B씨는 사건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A씨는 범행 과정에 "나는 잃을 것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하며 웃기까지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양극성 정동장애와 불면증 등을 앓아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나, 국립법무병원 정신감정 결과와 피고인 진술 태도, 내용 등을 보면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심신미약은 아니지만 당시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다른 전과가 없는 점, 범행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